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스태프 참여가 알려지면서 개봉 전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던 애니메이션 ‘쿵푸팬더’. ‘쿵푸팬더’의 레이아웃 팀장(Head of Layout)으로 일한 전용덕 씨와 스토리 총 책임자(Head of Story)를 맡은 제니퍼 여 넬슨 씨는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애니메이션 지망생들이 궁금해 할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냈다.

쿵푸팬더 스토리 총 책임자 제니퍼 여 넬슨(왼쪽)과 레이아웃 팀장 전용덕(오른쪽)

금강기획 디자이너로 일하다 1997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대학원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한 전용덕 씨는 “드림웍스 직원들은 ‘올드보이’ ‘괴물’ ‘친절한 금자씨’ 등 한국영화를 너무 좋아하고 특이하다고 한다”며 “특히 원더풀데이즈의 경우 영상 퀄리티가 상당해 모든 직원이 감상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한국 애니메이션의 스토리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국 애니, 화려한 영상과 달리 엉성한 스토리가 문제
“원더풀 데이즈의 경우만 하더라도 완벽한 영상과 달리 미국인들이 이해하기 스토리는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하면서, “한국에도 제니퍼 같은 분들이 많아진다면 할리우드 못지않은 애니메이션을 많이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4세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간 스토리 총 책임자 제니퍼 여 넬슨 씨는 “어려서 미국으로 이민 갔지만 아직도 한국에 대한 기억이 많이 남아 있다”며 “한국말은 서툴지만 한국은 내 마음의 고향”이라고 방문 소감을 밝혔다. 어울러 “한국에는 훌륭하고 오래된 전래동화가 굉장히 많은데 다른 나라에는 전혀 알려져 있지 않았다”면서 “알려지지 않은 동화들이 많아 애니메이션을 만드는데 매우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포 흉내를 내 웃음을 자아낸 전용덕 씨

제니퍼 여 넬슨, 동양무술 철학 담으려 했다
제니퍼 여 넬슨 씨는 소림사 등 동양무술에 대한 철학이 담겨 있는 것 같다는 질문에 “영화를 만들면서 소림사나 쿵푸의 역사를 공부했고 비주얼에도 소림철학을 반영했다”면서 “특히 서양 영화에 많이 나오듯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밟고 올라가 최고가 되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소중함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전용덕 씨는 한국과 미국 애니메이션 산업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한국에서는 광고 디자이너로 근무했기에 한국 시스템은 잘 모르지만 드림웍스 입사 2년 6개월만에 팀장으로 승진했듯이 능력을 가장 중요시 한다는 점이 다른 것 같다”며 “한국인의 근면 성실한 모습에 반해 드림웍스에도 한국 아티스트가 많이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실한 한국인 애니메이터 인기 높아
한국으로 돌아와 일할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지금은 내 자신이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이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학생들에게 가르쳐 준다거나 내가 배운 것이 한국에서 작업할 때 도움이 많이 되겠다 싶을 때는 돌아올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5일 개봉하는 ‘쿵푸팬더’는 드림웍스가 5년에 걸쳐 만든 야심작으로, 국수집 아들인 팬더 포가 쿵후의 비법이 적힌 용문서의 전수자가 되면서 진정한 무인이 되기 위해 나선다는 이야기다. 잭 블랙, 앤젤리나 졸리, 더스틴 호프먼, 성룡, 루시 리우 등 할리우드 톱스타들이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레이아웃 팀장 : 애니메이션의 동선과 카메라 움직임 등을 책임지는 스태프로 실사 영화로는 연출 및 촬영 분야를 가리킨다.

스토리 총 책임자 : 영화의 스토리를 개발하고 시각화하는 책임자로 실사 영화로는 시나리오와 콘티 담당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