『캐리비안의 해적2』의 데이비존스 캐릭터의 3D 모델링을 제작한 ILM의 한국인 아티스트 홍정승씨의 세미나가 11월14일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

서울애니메이션 센터가 주최하고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청강문화산업대학교, 한성대학교가 주관, 씨지랜드가 후원한 이번행사에서는 디즈니의 블록버스터 영화로서 올해 대흥행을 거둔 액션판타지『캐리비안의 해적2』에서 괴물악당 '데이비존스'의 제작과정을 관련영상과 함께 보여주었다.

홍정승씨는 자신이 담당한 캐릭터를 zbrush와 ILM만의 파이프라인 제작툴인 Zeno를 이용한 사실적인 CG캐릭터의 제작과정을 설명하면서 다음과 같이 그 의의를 밝혔다.

"영화 『반지의 제왕』시리즈에서 소개된 '골룸'은 관객이 CG캐릭터의 실재성을 받아들이는 한계지점의 이정표처럼 인식되는 예가 되곤 했습니다. 공룡이나 괴물이 아닌 실제 인간과 같은 개성과 감성의 복잡성을 띄어야 하는 캐릭터의 경우에 이제 관객이 느끼는 CG와 실사에서의 차이는 여러 여건상 묵인되어야 하는 각견이라는 견해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캐리비안의 해적2』에서 '데이비존스'는 실제로 어디까지가 실사고 어디서부터가 CG인지를 CG선두업계 종사자들도 구별할 수 없는 장면들을 만들어 버린 캐릭터로서 결국 인간의 눈을 속이는 한계의 가능성을 다시 한 단계 올려 놓는 계기로 인정 받고 있습니다. 특히 '데이비존스'의 눈과 입은 그 생명력이 너무나 뚜렸해 모든 것이 CG임이 알려진 후에도 계속해서 많은 업계인들로부터 믿을 수 없다는 반향을 사곤 했습니다.

데이비존스를 살아 숨쉬는 캐릭터로 만들어내는 데에는 한두 개인의 노력으로는 접어낼 수 없는 ILM의 총체적인 노력과 연구가 들어갔습니다. ILM은 디즈니가 원하는 비주얼을 소화해  내기 위해 R&D팀의 성과에 회사의 미래를 걸여야 했습니다만, 작업 중반까지도 불안정하기 짝이 없었던 시스템 환경 속에서 아티스트들은 쇄신과 재도전을 거듭해야했습니다. 이번 발표를 통해서 제가 만든 '데이비존스'를 중심으로 ILM의 모델러가 한 프로젝트 안에서 얼마나 넓은 범위에 걸쳐 어떤 역할들을 수행해 나가는지 소개해 드리고 한발 더 나아가 한국인 아티스트로서 이 자리에 오기까지를 간단하게 소개해드리고 싶습니다.

제 의견이나 제가 선택했던 길들은 모두에게 정답이 될 수 없고 저 또한 단지 한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으로 전체적인 소견을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만 가능한 여러 궁금증들을 풀어드리는 시간이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 날 행사는 1부에 『캐리비안의 해적2』에서 캐릭터 제작과정을, 2부에서 순수회화를 전공한 한국인 아티스트인 홍정승씨가 미국 최고의 VFX스튜디오인 ILM에 몸담게 되기까지의 과정과 자신의 개인 포트폴리오 소개를 가졌으며, 3부에서는 자리를 가득메운 참관자들의 열띤 질문을 받아 답변해주시는 시간으로 이날의 행사를 모두 마쳤다.

세미나를 마치고 나서 홍정승씨는 다음과 같이  VFX아티스트의 조건에 대하여 말해주었다.

"VFX의 세계는 일반 3D애니메이션과는 모든 면에서 조금씩 다른 성격을 지닌 필드입니다. 많은 작업에서 과장보다 사실성이 더 중요시 되며 단순화되고 깨끗한 것 보다는 실재적이고 유기체적인 것이 더욱 중요시됩니다. 많은 애니메이터들이 Camera Cheating(카메라 앵글에서 볼 때만 실제적이 되도록 만든 애니메이션)을 쓰곤 합니다만 이런 방식은 사실성이 뚜렷한 VFX에서는 잘 통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카메라에서 본 모습이 정확해 보인다느 해도 마지막 라이팅까지 들어가서 렌더링이 되면 그 거리감이나 입체감이 맞아떨어지지 않아 결국 어딘가 이상해 보이는 결과가 종종 생기는 것인데요, 결국 VFX는 실제성과 시실성에 그 중요한 바탕이 있어야 하는 작업입니다.

이러한 특성은 모델러의 역할과 역량에 더 많은 것을 기대하게 할 수밖에 없습니다. 해부학과 인체역학을 뚜렷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 모델러는 Form의 입체성과 사실성을 가장 정확히 볼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모델러는 또한 기본적인 미술적 안목이 완벽하게 자신이 숨결처럼 따라다녀야 합니다. 또한 전체적인 Form과 Balance에서 디테일의 흐름과 분포가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우러나도록 꾸준히 연마해야 합니다."

ILM은 1975년  스타워즈의 감독 조지루카스가 영화『스타워즈 』의 제작을 위해 설립한 영화 특수효과 회사로 『스타워즈 』를 비롯해 『인디애나존스』『터미네이터』,『쥬라기 공원』,『해리포터』등의 제작에 참여하면서 아카데미상, 영국 아카데미상을 수상하는 등 영화 VFX의 역사와 함께해온 할리우드의 전통깊은 스튜디오로 ILM출신의 고급인력들이 디지털도메인, 웨타등의 핵심인원이 되어 활동하고 있다.

ILM Senior Artist 홍정승

'데이비존스'의 제작과정 소개

빈틈없이 가득메워진 세미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