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워어워드 『여름』상 애니메이션 부문 대상 수상자 정상영 작가를 소개한다. 제작기를 보며, 다시 한 번 CGLand에서 화제가 되었던 <Space>를 감상해 보고, 인터뷰를 통해 신인작가로써 주목받고 있는 정작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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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 제작기

『이야기』

아트웍보다는 이야기의 구조 쪽에 더 중점을 두었고, 단편의 특성상 지루한 부분이 생기지 않도록 계속해서 이야기를 단순화하려 노력했습니다. 이유만 확실하다면 별들의 충돌 이후 작은 아이들이 위에서 후두두둑 떨어져도 상관 없다는 교수님의 지적을 받고 이야기의 과정을 모두 논리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히려 그런 비논리적이고 단절된 느낌들이 웃음으로 다가올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충돌직후의 장면은 작업이 끝난 후에도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 되었습니다.

충돌


관객은 작은 아이들이 무사하다는 것을 알지만, 큰 아이는 아직도 걱정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싸우다가 리듬을 깨닫는 부분과 <왕벌의 비행> 음악에 맞춰서 춤을 추는 장면의 연결이 처음에는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최헌화 감독님이 이야기의 호흡에 관한 부분을 짚어 주셨습니다. 수정해야 될 부분이 아직 남아 있지만 많이 매끄러워진 부분입니다. 분위기를 서서히 올리려는 의도도 있고, <왕벌의 비행>부분의 첫 시작과의 잘 연결되도록 하기 위해 카메라를 조금 빨리 움직였습니다.

뭔가를 깨달았습니다. 나중에 추가된 부분입니다.


음악에 맞춰서 별을 움직이기 시작한 모습입니다.

『SOUND』

사운드 작업에 시간을 많이 들였습니다. 캐스터네츠 소리와 북소리를 잘라내서 음악에 맞춰서 하나씩 배열했습니다. 결과물에 확신을 할 수 없어서 내심 불안했습니다. 탭댄스 공연이나 비트박스, 드럼 강좌를 보면서 박자 공부를 하려고 했지만 짧은 시간 안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러한 공부가 작업에 직접적인 역할을 하지는 않았지만 <Space>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잡는데 꼭 필요한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듣는데 거슬림이 없을 정도로 프리미어에서 사운드 작업을 한 뒤 그 사운드를 마야로 불러와서 작업을 했습니다. 소리가 너무 촘촘해서 애니메이션이 곤란하게 되면 다시 프리미어로 불러들여서 불필요한 사운드를 들어내는 작업을 했습니다. 무척 떨리는 작업이었지만, 완성이 된 후 가장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작업이었습니다.

프리미어 작업 창 <왕벌의 비행> 부분입니다.

『페이셜』

페이셜 작업을 위해 좌우 대칭인 것을 제외하면 9개 정도의 몰핑 타겟을 만들었습니다. 나름 신경을 쓴 부분인데 큰 스크린으로 볼 때는 표정이 잘 나타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지금 보니 표정들이 비슷비슷해 보입니다. 좀 더 과장된 움직임들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몰핑타겟들

『도움』

입김과 배경이 되는 별은 후배 황지운이 작업했습니다. 타이틀 일러스트는 후배 김미애가 작업했습니다. 마야가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그때마다 선배 우동섭과 김인규가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입김과 배경의 별


타이틀

『후기』

작업을 완성시키고 나서 가장 당혹스러웠던 것은 귀에 거슬리는 날카롭고 얇은 사운드와 너무 급하게 진행하는 빠른 영상 편집이었습니다. <Space>의 소리가 모두 스크린 쪽에 바짝 붙어 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사운드를 가공하고 깊이를 주는 것에 대해서 좀 더 공부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성격이 급해서인지 시간을 두고 보여주어야 할 장면을 자꾸 빨리 넘어가 버리는 버릇이 있습니다. 그러한 빠른 편집에도 불구하고 후반부가 지루한 까닭은 그 장면들 이전에 좀 더 시간을 두고 보여 주어야 하는 장면들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빠른 진행과 느린 진행이 함께 있어야 서로가 더 돋보이게 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정상영 작가 인터뷰』

CGLand : 안녕하세요, 씨지랜드 입니다. 플라워 어워드에 수상하신 것을 축하드려요. 씨지랜드 회원분들께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정상영입니다. 2007년에 학교를 졸업했고 현재 NCsoft AION 그래픽팀에서 일하면서 애니메이션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플라워 어워드 여름 상을 수상하게 되어서 무척 기쁘고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CGLand : 수상하신 작품에 대하여 말씀해주셔요.

<Space>는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졸업작품으로 제작하게 된 작품입니다. Siggraph 2007 Animation Theaters와 Animamundi 2007 International Panorama에서 상영을 했습니다. 작업기간은 8개월 정도입니다.

CGLand : 작품을 구상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시다면?

<Space>는 “ 만남 ” 이라는 주제로 만든 두 번째 작품입니다. 첫 번째 작품은 주변에서 꽤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부모님은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하셨습니다. 그래서 좀 더 쉽고 재미있게 만들어서 부모님도 즐겁게 보실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CGLand : 작품을 만드시는데 사용한 프로그램과 툴, 그의 장단점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해 주세요.

마야에서 작업을 해서 쉐이크에서 이미지를 합치고 보정을 했습니다. 사운드 작업은 프리미어에서 했습니다.

CGLand : 작업을 하는 동안 인상 깊었던 사건이나 즐거웠던 일, 힘들었던 일이 있다면 그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아버지와 작업에 대해서 밤새도록 논쟁을 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고향인 부산에 내려갈 때마다 거의 매일 아버지와 이야기하고 싸우고, 화해하는 것을 반복했습니다. 매번 부산에 내려갔다 오면 너저분한 이야기가 아버지의 조언 덕분에 많은 부분 간결해져 있었습니다. 잊을 수 없는 기억입니다. 음악에 맞춰서 사운드를 찍어야 했는데, 저로서는 완성 후의 결과를 확신할 수 없어서 작업하는 내내 불안했습니다. 졸업전시회가 10월이었는데 9월 말에 대략적인 사운드 작업이 끝났습니다. 당연히 내용, 완성도 모든 면에서 완성되지 않은 작품을 전시했습니다. 너무 부끄러워서 전시 기간 중 한 번도 전시회에 가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작업하는 내내 즐거웠다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작업은 항상 힘들지만 어째서인지 지나고 나면 집중하던 그 순간들이 아주 즐거웠다고 기억하게 됩니다.

CGLand :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품이나 작가가 있다면 소개 부탁 드립니다.

픽사나 지브리스튜디오에서 만든 작품들을 좋아합니다. 얼마전에는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보고 연출이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CGLand : 차기작으로 준비하는 작품이 있거나 도전하고 싶은 내용, 분야가 있다면 간단하게 소개해주세요.

부산에서 올라와서 이모네 집에서 살고 있는데, 이모의 두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Space>에서 외계인들의 표정이나 행동, 많은 부분을 아이들에게서 가져온 것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저에게는 너무나 흥미롭고 재미있습니다. 다음 작품은 이 두 아이에 관한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CGLand : 마지막으로 도움을 주신 지인과 씨지랜드에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고 조언을 얻으면서 작품이 점점 다듬어져 나가는 것을 보면서 나 개인의 능력이라고 하는 것이 얼마나 미약한 것인지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런 저를 북돋아 주시고, 자신감을 심어주셨기 때문에 어떻게든 작품을 완성시킬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부족한 작품에 플라워어워드 여름 상을 주셔서 또 한번 자신감을 심어 주신 씨지랜드에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