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진영의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블루레이와 HD-DVD의 두 차세대 DVD 포맷을 동시에 지원하는 듀얼 플레이어를 공개해 차세대 DVD의 표준경쟁에서 변수로 등장했다.

LG전자는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CES 개막에 앞서 500여명의 세계 언론인을 초청한 미디어 컨퍼런스 행사에서 세계 첫 듀얼 플레이어를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공개한 듀얼 플레이어의 공식 명칭은 슈퍼멀티 블루 플레이어(Super Multi Blue Player, SMB 플레이어)로, 1월 초부터 양산을 시작했다.

LG전자는 이 제품을 1ㆍ4분기 중 미국 유통체인인 베스트바이와 서킷시티에서 판매할 계획이며 가격은 1199달러로 책정했다. 또 LG전자는 PC용 듀얼 드라이브도 공개했으며, 이 제품의 가격 역시 1199달러다. LG전자는 미국에 이어 2ㆍ4분기 중 유럽에 출시할 예정이다.

SMB 플레이어는 자바 기술이 탑재돼 블루레이 디스크 재생시 양방향 기능을 지원하고 풀HD의 해상도를 구현해 낸다. LG전자는 SMB 플레이어를 먼저 선보일 수 있었던 것은 광 픽업을 효율적으로 제어하는 시스템 기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이희국 사장은 "SMB 플레이어가 차세대 DVD의 걸림돌인 표준 문제를 해결해 시장 성장을 촉발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LG전자의 듀얼 플레이어는 블루레이(삼성, LG, 소니, 마쓰시타, 필립스)와 HD-DVD(도비사, NEC, 인텔, MS)로 나뉜 차세대 DVD 진영간 표준경쟁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블루레이와 HD-DVD 플레이어에서 모두 사용가능한 `토털 HD 디스크'를 개발한 워너홈비디오의 론 샌더스 사장은 "SMB를 계기로 헐리우드 영화사들이 차세대 DVD 타이틀 발매가 늘어나 차세대 영상 시장 확대는 가속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에 선보인 SMB 플레이어와 드라이브의 가격이 1199달러로, 이미 출시돼 있는 블루레이 플레이어인 삼성(799달러), 필립스(999달러), 소니(999달러)에 비해서는 200∼400달러가 비싸다는 점이 최대 단점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등이 가격을 낮춘 제품을 준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듀얼 플레이어가 업계의 새로운 표준이 될지, 아니면 새로운 시도에 그칠 지는 더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LG전자의 듀얼 플레이어로 출시로 고가라는 지적을 받아온 블루레이나 HD-DVD 플레이어의 가격 조정도 불가피해 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