多事多難했던 한 해를 마감하는 이즘, 올해를 돌아보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도 뜻깊은 일이라 하겠다. 이에 씨지랜드에서는 그래픽스 라이브와 함께 2001년 컴퓨터 그래픽 유저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총 1,039명이 참가한 이번 설문조사는 많은 유저들의 참가로 좀 더 광범위한 의견을 반영할 수 있었다.


올해 CG업계의 최대 이슈는?
[Final Fantasy] 등 사실적인 컴퓨터 그래픽스 애니메이션 기술 발전

응답자들이 뽑은 국내 CG계의 최대 이슈는 29.9%를 차지한‘ 등 사실적인 컴퓨터 그래픽스 애니메이션 기술 발전’이 선정되었다. 스퀘어사에 제작한 [Final Fantasy]는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면서 컴퓨터 그래픽스의 활용 영역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으며, 많은 유저들에게 깊이 각인되었으며, 디지 털 캐릭터가 인간을 대신하여 연기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심어주었다. 그러나 뛰어난 퀄리티에도 불구하고 모션 캡처의 한계, 난해한 시나리오 등 작품 전반에 걸친 완성도가 떨어져 흥행에서 참패하였다. 이는 같은 시기에 개봉 된 이 흥행에 성공한 것과 대조적인 비교가 되었다. 뛰어난 퀄리티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기획력, 좋은 시나리오라는 점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사례인 것이다.
다음으로는 18.5%의 지지를 받은 엽기토끼 등 플래시 애니메이션의 폭발적 성장’이 선정되었다. 올해는 그야말로 플래시 애니메이션의 해라고 할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엽기토끼>를 비롯해서 <졸라맨> 등 온라인 상에서 사랑받았던 플래시 애니메이션은 신세대들의 취향과 맞아 떨어져 캐릭터 상품 및 CF 광고 모델로 오프라인에서도 대성공을 거두어 바람직한 수익 모델로 인식되었다.
기타 의견으로는 건축CG의 보편화(수작업 눌러버림), 국내 영화 CG의 놀라운 발전(<화산고>, <로스트메모리즈>), 우리나라의 많은 애니메이션 제작, 갑자기 위축된 상황으로 인한 구직난, 투자축소와 3D 애니메이션 업계의 경기위축, XSI 2.0 출시, 웹에서 활용되는 CG 현황과 전망 등의 의견들이 있었다.


국내 컴퓨터 그래픽의 발전을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전문적인 아티스트 및 기획자 양성

이번 문항은 실제 CG인들이 느끼는 국내 컴퓨터 그래픽스 발전을 위해 가장 시급한 사항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다. 국내 CG인들이 느끼는 가장 시급한 점은‘전문적인 아티스트 및 기획자의 양성’으로 전체 참가자의 31.8%로 1위를 차지하였다. ‘사람이 재산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자금이나 환경보다 제대로 된 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다. 국내 프로젝트에 늘 기획력의 부재가 지적되어 왔듯이 이 항목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고 하겠다. CG인들이 2위로 꼽은 것은 24.5%로 효율적인 프로덕션 파이프라인 구축이다. 이는 최근 국내 프로덕션도 그 중요성을 자각하고 외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기타 의견으로는 작업자들에 대한 처우 개선, 예산보다는 CG인들의 인식이 문제, 제작 시간적 여유, 먼저 교육 양성기관과 많은 투자 그리고 지속적인 관심이 중요, 정부의 대폭적인 지원도 중요하지만 애니메이션 업체의 사기행각 근절!, 세분화된 전문교육과 시장형성 등이 있었다.


컴퓨터 그래픽스 특수효과가 가장 뛰어난 국내 영화는?
화산고

올 해는 그 어느 해보다 국산 영화의 전성기였다. <친구>, <신라의 달밤>, <무사>, <조폭마누라>로 이어지던 흥행 성적이 하반기 <흑수선>, <화산고> 등 쟁 쟁한 영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역대 최고의 흥행 성적이 연일 갱신되는 현재의 호황은 빠져나갔던 자본을 다시 충무로로 불러모으고 있으며, 이로 인해 CG에만도 수 십억의 금액이 배정된 대작이 준비중이라는 낭보가 전해질 정도로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러한 호황이 컴퓨터그래픽계에도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 CG인들이 뽑은 컴퓨터 그래픽 특수효과가 가장 뛰어난 국내 영화는 설문 당시 아직 개봉도 되지 않은 <화산고>이다. 모팩스튜디오에서 맡은 컴퓨 터 그래픽스 특수효과는 그간 여러 매체를 통해 소개되었으며, 이는 영화를 보기도 전에 CG인들이 올해의 최고의 영화로 뽑을 만큼 그 완성도가 높게 평 가되고 있다. 2위는 올 초 재개봉한 제로나인픽쳐스의 <2001 용가리>가 선정되었다. 비록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이러한 도전이 국내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한 단계 발전시켰다는 점에서 의의를 둘 만 하다.


컴퓨터 그래픽스 특수효과가 가장 뛰어난 외국영화는?
A.I.

올 여름 극장가는 무엇을 볼지 갈등하게 만드는 헐리웃 블록버스터들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 <미아라 II>, <툼레이더>, <진주만>은 그 특수효과만으로도 즐거운 영화였다. 그러면 우리 CG인이 선택한 컴퓨터 그래픽스 특수효과가 가장뛰어난 외국영화는? 놀랍게도 앞에 열거한 화려한 특수효과의 영화들이 아니라 ILM의 가 21.1%의 압도적인 지지로 1위에 선정되었다. 앞의 영화들이 볼거리에 치중한 화려한 특수효과였다면 에 사용된 특수효과는 극의 내용에 녹아 들어간 잔잔한 특수효과였다. 이는 화려한 볼거리보다는 영화 전체적인 분위기에 어울리는 특수효과가 영화를 더 빛나게 만든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그 뒤로 <주라기 공원 3>가 17.8%로 2위를 차지하 였다.


올해 최고의 극장 개봉 애니메이션은?
Shrek

국내 CG인들이 뽑은 올해 최고의 극장 개봉 애니메이션은 51.9%로 이 차지했다. 이 역시 라 믿었던 예측을 깨는 결과로 기술적인 혁신보다는 애니메이션 전반의 짜임새와 스토리라인이 좋은 작품에 얼마나 중 요한 결과를 미치는가를 보여주는 예라고 하겠다. 2위는 1위와는 많은 격차로 27.0%의 가 차지하였다.


국내 최고의 3D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는?
시네픽스

Graphics 1,000여 명의 CG인들이 뽑은 국내 최고의 CG하우스는 과연 어디가 될까? 설문을 진행하는 내내 궁금해하던 것이 <큐빅스>를 미국내 성공적으 로 방영하고 있는 시네픽스로 선정되었다. 2위는 30.2%로 디지털드림스튜디오가 선정되었는데, 그간 최고의 CG 하우스로 알려져 있다가 최근 코스닥 상장 보류 판정 등의 일로 아쉽게 1위 자리를 내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3위 는 큰 격차를 두고 인디펜던스가 선정되었는데, 아직 결과물을 내고 있지는 않지만 <원더풀데이즈>와 <에그콜라>의 좋은 퀄리티의 데모가 CG인들에게 어필한 듯 보인다. 기타 의견으로는 ‘아직 국내에는 최고라 불리울 만한 스튜디오가 없다.’, ‘최고의 작품이라 인정받는 스튜디오가 최고이다.’ 라는 의견이 있었다.


컴퓨터 그래픽스에 관련된 정보와 관련 자료를 주로 얻는 곳은?
인터넷

국내 CG인들이 컴퓨터 그래픽스에 관한 정보를 주로 얻는 곳은 인터넷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빠른 업데이트와 손쉬운 접속, 사용 비용의 저렴함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좀 더 자세한 정보는 34%로 2위를 차지한 전문 잡지 및 서적에서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3D 프로그램 중 올해 가장 기능이 강화된 소프트웨어는?
3D Studio Max

유저들이 올해 가장 기능이 강화되었다고 느끼는 소프트웨어는 3D Studio Max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저들의 심리적 판단으로 객관적인 자료라고 보기에는 어려우나 3D Studio Max가 4.x대로 버전 업이 되면서 확장된 플러그인 형태로 구성된 IK 시스템의 도입 및 서브디비전 서피스의 추가 등의 기능이 유저들에게 어필한 것이라 보여진다. 2위로는 22.3%로 Maya가 선정되었다. 기타항목으로는‘요즘 프로그램은 어느 것이 우월하다 말할 수 없다.’등의 의견이 있었다.


올해 고객 서비스가 잘 된 3D 프로그램은?
3D Studio Max

이 항목은 유저들이 느낀 국내 디스트리뷰터의 고객 지원을 평가하는 항목으로 3D Studio Max를 공급하는 디지탈캠프가 작년에 이어 올 해에도 1위를 차지하였다. 이는 다년간의 마스터 디스티리뷰터로서의 노하우와 가장 많은 유저를 확보하고 있는 잇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위는 Maya를 공급하는 신세계 I&C와 엠원테크가 선정되었는데, 상업용과 교육용 채널을 분리한 뒤 안정 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가장 선호하는 웹 에디터 및 저작 프로그램은?
Dreamwever

CG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웹 에디터 및 저작프로그램은 드림위버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Flash와 Namo Web Editor가 그 뒤를 바짝쫓고 있다. 기타 의견으로는 homesite, Edit Plus, 메모장 등이 있었다.


가장 선호하는 모션그래픽/이미지 에디터 프로그램은?
Photoshop

CG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이미지 에디터 프로그램은 역시 Adobe의 Photoshop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표준이라고 할 수 있는 Photoshop은 압도적으로 기타 프로그램을 제치고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으며, 벡터 방식의 그래픽 프로그램인 Illustrator도 최근의 버전업과 더불어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


가격대 성능비가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하이엔드급 OpenGL 그래픽카드 메이커는?
ELSA

이 항목은 CG인들이 돈이 생긴다면 가장 업그레이드를 하고 싶은 부품중 하나인 그래픽 카드에 대한 선호도 조사이다. ELSA의 제품이 38.8%로 1위를 차지하였으며, 2위는 3D Labs의 제품이 선정되었다. 이는 작년과 순위가 바뀐 것으로 ELSA의 한국 지사가 생기면서 좀 더 안정적인 제품 공급이 이루어 졌으며, 올 한해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인 결과라고 하겠다. 3D Labs의 제품 또한 꾸준히 CG인들의 사랑을 받는 제품이다.


가장 선호하는 모니터 메이커는?
삼성

가장 선호하는 모니터 메이커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삼성이 32%로 1위를 차지하였다. 그 뒤를 소니가 24.1%로 바짝 뒤쫓고 있으며, LG,Eizo가 차례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전문가급만 따진다면 이 결과와 차이가 나겠지만 일반적으로 CG인들은 삼성의 모니터에 만족하고 있으며, 외국 제품으로는 소니와 뷰소닉의 제품을 선호하고 있었다. 기타 항목으로는 NEC, 미츠비시, sgi등의 제품이 있었다.


가장 선호하는 NT 워크스테이션 메이커는?
용산 제품

이 항목만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항목인 것 같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워크스테이션급이라 하더라도 용산 등지에서 조립해서 파는 제품을 가장 선호한다고 응답자의 43.9%가 밝혔다. 이는 아무래도 비싼 메이커 워크스테이션보다는 저렴한 가격의 용산 제품을 선호한 까닭으로 풀이되며 한편, 워크스테이션 사업을 포기한 sgi의 제품을 선호한다는 기타 의견도 상당히 많았다. 2 위로는 compaq이 19.8%로 그 뒤를 쫓았다.


Web3D에 대한 관심도 관심은 많지만?
적극적으로 나서기는...

이 항목은 CG인들의 Web3D 분야에 대한 관심도를 측정하는 항목이었다. Web3D의 필요성은 인식하면서도 아직 국내에서는 많은 활성화가 일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설문 조사에서도 나타난 바와 같이 대부분의 CG인들이 Web3D에 대해 아직도 시기상조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자신의 경력과 연봉의 만족도?
아직도 부족해...

이 항목은 CG인들의 처우와 관련하여 자신의 연봉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하는 항목이었다. 응답자의 51.6%의 CG인들이 자신의 경력에 비교하여 현재 받고 있는 연봉이 부족하다고 평가하였으며, 굉장히 부족하다고 답변한 사람도 20.4%로 전반적으로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72%로 나타났고, 적당한 것으로 만족하는 사람은 불과 28%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문직인 CG인들이 아직도 기대치에는 못 미치는 대우를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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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과 같이 2001년 컴퓨터 그래픽스 유저 설문 조사의 결과를 분석해 보았다. 이 결과는 CG인들의 기호도 조사였으나 한편으로는 실제 피부로 느끼는 작업자의 의견이기 때문에 그 어느 자료보다도 현실적인 자료라고 말할 수 있다. 올 한 해는 그간 제작 중인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결실을 맺은 한 해였으며, 경제 여건의 악화로 컴퓨터 그래픽스 업계에도 옥석 가리기가 진행중이다. 이제 정말 내실있고 탄탄한 업체만이 살아남을 것이며, 내년 한 해 관련 업계는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것이다. 그러나 2002년은 다른 한편으로는 낙관적인 상황 또한 내재되어 있다. 월드컵과 대선을 맞아 특수를 누리게 될 수도 있으며, 최근의 상황처럼 미국과 탈레반의 전쟁이 조기 종전된다면 세계 경제는 안정을 찾게 될 수도 있다.

한편 내년은 정부가 디지털 콘텐츠에 대해 본격적인 지원을 실시하는 한 해이다. 이와 관련하여 정부의 자금이 눈 먼 돈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 여러 단체 및 기관에서 철저히 심사를 거쳐 누구나 납득할 만한 곳에 사용되어야 할 것이다. 관련 단체는 이러한 설문을 참고하여 내년 사업 계획에 참고한다면 좀 더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소박한 꿈도 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