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패널의 작동 방식은 TN(Twisted Nematic) 방식, VA(Virtical Alignment) 방식, IPS(In-Place-Switching) 방식 등 3가지로 나눠진다. PC용 LCD 모니터는 TN 방식이 가장 많이 쓰이고 VA 방식과 IPS 방식이 뒤를 잇는다. 일률적으로 나열할 순 없으나 가격적인 면에서 TN→VA→IPS 순으로 비싸고, 정지화면 능력은 IPS→VA→TN 순으로 IPS 방식이 가장 뛰어나다.
LCD 패널의 기본 구조는 쌀알처럼 생긴 액정 분자에 전압을 넣고 액정 분자의 방향에 따라 빛 세기를 제어한다. 여기서 말하는 ‘빛 세기’란 백라이트의 빛이 화면에 닿는 양이다. 백라이트 빛을 액정 분자가 모두 차단하면 화면은 어두워지고 반대로 모두 통과하면 흰색이다(실제로는 빛이 누락되거나 확산되기 때문에 100퍼센트 차단 또는 통과는 불가능하다). 이 원리는 3종류 모두 동일하다.
TN, VA, IPS 등 구동방식에 따라 다른 점은 액정 분자의 배치 방법과 전압에 따른 액정 분자 움직임. 그리고 구동 방식 차이가 큰 영향을 미치는 시야각과 응답 속도다. 이 2가지를 중심으로 현재 판매되고 있는 제품을 살펴보고, VA방식과 IPS 방식에 대해 설명한다.

TN방식의 구조와 특징
<그림 1>은 TN방식의 액정 분자 배열을 간단하게 표현한 것이다. 전압이 OFF일 때(C)는 액정 분자가 수평으로 널어서 백라이트의 빛을 가하면 화면은 흰색이 된다. 이 상태에서 서서히 전압을 줄이면 액정 분자가 수직 방향으로 일어나 최대 전압이 되었을 때(A) 백라이트의 빛을 차단해 화면이 어두워진다.

TN방식의 장점은 구동 전압과 제조단가가 낮다는 점. 단점은 시야각에 따른 색변화나 휘도 변화이다. 시야각은 <그림 1>의 (B)를 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액정 분자의 각도로 백라이트 광량을 조정하기 때문에 (B)의 경우처럼 화면을 보는 각도에 따라 투과하므로 광량이 달라진다. 즉, 색을 중요시하는 작업에는 알맞지 않다.
응답 속도는 보통 흑에서 흰색으로 전환하는 속도는 늦고 반대(흰색→흑)는 빠르다. 중간 색상에서 응답 속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도 문제. 이 때문에 최근에는 중간 색상의 응답 속도를 개선한 오버드라이브를 탑재해 동영상 재생 능력을 높인 제품이 선보이고 있다.

VA방식의 구조와 특징
<그림 2>는 VA방식의 액정 분자 배열을 나타낸 것으로 전압이 OFF(A)일 때는 액정 분자가 수직, 최대 전압(C)일 때는 수평으로 놓인다. 화면 상태는 전압 OFF일 때가 흑, 최대 전압이면 흰색을 보여준다.

VA 방식의 특징은 전압이 나가더라도 백라이트 빛이 액정 분자의 영향을 받지 않아 거의 완벽하게 차단된다는 점이다. 자연색에 가장 가까운 ‘흑’색을 표현할 수 있어 콘트라스트 성능을 높이기 쉽다. 한편 시야각에 따른 휘도 변화와 색변화는 TN방식과 동일한 약점을 갖고 있다. 액정 분자 각도에 따라 백라이트 광량을 제어하기 때문에 보는 각도에 따라 투과 광량이 달라진다. 응답 속도도 TN방식과 비슷하다. 시작(흑→흰색)은 늦지만 흰색에서 흑 전환은 빠르고 중간 색상에서는 시작 이상으로 늦다. TN방식과 마찬가지로 오버드라이브를 탑재, 중간 색상의 응답 속도를 개선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VA 방식 LCD 패널은 시야각 특성을 개선하기 위해 액정 분자의 ‘배향 분할 기술’을 많이 쓴다. 배향 분할 기술은 액정 분자가 수직-수평으로 전환할 때 방향을 정반대로 한다. 쉽게 말하면 A에서는 액정 분자가 오른쪽으로 기울고, B에서는 왼쪽으로 기우는 것이다. 각각의 범위만 보면 TN방식과 비슷한 시야각 특성을 지니나 화면 전체의 광량을 평균화해 시야각에 의한 색변화를 큰 폭으로 줄였다.

IPS 방식의 구조와 특징
<그림 3>은 IPS 방식으로 수평의 액정 분자를 횡방향으로 회전시켜 백라이트 광량을 제어한다. 액정 분자가 수직 방향으로 기울지 않기 때문에 시야각에 의한 휘도 변화/색변화가 적은 것이 특징이다.

약점이라면 콘트라스트비와 휘도, 응답 속도를 높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콘트라스트는 어두운 화면에서 백라이트 빛 손실이 많기 때문에 제대로 된 ‘흑’색을 구현할 수 없다. ‘흑’색의 휘도 값이 높아지므로 콘트라스트(흑과 흰색의 휘도비율)도 낮아지기 마련이다. 고휘도 표현이 어려운 이유는 효율, 고속 응답이 어려운 이유는 액정 분자의 회전 방법이다. 다만 TN방식이나 VA방식과 달리 계조 전역에서 응답 속도가 일정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로 인해 IPS 방식의 LCD 모니터는 그래픽 작업용이나 의료 기기에 주로 쓰인다.

LCD 모니터 스펙 믿을 수 있나!
LCD 모니터 패널에 이어 응답 속도에 대해 알아본다. LCD 모니터 카탈로그를 볼 때 가장 먼저 눈길이 가는 곳이 성능 지표를 뜻하는 각종 수치다. 그런데 이 수치 표기 방법이 오해를 부르기 쉽고 실제 성능을 나타낸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응답 속도와 관련한 현상을 짚어보고 제품 스펙 보는 기초지식을 쌓자.

LCD 모니터에서 응답 속도의 의미
LCD 모니터의 응답 속도라는 것은 화면을 표현하는 ‘흑→흰색→흑’ 과정에 소요되는 시간을 말한다. 단위는 ms(밀리 세컨드, 1ms는 1초의 1000분의 1초). 응답 속도가 12ms라면 흑→흰색→흑 전환에 12ms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얘기다. 단위 기준으로 본다면 응답 시간이라고 부르는 것이 옳지만, 요즈음은 보통 응답 속도라고 칭한다.
덧붙여서 ‘속도’는 단위시간의 변동량을 나타낸다. 자동차 속도를 말하는 60km/h가 1시간(단위시간)에 60km(변동량)를 이동하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응답 속도가 빠른 LCD 모니터는 색변화가 많거나 빠른, 즉 동영상 감상이나 게임에 유리하다. 응답 속도가 느리면 화면의 ‘색’ 전환이 느려지므로 움직이는 물체의 잔상이나 깨지는 ‘깍두기’ 현상까지 나타난다. 응답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움직임이 격한 동영상이나 게임에서도 선명하고 샤프한 화면을 제공하는 것이다.

스펙에 숨겨진 함정 가려내자
최근 들어 PC로 동영상을 감상하는(물론 게임도) 이들이 늘어나면서 응답 속도가 빠른 LCD 모니터를 선호하고 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16ms’ 제품이 대부분이었지만 올해 ‘5ms’ 제품이 빠른 속도에 시장에 공급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LCD 모니터 스펙에서 응답 속도를 나타내는 숫자는 화면의 색이 ‘흑→흰색→흑’으로 전환 때의 시간이다. 그러나 실제 동영상이나 게임 화면에서는 ‘흑’이나 ‘흰색’ 이외의 색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현재의 LCD 모니터 스펙 표기를 보면 ‘흑→흰색→흑’이외의 응답 속도는 전혀 고려되어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흑→흰색→흑’ 변환이 빠르다고 해서 그 이외의 색 응답 속도도 빠르다고 할 순 없다. 단순하게 스펙에 쓰인 숫자만 보고 구입할 경우 ‘생각했던 것보다 선명하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일반적으로 ‘흑→흰색→흑’ 전환은 응답 속도를 높이기 쉬운 색 변화다. 그에 따라 중간색인 ‘회색에서 회색’의 색변화에 대한 응답 속도는 늦어진다. 다분히 기술적인 이야기지만 LCD 모니터의 계조는 내부의 액정 분자에 전압을 넣어 액정 분자의 ‘방향’을 변화시켜 표현한다. ‘흑→흰색→흑’ 색변화는 구동 전압을 최저점에서 최고점까지 단번에 변화시키므로 액정 분자 방향 전환도 빠르다. 반면 중간 계조의 ‘회색에서 회색’의 경우는 전압 변화가 작아지기 때문에 액정 분자가 천천히 방향을 바꾼다. 즉, 기존 색에서 원하는 색으로 바뀔 때까지의 시간이 길어진다(응답 속도가 느려진다).
오디오 볼륨 단추가 좋은 예다. 최소 볼륨(0)에서 최대 볼륨(100)으로 바꾸려면 아무 생각 없이 힘껏 돌리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볼륨 15에서 57로 바꿀 때는 볼륨 단추를 천천히 돌려야만 정확히 맞출 수 있다. LCD 모니터의 계조와 응답 속도의 관계도 이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또, 중간 계조의 응답 속도는 LCD 모니터의 구동 방식에 따라서도 크게 달라진다. 현재 가장 많이 팔리는 구동 방식은 TN, 그 뒤로 VA와 IPS가 많다. 제조 단가 순으로 보면 되는데 문제는 ‘흑→흰색→흑’ 변환의 응답 속도를 가장 높이기 쉬운 것이 TN방식이라는 것. 반면 중간 계조의 응답 속도는 급격하게 떨어진다. ‘흑→흰색→흑’에서 10ms 전후의 응답 속도를 지원할 경우 중간 계조는 수십 ms까지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LCD 모니터 대부분이 TN 방식이지만 제품 카탈로그나 제조사 홈페이지는 이러한 응답 속도의 특성을 알리지 않은 채, ‘흑→흰색→흑’ 변화에 따른 숫자만 강조하고 있다.
VA 방식 또한 TN와 비슷한 경우다. IPS는 계조 전역으로 응답 속도의 불균형이 적지만 응답 속도 자체의 고속화가 어려운 것이 약점이다.
이로써 LCD 모니터 구입시 어려운 점 하나가 생겼다. 구동 방식을 명확하게 공개한 제품이 적다는 것이다. LCD 모니터 제품 대부분을 차지하는 TN이나 IPS에 비해 시야각이나 화질(주로 색조와 계조 표현)이 떨어지는 제품이 많기 때문에 TN방식을 채택한 제조사는 구동방식 공개를 꺼려할 지도 모른다. 구동 방식은 제품 구입에 유익하고 중요한 정보이므로, 반드시 공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시야각의 상하가 다르거나 응답 속도가 12ms 이하일 경우에는 TN방식이라 보면 된다.

중간 계조 응답 속도에 관한 문제점은 업계에서도 인지하고 있는 탓에 고속화와 정보 공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고속화는 ‘오버드라이브’를 탑재한 LCD 모니터가 많아진 것이 대표적인 예다. 오버드라이브란 중간 계조의 응답 속도를 높이는 기술로 LCD TV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오버드라이브는 중간 계조에서 색을 변경할 때 액정 분자에 전해지는 전압의 변화를 보통 때보다 높이는 것으로 중간 계조의 응답 속도를 개선한다. 일정한 전압을 사용하는 기존 구조보다 시간이 단축되는데 순간적으로 전압 변화가 발생하지만 수 ms의 짧은 시간이라 사람의 눈으로는 느낄 수 없다.
또, 오버드라이브 그래프를 보면 원하는 휘도 레벨에 이르기 전에 그 휘도 레벨을 넘는 전압양을 볼 수 있다(화면이 순간적으로 밝아진다). 이를 오버 슛이라 한다. 응답 속도를 높이다 보면 오버 슛이 커져 시각적인 화질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반대로 오버 슛을 너무 억제하면 응답 속도는 느려질 수밖에 없다. 오버드라이브를 사용하더라도 오버 슛을 적당한 억제하는 것이 바로 제조사의 노하우다.
이 외에도 스펙 중 응답 속도 부분에 ‘중간 계조’나 ‘Gray to Gray’라는 단어와 수치가 쓰여 있는 제품은 오버드라이브를 탑재하고 있다고 보면 되겠다. 정보 공개라는 관점에서 중간 계조의 응답 속도를 공개하기 위한 통일 규격 책정이 ‘VESA(Video Electronics Standards Association)’를 통해 진행되고 있다. VESA 통일 규격안은 전반적으로 인간의 눈 움직임을 고려해 응답 속도를 산출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계측기를 이용하는 단순한 측정보다는 약간 낮은 수치가 나온다고 한다.
응답 속도 측정에 이용되는 색은 현재 ‘흑’ ‘흰색’ ‘회색’이다. 수치로는 흑이 0, 흰색이 255, 회색이 1~254다. 회색은 계측 시점과 종점 계조가 아직 정해져 있지 않다. 그 외의 색에 대해서는 중간 계조(Gray to Gray)의 응답 속도가 기준이 될 것이다. VESA의 통일 규격이 정식으로 채용되면 ‘흑→흰색→흑’의 응답 속도뿐만 아니라 보다 실용적인 중간 계조 응답 속도도 스펙에 표기될 것이다.

응답 속도 기준으로 LCD 모니터 선택하려면
PC로 동영상을 보거나 액션/슈팅 게임을 즐기려면 응답 속도는 기본적으로 빨라야 한다. 다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스펙에 기재되어 있는 숫자는 그다지 도움이 되질 않는다. 오버드라이브 탑재나 중간 계조 응답 속도, 혹은 Gray to Gray의 응답 속도가 명기되어 있고, 이 수치가 작은 제품이 좋은 제품이다.
물론 오버드라이버 기술을 쓴 제품이 아직 소수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스펙상 응답 속도가 8ms 이하의 제품을 눈여겨보자.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흑→흰색→흑’의 응답 속도가 ‘8ms’인 제품은 중간 계조의 응답 속도도 꽤 양호하다고 한다. 다만 응답 속도 8ms를 구현한 제품은 현재 TN계열의 액정 패널을 쓴 것이 대부분이다. 시야각에 따른 색변화나 계조 등 정지화면 성능은 조금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