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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칼럼]『시간을 달리는 소녀』 호소다 마모루 감독 관객과의 만남   2007-06-09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감독 호소다 마모루가 지난 5월26일 서울 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를 통해 국내 관객과 만남을 가졌다.
조영만기자 xmanok11@cgla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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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4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애니메이션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감독 호소다 마모루가 지난 5월26일 서울 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를 통해 국내 관객과 만남을 가졌다. SICAF 2회 상영 모두 매진 행렬을 이어갔던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영화에 대한 호평만큼 호소다 마모루 감독에 대한 관객들의 열기 또한 뜨거웠다. 특히 5월26일 상영과 함께 이루어진 관객과의 대화에는 200명이 넘는 관객들이 한 명도 자리를 뜨지 않고 대화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날 국내 팬들과 함께한 관객들과의 대화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정리해본다.


씨지랜드 기자




관객: 모든 감독이 그렇듯 자기 작품 할 때 가장 많이 신경 쓴 부분이 있을 텐데, 감독님이 가장 신경 쓴 것이 어떤 부분인지 궁금합니다.
더욱 더 많은 관객들이 봐주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며, 흔히는 그렇지 않은 영화들도 있지만 나는 무엇보다 대중성에 주의를 기울입니다. 대중성이라면 어떤 사람이 봐도 많은 사람들이 젊은 사람이나 나이든 사람, 즉 다양한 관객들, 이들이 봐도 모든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듭니다.

관객: 이 영화가 지금 한국에서는 해적판이 돌고 있습니다. 개봉을 앞두고 사람들이 영화관이 아닌 사람들이 소장하면서 이 영화를 보고 있는데, 그렇다면 관객들과 소통을 하는 부분에 있어서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금은 그런 시대인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도 미국 보스턴에 있는 MIT에 간 적이 있는데 거기도 영화가 공개전인데 다들 영화를 보고 있더라고요. 한국에 UCC가 있는데 미국에는 유튜브를 통해 다 보고 있습니다. 지금은 그런 시대인 것 같습니다. 어려운 문제입니다만 좋은 음향, 화질, 관객의 기대를 높이는 환경에서 영화를 만나는게 좋지 않은가 생각하는데 많이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싼 값에 보고, 빠르게 보는 것도 좋지만 영화를 만나는 것은 일생에 있어서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에 좋은 환경에서 보는 게 좋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영화가 TV와 왜 다른지 생각해본 적 있으신가요? PC모니터로 보는 것이랑 스크린으로 보는 것이 많이 다르지 않는가요? 영화관에서 보는 것이 영화를 보는 체험으로서, 또 영화 주인공과 같이 시간을 보낸다는 점에서 중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관객: SF원작 소설이 코믹스 만화에는 마코토가 아니라 이모가 주인공입니다. 소설판의 20년 후의 이야기 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마코토가 영화에서 가지는 의미가 궁금합니다.
원작은 40년 전의 소설, 가즈코가 어른스럽고 똑똑하고 수수한 이미지라면 마코토는 미소녀라 하기도 애매하고 똑똑하다고 하기도 애매한 소녀입니다. 원작과의 큰 차이는 자기의지로 타임리프를 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40년 전 원작도 그렇고 4년 전 만들어졌던 영화도 타임리프를 자기 의지로 하지 못했습니다. 그 당시의 여성의 사회적 위치라는 분위기가 있었고 지금은 현대 관객과 교감할 수 있는 것을 추가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머리가 좋은 쪽보다 바보 같은 쪽에 더 매력을 느낍니다. 역시 어떤 인물에 매력을 느낀다면 약점이 있는 인간 쪽이 완벽한 사람보다 더 매력적입니다.







관객: 한국 팬에게 알려진 애니메이션 감독들이 있습니다. 파프리카의 콘 사토시 감독은 몽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얘기를 보여주고, 초속5센치의 신카이마코토 감독은 비쥬얼로 어필합니다. 감독님은 관객들에게 어필하는 것이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두 감독 모두 훌륭한 감독들입니다. 그런 것을 처음부터 의식하고 만드는 것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그렇게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라고 생각합니다.

관객: 디지몬부터 팬이었습니다. TV판은 아동용, 청소년 용인데 극장판은 감독님만의 스타일로 승화시키는 것이 매력이라 생각합니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소재로 많은 관객과 만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치아키와 마코토의 마지막 키스 얘기는 무거운 얘기 인 것 같은데, 대학생 강의실 같습니다. 여러분 괜찮으신 겁니까? 어린이용 애니메이션 작업에 14년간 일했고 『시간을 달리는 소녀』 스타일을 만드는데 입장은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어린이를 위해 작품을 만든다는 것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지만 어른들에게도 전달이 됩니다. 하지만 어른을 대상으로 하는 작품은 어린이게 전달이 되지 않습니다.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관객: 왜 손으로 그린 그림을 사용하는지 궁금합니다. 다른 애니메이션을 보면 그림자로 많은 표현을 하기도 하는데 왜 그림자를 사용하지 않았는지 궁금합니다.
내 작품의 특징과 관련된 중요한 얘기인 것 같습니다. 그림자를 쓴 적이 없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때도 한국은 3D가 발달되어 있는데 일본은 왜 손 그림 애니메이션을 지키는가 하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표현의 가능성입니다. 3D가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을 손 그림은 표현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에 대해 설명하면 손 그림은 캐릭터를 심플하게 표현합니다. 기분이나 느낌, 감정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또 손 그림은 관객의 기대치를 낮출 수 있습니다. 손으로 그렸기 때문에 용서가 된다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번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경우는 지브리의 미술 감독 야마모토 니조 감독이 직접 배경을 모두 손, 물감으로 그렸습니다. 손으로 그리는 것은 사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포토샵 냄새가 나는 것이 아니라 손으로 그리는 것이 더 사치스럽고, 정성이 더 많이 들어갔다고 생각하지 않으신가요?

관객: 좋은 작품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타임리프를 다 썼는데 마지막에 하나가 더 생깁니다. 어떻게 생긴 것입니까? 이제껏 작품들이 모두 원작이 있는 작품들인데 차기작을 준비 중이라면 원작이 없는 오리지널로 만들고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영화를 보면 감정을 이입하게 됩니다. 영화를 만들며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타임리프의 횟수를 주인공은 잊을 수 있지만 관객들은 다 기억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부분을 많이 생각했습니다. 복잡합니다. 여자주인공이 계속 타임리프를 하면서 되돌아가는 것으로 보이지만 영화 속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그 다음이 있을 수 있습니다. 고스케가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사고가 나는 장면도 그 뒤 장례식 장면이 있을 수 있지만 보여주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중요시 한 것은 두가지 입니다. SF식의 설정과, 마코토의 감정의 흐름입니다. 마코토의 감정의 흐름을 더 중요시했습니다. 지금까지 타임슬립과 관련된 영화를 많이 봤겠지만, 보면서 저건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드는 장면이 있는데 그런 것이 타임슬립과 관련된 영화에는 기본적으로 깔려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차기작에 대한 준비는 아직 하고 있지 않기에 그 부분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기가 힘듭니다.



관객: 치아키가 마코토에게 미래에서 기다리겠다고 이야기합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멀지 않은 미래에 만나는 것인가요? 아니면 마코토가 타임리프를 해서 만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치아키와 마코토의 키스신은 기획에서 있었는데 뺀 것인지 궁금합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관객 각자가 영화를 보고 그런 것들을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관객들은 영화에서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은데 나는 오히려 관객들이 그런 생각을 하면서 화제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는 특히 여성 관객이 더 많이 봐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여성의 삶이 더 영화적이기 때문입니다. 남자와 여자가 헤어져도 여자는 그 자체로 영화적입니다. 여성의 인생에 더 관심을 갖고 다루었습니다. 그리고 치아키와 마코토의 키스장면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제외된 장면 이였습니다.

관객: 현지 개봉은 2006년입니다. 원작도 20년 전입니다. 이 작품은 20년 전 시간과도 관계가 됩니다. 지금 감독님의 나이로 봤을 때 20년 전이면 10대입니다. 그때의 일본 청소년이 꿈꿨던 시대와 미래 지금 청소년이 꿈꾸는 20년 후의 미래가 궁금합니다.
20년 전 영화처럼 멋졌나 하는 질문이라면 나의 10대는 암흑 그 자체였습니다. 고교시절은 생각하고 싶지 않은 마음으로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20년 전 공기와 분위기라면, 80년대 시절에는 SF가 유행했습니다. 또한 20세기가 가진 냉전체제라든가 하는 문제들이 갑자기 해결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는 1년 동안 일하지 않고도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2000년으로부터 거의 7년이 지났고 지금도 여전히 청소년들은 그런 문제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20년 전과 달리 미래에 대한 이미지가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영화를 왜 21세기에 만들어야 할까 하는 것은, 미래의 이미지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환경보다 기분, 감정 같은 것에 더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관객: 감독님을 본받아 애니메이터를 공부 중입니다. 어떤 계기로 애니메이터가 되기로 결심했는지요.
아직도 신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나를 보고 애니메이터의 길을 걷는다니 쇼킹하고 영광입니다. 나는 영화와 관계없는 것을 전공했습니다. 처음 한일은 연출 말단이었는데 그래도 지금은 현장 일을 아는 것이 영화 연출에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감독은 훌륭한 그림을 만드는 것보다 스탭들의 기분과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안타까운 것은 연출 말단들이 그 순간만 참고 견디면 더 좋은 기회가 오는데 그것을 참지 못하고 힘든 순간에 그만두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마지막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6월 14일 개봉됩니다. 한국에서 개봉하게 되어 기쁘고 부산국제영화제가 지나고 한국개봉이 허가되어 기쁩니다. 직장, 가정, 친구, 인터넷으로 본 사람들에게 정말 좋은 영화를 보았다고 말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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