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코리아 소식지에 소개된 블리자드의 시네마틱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닉 카펜터와 최근 월드와이드 인비테이셔널에서 공개된 스타크래프트 II 의 예고 동영상의 뒷얘기를 소개합니다. 또한, 원작에서부터 싱글플레이어 스토리라인을 계속 이어오는 데에 있어 어떠한 도전이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출처: 블리자드 코리아




소식지 : 처음 출시되었을 때 스타크래프트를 돋보이게 만들어 준 요소 중 하나는 오리지널 게임과 확장팩 브루드 워의 진행 과정 속에서 아름답게 만들어진 동영상과 이야기 전개를 돕는 게임 내 동영상을 통해 다양한 사건들이 어마어마한 규모로 펼쳐진다는 점이었습니다.
예고 동영상을 만드는 데 있어 여러 가지 시나리오 중에서 마린(Marine) 유닛의 기원에 초점을 맞추기로 결정한 이유가 있으신지요?
닉 카펜터 : 마린의 생성과 관련된 내용을 영상으로 옮기는 것은 오리지널 스타크래프트 영상을 제작할 때부터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마린을 만들기 위해 클릭을 하는 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방어구에 있는 조각들이 모두 서로 얽히고설킨 것을 볼 때 마린이라는 유닛이 가지고 있는 힘과 강인함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견지에서 감상하시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마린은 가장 기초적인 유닛이며 사소한 병사일 뿐입니다. 단순히 마린 하나 만들어 내는 일이 이렇게 멋지다면 골리앗이나 시즈 탱크가 조립될 때는 어떨지 상상해 보십시오.

이 장면을 고른 이유는 스타크래프트의 우주 세계로 멋지게 되돌아가는 방법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시작할 때 아주 사소했던 것이 끝에 가서는 정말 커다란 존재가 되는 것과 같이 말이죠. 실제로 마린이 만들어지는 장면을 보여주는 일은 스타크래프트의 우주 세계에서 일반적으로 아주 평범한 이야기도 그 안에 진짜 대 서사적인 느낌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멋진 기회가 되었습니다.

소식지 : 영상팀이나 스타크래프트 II 디자인 팀이 이 영상을 만들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함께 작업을 했는지에 대해서도 좀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아이디어를 내는 데 있어 각 팀은 어떤 역할을 했으며, 그러한 아이디어들을 어떻게 실제 영상으로 옮겼나요?
닉 카펜터 : 스타크래프트 II 작업에 참여한 모든 팀은 서로 엄청난 양의 공동 작업을 했습니다. 영상팀과 스타크래프트 디자인팀, 그리고 크리에이티브 팀의 사람들이 모여 앉아 수도 없이 토의를 하고 줄거리나 캐릭터, 아니면 다음에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들을 계속 나누었습니다. 예를 들어, 예고 동영상에 대한 개념을 생각해 내고 그 안에 들어갈 마린에 대해 구체적인 사항을 더해 나갈 때 그 마린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스타크래프트 II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타이커스 핀들레이라는 캐릭터가 되었습니다. 진행되는 이야기 속에서 타이커스에게 특정한 역할을 맡게 하고 점점 구체화하는 창작 과정을 통해 저희는 타이커스라는 인물을 동영상 안에서 더 깊이 있게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영상팀이 게임 디자인 팀과 직접 작업하는 가장 큰 장점이라면 그 영상이 저희가 만들고 있는 게임의 내용과 일관성을 유지한다는 것인데, 외주 제작을 맡겼을 때는 이러한 일관성을 항상 기대할 수 없습니다. 저희는 창작 과정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게임과 영상 간에는 항상 강한 일관성과 연속성이 존재하게 됩니다.

소식지:스타크래프트와 브루드 워가 출시된 지 거의 10년이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영상팀이 터득한 것은 무엇이며 그러한 성장은 스타크래프트 II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전할 때 어떻게 반영되었는지요?
닉 카펜터 : 스타크래프트 출시 이후로 기술과 제작, 양쪽 모두에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우리가 지금 아주 쉽게 생각하는 일들이 그때는 어마어마한 장애물이었습니다. 만약 지금 말을 하는 캐릭터를 하나 만들려 한다면, 대수로운 일도 아닙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멋지게 보이는 안면 동작은 정말 구현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예술적인 부분에서의 이러한 발전은 우리의 이야기를 훨씬 더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지만, 근사하게 보이는 3차원 그래픽은 지금은 이미 플레이어들이 게임에서 기본적으로 기대하는 사항이 되었습니다. 눈에 띄려면 그냥 얘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얘기를 잘해야 합니다.

만드는 모든 게임마다, 저희는 동영상을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려고 노력합니다. 디아블로 II의 동영상은 워크래프트 II에서 엄청나게 발전한 것이었으며, 워크래프트 III는 그것보다 한 차원 더 높은 수준이 되었습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나 불타는 성전의 동영상은 그 한계를 더욱 끌어 올렸기 때문에 스타크래프트 II에 대한 기대는 매우 높습니다. 가장 최신의 비디오 렌더링 기술을 적극 활용하여 저희가 만드는 동영상의 수준을 향상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가장 중요한 궁극적 목표는 모든 기술을 사용하여 훌륭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대서사적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소식지 : 스타크래프트와 브루드 워에서는 미리 렌더링한 고화질 동영상 이외에도 게임 엔진에 기반을 둔 게임 안의 컷씬(cut-scene: 게임 내 동영상)을 통해 이야기가 전개되었지요. 스타크래프트 II에서는 컷씬과 고화질 동영상을 어떻게 조화시킬 계획이신가요? 또한, 두 방법의 장단점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닉 카펜터 : 오리지널 스타크래프트처럼 스타크래프트 II에도 컷씬이 포함될 것입니다. 제가 가장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점은 이제 이 장면들이 전보다 훨씬 복잡하리라는 것입니다. 저희의 그래픽 엔진 자체도 이제는 노멀 매핑(Normal mapping)과 같은 다양한 효과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컷씬을 거의 고화질 동영상 수준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카메라의 움직임이나 유닛 애니메이션, 그리고 라이팅(lighting)을 보다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으므로 저희의 한계는 단지 엔진의 한계에 달렸습니다.

이야기는 게임 안의 컷씬을 통해 펼쳐질 것이지만,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장면들은 역시 고화질 동영상을 통해 선보이게 될 것입니다. 미리 렌더링한 고화질 동영상은 무엇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에 있어서 저희에게 거의 무한한 자유를 허락합니다. 컷씬을 만들 때는 아직 고화질 동영상에서 누리는 자유도를 누릴 수 없습니다. 반면에 고화질 동영상을 구성하는 아트웍들을 만드는 작업은 시간이 많이 들고 어려우며, 고화질 동영상을 렌더링하는 작업 역시 시간이 많이 듭니다.

다시 말해 저희는 원하는 거의 모든 것들을 미리 렌더링한 고화질 동영상을 통해 보여줄 수 있지만 거기엔 많은 시간이 듭니다. 스타크래프트 II에 나오는 새로운 동영상을 만드는 작업은 저희 기술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동시에 어떻게 계속 성장하고 그 한계를 넘어설 것인가를 연구하게 해 주었습니다.

소식지 : 예고편 동영상을 만들 때 어떤 기술들을 이용하셨나요?
닉 카펜터 :저희는 지금까지는 동영상을 만들 때 일반적인 소프트웨어를 사용했지만, 앞서 이야기했듯이 이제 그런 식으로는 불가능한 작업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예고편 동영상에 사용된 3D 모델은 저희가 다뤄 본 중 가장 복잡하고 세밀한 모델이었습니다. 마린을 구현하는 데 사용된 폴리곤의 개수만 해도 500만 개는 충분히 넘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예고편 동영상을 렌더링하려고 하자 렌더러가 멈추고 말았습니다. 그 프로그램이 처리하기에는 너무 무거운 짐이었던 것이지요. 결국 저희는 동영상을 렌더링하기 위해 다른 방법을 찾아야만 했습니다. 이 경험은 현재의 저희 소프트웨어가 모든 렌더링 작업을 소화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게 했습니다.

이제 저희는 다른 해법을 찾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Pixar(픽사)에 의해 개발된 RenderMan(렌더맨)을 사용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하는 것은 컴퓨터 게임 회사에서는 드문 일이며 내부적으로 큰 발전을 의미하지만, 저희에게 이 선택은 그저 당연한 논리적 수순이었습니다. 동영상팀에는 매우 재능있는 분들이 많으며 스타크래프트 II의 동영상들이 플레이어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자신의 실력과 직업의식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소식지 : 게임 안의 컷씬(cut-scene) 동영상을 만들 때 사용하는 도구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해주시겠어요?
닉 카펜터 :저희의 계획은 저희가 게임 안의 컷신을 만들 때 사용하는 모든 도구를 스타크래프트 II 플레이어들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게임과 함께 레벨 편집 도구를 배포하는 것은 블리자드의 전통이었고, 이는 워크래프트 III나 오리지널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게임의 성공과 장수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도 플레이어가 만든 정말 멋진 머시니마 동영상이 많이 있습니다. 플레이어들은 저희의 레벨 편집기 같은 소프트웨어에 대해 많은 관심이 있고 저희는 많은 분들이 그 도구로 만들어 낼 결과물들이 정말로 기대됩니다.

소식지 : 시간을 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해 주신다면?
닉 카펜터 : 스타크래프트 II 개발 작업은 정말로 즐거웠다는 말과, 플레이어들이 이 게임을 즐기기를 바란다는 말을 더하고 싶습니다. 또한, 힘든 작업과 멋진 결과물에 대해 저희 팀원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저희 팀원들은 멋진 사람들이고 그들의 헌신과 열정에 고마움을 느낍니다.

출처: 블리자드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