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전유물이었던 ‘해외 로케이션’ 바람이 게임 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게임 업체들이 '해외 로케이션 개발' 방식을 선호하는 것은 현지인의 입맛에 맞는 게임을 쉽게 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출용 게임은 대부분 해외 로케이션 방식을 통해 제작되고 있다.

현재 해외 로케이션 게임 개발을 진행 중인 업체는 판타그램, 위즈게인트, 소프트맥스, 엔씨소프트 등 중견 게임 개발사. 이들은 해외 현지 법인을 설립한 뒤 현지 개발인력을 채용해 '수출용' 게임을 개발 중이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판타그램(대표 이상윤)은 2000년 1월 미국 현지 법인 판타그램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판타그램엔터테인먼트는 총 13명의 직원 중 12명의 개발진 전원이 현지인들이다. 이 회사는 내년 겨울 출시를 목표로 현재 액션 롤플레잉 게임 '스트라이던트'를 개발 중이다.

판타그램의 지주회사인 판타그램인터랙티브는 최근 스페인 개발사인 트릴로바이트(Trilobite)의 지분 40%를 획득, 경영권을 인수했다. 판타그램은 이 회사에서 개발중인 게임 '듀얼리티'를 비롯해 앞으로 개발하는 모든 게임의 전세계 유통권을 확보하게 됐다.

이상윤 판타그램 사장은 "판타그램엔터테인먼트와 트릴로바이트의 개발진들은 모두 국제적인 감각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전세계 수출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위즈게이트(대표 손승철)는 지난해 6월 설립한 중국 현지법인 위즈게이트차이나를 통해 차기 무협 온라인 게임 '천지황' 그래픽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손승철 위즈게이트 사장은 "지금까지 국내 무협 온라인 게임이 중국에 수출됐지만 중국인이 보기에 어색한 설정이 많아 걸림돌이 됐다"며 "중국인들의 정서를 반영하기 위해 현지에서 40여명의 직원을 뽑아 그래픽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프트맥스(대표 정영희)는 지난해 5월 일본 현지 개발사인 버튼업을 흡수하면서 자본금 3억원으로 소프트맥스재팬을 설립했다. 소프트맥스재팬은 총 직원 20명 중 15명은 현지 개발 인력이다.

소프트맥스재팬은 '골프합시다2'와 '서풍의광시곡' 등의 게임을 드림캐스트용으로 개발해 일본에서 출시했다. 이 회사는 올 겨울 퍼즐게임 '마지코네'를 발매할 계획이다.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올해 5월 세계 3대 게임 거장이라 불리는 리처드 게리엇을 영입하면서 미국 현지 법인 엔씨인터랙티브를 설립했다. 현재 엔씨인터랙티브는 리처드게리엇이 이끄는 개발팀을 포함해 총 35명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이 중 30명이 현지 인력이다.

엔씨인터랙티브는 현재 리처드게리엇과 함께 차세대 온라인 게임 '타뷸라라사'를 개발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2003년 예정인 이 게임을 '리니지'에 이은 차세대 게임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엔씨인터랙티브는 '리니지'가 성공적으로 미국 시장에 상륙할 수 있도록 현지 실정에 맞는 전환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국내 중견 게임 개발 업체들이 해외로 진출을 꾀하면서 현지 법인을 통한 로케이션 개발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상윤 판타그램 사장은 "국내 몇몇 게임 업체들이 규모가 커지면서 퍼블리셔로 발전하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팔리는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현지 인력을 통한 개발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