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웍스 SKG는 <슈렉> 이후 부진을 거듭하다 2008년 여름, 엄청난 뱃살과 넉살로 무장한 팬더 ‘포’를 내세워 다시 한번 드림 메이커의 저력을 과시했다. 명실공히 애니메이션 명가의 자리를 굳힌 드림웍스는 그동안 국내외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보금자리를 꿈꾸던 ‘꿈의 공장’이었다. 씨지랜드는 ‘꿈의 공장’에서 한 발 한 발 자신의 꿈을 이뤄가는 한국인 아티스트 최승영씨를 만나 3D 아티스트로서의 삶과 모델러가 바라보는 드림웍스는 어떤  곳인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1. 드림웍스에서 하는 일과 본인소개 부탁드려요
드림웍스에서 모델링 파트에서 근무하고 있는 최승영입니다. 입사한지는 만 4년이 되었습니다. 드림웍스에는 많은 경력자들이 있는데, 제가 이렇게 나서게 되어 송구할 따름입니다. 지금은 2010년 개봉 예정인 영화 제작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2. 해외 및 드림웍스에 진출한 계기는?
해외로 진출한 이들은 미국의 애니메이션 특히, 10년 전 처음 애니메이션 영화가 상용화 되었을 때의 신선한 충격을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그 이후 많은 사람들이 미국으로 건너가 공부하고, 메이저 영화사로 진출하였죠. 저 역시 그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98년까지 삼성자동차 디자인 팀에 근무하다 여러 경제적 악조건으로 인해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그 때 평소 꿈꿨던 미국 유학과 취업을 도전한 것이죠. 물론 나이가 적은 것도 아니었고 가족까지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라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유학 생활 중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 도움을 받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3. 국내 드림웍스 취업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은데, 아티스트들이 일하기에 드림웍스는 어떠한 곳인가요
근무환경은 사실 어느 회사 보다 좋다고 자부합니다. 특히 가시적인 행정이 아닌 아티스트가 일에 몰두할 수 있도록 많은 조치가 행해지죠. 요즘은 건물을 확장하는 시기인데 공사 소음 때문에(실제 그리 심하지 않았었죠) 그 곳에서 일하는 아티스트에게 잡음을 제거하는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까지 무료로 제공하더군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치밀한 스케줄 관리입니다. 하루 8시간 무리 없이 일할 수 있는 스케줄로, 특히 가정에도 충실할 수 있어 만족스럽습니다. 정말 필요한 일이 아니면 대부분은 정해진 시간에 퇴근을 할 수 있는 스케줄 관리가 무엇보다 아티스트에겐 중요하잖아요.

  
드림웍스 스튜디오내 전경

4. 참여한 작품 소개 부탁드려요
제가 작업에 참여한 작품은 2006년 <플러쉬> 와 같은 해 <헷지>그리고 <쿵푸팬더> , 2010년 개봉을 앞둔 2편의 영화입니다. 드림웍스 입사한 시간은 얼마지 않은데 그동안 드림웍스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이 많다 보니 참여한 수도 많네요. 2006년에는 워낙 작품이 나왔던 해라 참여했던 첫 영화가 애니메이션 광풍의 시기에 묻혀버린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5. <쿵푸팬더> 작업에 참여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과 재미있었던 일은
쿵푸팬더는 동양의 스토리와 서양의 전개 방식이 잘 어우러진 애니메이션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그전에도 디즈니의 <뮬란>이라는 작품이 있었지만요. 힘들었던 부분은 역시 동양적 느낌의 배경 제작이 아닐까요. 중국에 가보지 않고 단순히 관련 사진들을 레퍼런스로 참고하며 만들었습니다.
제가 만든 부분 가운데 기억에 남는 장면은 타이룽과 타이그레스의 다리 결투 씬이에요. 처음 스토리 보드를 보고 조각조각 부숴져야 하는 로프 다리를 생각하니 아찔했습니다. 그리고 잠깐의 샷으로 끝나지만 타이룽의 어렸을 적 모습을 만든 것은 상당히 인상적이었죠. 성인이 된 포악한 타이룽을 귀여운 아이로 만든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작업이었어요.

6. 국내외에서 드림웍스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많은데 드림웍스에서 원하는 인재상은
인재상이라면 역시 실력이죠. 이곳은 전세계적으로 뛰어난 아티스트들이 모여있습니다. 그 중에는 정말 다양한 백그라운드를 갖고 있는 사람들도 있죠. 순수미술, 사진, 컴퓨터 공학을 전공인 사람 등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지만, 그래도 회사에서 가장 원하는 사람은 밝고 팀웍을 중시하는 사람입니다. 일 자체가 공장의 팬벨트처럼 돌아가는 것이라 중간에 특정인에 의해 일이 중단된다면 회사로서는 큰 타격이 아닐 수 없으니까요. 그 같은 일을 방지하기 위해 내부 직원 소개에 의한 채용을 1순위로 합니다. 
 

해피피트 감독 초청 간담회

7. 실력을 쌓기 위해 ‘이것만은 꼭 하고 있다’면, 무엇인지
사진을 많이 찍어요. 사진하면 단순 취미가 아니냐는 생각을 하는데, 제 경우는 조금 달라요.  익숙한 물체일 때 디테일이 살아있는 모델링이 가능하듯 사진을 통해 다양한 오브젝트를 접하므로서 작업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사진은 빛을 다루니 빛에 대해 모델링의 어떤 셰이프, 그림자로 표현될지 대강은 읽을 수 있어요. 이런 모든 것을 사진을 통해 알 수 있고 그래서 즐깁니다. 같은 물체를 달리 볼 수 있는 안목이 생긴 달까요. 아티스트는 눈이 중요하니까요(인터뷰에 쓰인 사진들은 최승영씨가 촬영한 것이다).

제프리 카첸버그와의 포커게임

  
8. 앞으로 어떤 프로젝트들이 예정되어 있나요
2011년까지 스케줄이 꽉 차있습니다. <쿵푸팬더>가 잘 되었으니 속편 제작이 분명하고, <슈렉> 역시 2가지 스토리가 남았으며, <마다가스카> 속편이 올해 개봉됩니다. 개인적으로는 2010년 개봉 예정인 영화 작업에 한창입니다. 아마도 http://www.imdb.com/company/co0129164/에서 참고 가능한 자료를 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진행하는 작품은 없고요.

9. 아티스트로서의 목표와 비전은
목표는 더 좋은 영화 제작에 많이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뿐입니다. 아이가 커가면서 아버지로서 많은 영화에 참여 했다는 것 자체로 큰 꿈을 심어주는 것이라 생각하니까요. 이곳에서 오래 일하다 보니 가정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어찌 보면 아티스트로서의 목표와 거리가 먼 대답이지만, 저에게는 이것이 최대의 목표이자 비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