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M에서 <트랜스포머>, <스타워즈>, <쥬라기 공원>, <캐리비안의 해적:망자의 함>, <아일랜드>,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게임 : Lord of the Rings - Two Towers>와 같은 영화와 게임의 CG를 담당했고, Academy of Art College 겸임교수를 역임하고 있는 홍재철 테크니컬 디렉터를 ‘2007 CT 컨퍼런스’에서 만났다.


CGLAND : 제가 듣기론 한국에서 태어나서 공부하고 군대까지 다녀왔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계기로 미국으로 가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홍재철 테크니컬 디렉터(이하 홍재철 감독) : 저는 한국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이른바 공돌입니다. 대학 졸업 후 한국에서 ‘비손텍’ 이라는 교육용 CD롬 타이틀 제작회사에서 3D 캐릭터 로고를 만드는 일을 했었죠. 하지만 회사에서 하고 싶었던 일은 광고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비전공자라서 일을 시켜주지 않더군요.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미국에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28살 때 미국으로 건너가게 된 거죠.


CGLAND : 한국과 미국에서 각각 일해 보셨는데요. 두 나라의 작업은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홍재철 감독 : 한국과 미국의 작업 방식은 상당히 다릅니다. 우선 한국에는 야근을 거의 매일 하게 되는데요. 미국에서는 거의 야근을 하지 않습니다. 대신 오전 일이 시작되기 전, 데일리(daily)라는 걸 하는데요, 짧은 미팅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 미팅을 통해서 어제 무슨 일을 했는지 오늘 무슨 일을 할 건지를 정하고 관리자는 그 과정을 체크합니다. 그렇게 일을 하다 보면 자신의 업무는 보통 3~4시면 끝나게 됩니다.


CGLAND : 미국에서 한국인 그래픽 아티스트들의 평가는 어떤가요.

홍재철 감독 : 요즘은 미국에서도 한국 아티스트들이 굉장히 많이 활동하고 있고 평가도 좋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우리나라사람들이 개인적인 능력이 상당히 뛰어난 것 같습니다. 손재주나 성실성에 있어서 미국에서도 상당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제 미국 사람들도 이름만 보면 이 사람이 한국 사람인지 일본 사람인지 대략 구분을 할 정도입니다.


CGLAND : 많은 한국의 아티스트들이 미국에서 일하고 싶어 합니다. 그 전제조건은 어떤게 있겠습니까?

홍재철 감독 : 미국에서 일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역시 언어가 되겠죠. 저도 유학 초기에는 미국에서도 한적한 곳을 골라서 언어연수를 했습니다. 그렇게 영어를 익힌 후에 학교에서 들어가 공부를 시작했고, 게임회사와 애니메이션 회사를 거쳐 ILM에서 일하게 됐습니다. ILM을 비롯한 미국 유수의 회사들은 실력이 좋다면 사람을 구분하지는 않습니다. 사실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실력만 있다면 일하는데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요즘은 취업비자를 얻기가 힘들다는 점이 문제죠. 그래서 우선 미국에서 유학을 하면서 취업의 기회를 노려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CGLAND : 미국에서 경쟁은 상당히 치열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더구나 고용과 해고가 상당히 쉬워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미국인데, 거기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홍재철 감독 : ILM에서 평소에 근무하는 인력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트랜스포머 같은 큰 프로젝트를 하게 되면 사람들을 고용하게 되죠. 하지만 프로젝트가 끝나면 필요 없는 사람들은 해고합니다. 여기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실력만이 전부가 아닙니다.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동료로서 인정을 받아야 되죠. 아무리 미국이라고 해도 인간성이 나쁘면 살아남기 힘듭니다. 한 예로 저는 회사 내 축구팀에서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는데요, 얼마 전 열린 픽사(Pixar)와의 경기에서 골을 넣기도 해서 인기도 좋은 편입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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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 응해주신 홍재철 감독은 오는 11월 21일 [트랜스포머, VFX 제작 기술 세미나]에서 영화 <트랜스포머>의 디지털 프로덕션을 총지휘한 슈퍼바이저 Jeff White의 통역과 한 세션을 맡을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