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보다 더한 눈' 최초공개 김형준 작품 인터뷰


김형준은 CG에서 무한한 표현 가능성을 발견하고, 1998년부터 이소아(soa)씨와 2인동호회 'digital Studio Click' 을 만들면서 CG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올해까지 수많은 개인과 회사 프로젝트를 해 오면서 CG계에 '대가'반열에 올랐다. 그의 작품은 사실성을 주제로 삼고있으며, 철저한 기획력과 완벽에 가까운 표현기술과 마무리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soanala.com에는 이소아(soa)씨과 함께 만드는 순수 창작물들이 올라와 있다.

cgLand에서는 Bess Truman을 보면서 그의 작품세계를 알리는 것이 좋겠다는 결정을 했다. 작업 태도나 과정, 그리고 결과 어느 부문에서든 CG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마 창작을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큰 자극이 되리라 생각해 보면서 그의 작품소개를 하나하나 들어본다.

작가에 대한 자세한 인터뷰는 다음 기회에 보기로하자.

2001.5.17일 오후1시
대담자: 백지원, 김형준



cgLand(백지원) : 많은 작품중에 특별히 3 작품을 골라 달라.
kjun(김형준) : 마이클, 하이퍼리얼리즘, 베스다.

cgLand : 세 작품중 마이클은 어떤 작업인가?
kjun : 라이팅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쓴 작품이다. 특히 하이라이트가 들어가는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
맥스는 이런 점이 좋다. (이 말 때문에 논란이 없었으면 한다. cgLand.com에 그런 회원들이 없다고 믿는다.) 예를 들면, 몇개 라이트 중에 어떤 것은 스펙큘러를 빼고 어떤 것은 디퓨즈를 빼거나 선택할 수 있어서 좋다 이거다.

'마이클'을 작업하면서 작업 방향이 부분적으로 바뀌었다. 마이클을 만들기 전에, 캐릭터는 반드시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마이클'을 만들면서 (움직이게 할 것인지 한장면으로 만들 것인지 고민하지는 않았지만) 라이팅이 더 돋보이는 장면을 연출하고 싶어졌다. 그러다 보니 애니메이션으로 만들 필요가 없어졌고, 오히려 움직이지 않는 작품이 더 높은 가치를 가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덕분에 편안하게 작업을 했다. 라이팅 효과가 잘 나와서 기분이 좋다.

그리고, 이때 연예인 사진, 미소녀 사진을 모았다. 오해도 많이 받았다. 더 확실한 효과를 만들기 위해서다. 사실, 사진 작업을 하는 분들도 1개 장면을 구성할 때, 엄청난 고민을 하더라. 카메라 프레임안에서 어느 부분을 잘라 버려야 하는지, 어느 부분을 강조할 것인지…등등 나름대로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한다. 그래서 이런 사진을 몇 백장 내려받아 자세히 보면서 어떤 패턴이 있는가 찾아 보았고 '마이클'작업에 응용하였다.


cgLand : '하이퍼 리얼리즘' 작업을 하게 된 동기를 간단히 설명해 달라.
kjun : 진짜 간단하다. 하하 우선은 내가 만들고 싶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가장 근본적인 이유고 가장 중요한 이유다. 만약 내가 'Bess'를 만드는데 ‘Bess’를 무지무지 좋아 해야하지 않은가. 좋아 하고 사랑하지 않으면 어떻게 그렇게 힘든 일을 참고 견디겠는가. 사실 내가 이 배우를 정말 좋아 한다. 그밖에 다른 동기는 아무것도 없다.
이 영화를 딱 한번 보았는데 너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소아'씨에게 농담 삼아 이 영화는 꼭 상을 탈 것이다’라고 말했다. 우연치 않게 아카데미상을 많이도 받았는데, 이 작업을 하면서 그런 부분도 미리 생각을 했다. 이 영화는 분명히 뜰 것이고, 영화가 잘 될 것이라는 것을 이미지를 만드는데 다 고려를 하는 거다. 왜냐하면, 작품을 만들어 보여줘도 작품를 보는 사람이 없으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작품을 올리는 곳, 시기, 시간등을 따져본다. 특히 올리는 날 비가 오면 홈페이지에 올려야 한다. 그래야 밖에 나가지 않고 홈페이지에 접속을 하고 작품을 보는 거다. 게시판을 보면 확실히 차이가 난다. 또 보는 시간, 예를 들어, 설날에 올려 봐야 아무 의미가 없다. 사람들이 많이 돌아다니는 시점 이러한 것들도 다 계산을 해 보는 것이다. 그런 것들은 '소아'씨보다 내가 주로 하는데 거의 대부분 그런 부분을 다 배경으로 업고 제작을 한다. 하지만 그것 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그 그림이나 영화를 보고 뻑이 가니 '이건 남자의 영화다' 하면서. 제작을 하게 되었다.


cgLand : 한때 이 작품이 cglink에서 한참 논란이 있었다.
kjun : '진짜냐 가짜냐' 부터 시작해서, '2D냐 3D냐' 하는 것도 있었고, 또 '왜 실제로 살아있는 배우로 만들었느냐.' 등등 논란이 많았다. (이것은 배경, 캐릭터, 모두 3D로 만든 것이다.) 다른 질문들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마지막 논란거리에 대해서는 할 말이 있다.

'막시무스'를 보면 6장의 사진이 있는데 사람들은 사진과 내 작품이 똑같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 똑같지 않다. 실사진과 겹쳐보면 보면 당연히 다른 것이고, 나란히 놓고 비교해 보면 느낌도 많이 다르다.

출근을 하다가 버스정류장에 서있다고 한다면, '아침 햇살에 비치는 나무들이 멋있다' 고 느낄 수 있다. 이 느낌이 그림을 그리는 출발이다. 마찬가지로 ‘막시무스’-러셀크로라는 사람도 하나의 대상일 뿐이다. 자연이나 그런 대상이 나에게 '아름답다' 라던지 '멋있다' 라는 느낌을 주고 그것을 받아들이고 그리고 나는 그것을 내 안에서 정화를 해서 꺼내 놓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니, "그럼 왜 러셀크로우를 그리는가?"라고 물어본다면 이렇게 되물을 수 밖에 없다. '그럼 왜 이렇게 앵글을 잡는가? 초상화는 왜 그리나?'


cgLand : 그러면 이 작품에서 나타내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가?
kjun : 영화를 보면, 러셀크로우는 영웅이다. 그것도 가정과 가족을 끔찍히 아끼는 그런 감성을 지닌 영웅이다. 마치 라이언 일병구하기에 나오는 주인공이 학교 선생님 이었듯이 러셀 크로우도 그런 캐릭터다. 아주 강하지만 다른면으로 심성이 부드러운 캐릭터말이다.

내 생각에는 이 장면이 그 내면 이미지를 가장 잘 나타내는 장면이다. 전쟁터에서 전투가 끝난 다음, 막시무스의 기억속 모든 감정과 추억이 교차하는 그런 장면이다. 그런 모든걸 표현하는 장면이 이 장면이라고 생각했고 이 장면을 3D로 만들었다. 물론 이 작업을 시작하기 전부터 러셀크로우의 이미지들을 몇 백장 찾았다. 그중에 천픽셀이 넘는 사진도 찾고 그랬다.


cgLand : 기술적으로 특별한 부분은?
kjun : 첫번째는 머리카락이다. 전쟁이 새벽에 끝나는 장면이라 머리가 젖어 있다. 고민을 한참 했다. 짧은 머리가 젤 발른 것 처럼 삐죽삐죽 서있는데 어떤 방법도 잘 되질 않아서 였다. 매핑으로 하는데 되지 않았다. 그래서 '퍼'나 ‘쉐그헤어’를 써서 만들려고 했다. 그런데 머리카락이 삐죽삐죽 선 것처럼 만들 수가 없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퍼'로 다 심었다. 그런데 아무리 해도 밤톨머리 밖에 안되는 거다. 이런 식으로 머리카락을 만드는데 시간이 엄청나게 오래 걸리게 되었다. 이래도 저래도 안되어 큰맘 먹고 처음에 심었던 것을 전부 지우고, 실린더로 머리카락을 가닥가닥 만들어 심어 보았다. 얼마 걸리지 않았다. 2주일을 헤매고 1주일 만에 작업을 다 했는데 만약 처음부터 이렇게 작업을 했으면 3주 걸릴 일이 1주일이면 다 될 일이 었던 거다. 이 말은 작업을 할 때 사람들이 쉽게 생각하기에 편안한 방법(플럭인, 스크립트…)으로 하고 싶어 하는데, 처음에 편한 방법으로 시험삼아 해 봐서 잘 안되면, 곧바로 처음부터 다시 손작업으로 바꿔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마야'를 사용해서(다시한번 말하지만, cgLand에는 '툴의 논란'이 없다고 믿는다) 디스플레이먼트 맵을 썼다. '마이클'은 와이셔스 카라가 3D 특유의 번들번들한 질감이 있지만, 디스플레이스먼트 맵을 쓰면 같은 3D인데도 번들거림이 없어진다. 범프맵과 비교하면, 범프맵에는 그림자가 생기지 않는다. 그런데 디스플레이먼트 맵은 더 섬세하고 작은 부분까지 그림자를 만들어 주기 때문에 질감을 설득력있게 만들 수 있다.


cgLand : Bess Truman를 소개해 달라.
kjun : 이번에 새로 만든 캐릭터고, 'Bess'는 음악과 춤에 관련된 신의 이름이다. 모든 캐릭터 이름은 '소아'씨가 거의 서양 신의 이름을 따서 이름을 짓는다. 그리고 사이버 가수를 컨셉으로 만들었다. 그래서 'Bess'라는 이름을 지었다. 옷이 화려한 이유가 그런 목적이 있어서 그랬다. 꼭 상업적인 목적은 없었지만, 혹 나중에 web3D 기술이 발전을 하고 캐릭터가 자유롭게 말을 하게 되면 가장 먼저 'Bess'를 상업용으로 만들어 보고 싶다.


cgLand : Bess가 가장 애착이 가는 이유는?
kjun : 사람이 움직일 수 있는 거의 모든 동작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앉아 있는 포즈는 정말 힘든 자세다. 3D 캐릭터가 다리를 벌리고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가. 없을 것이다. 팔을 수직으로 올린 자세도 참 어려운 포즈여서 없던거다. 하지만 'Bess'는 모든 인체 동작이 자유롭다. Bess 장면중에 의자에 앉아 있는 장면은 인체동작이 모두 가능하다고 암시하는 장면이다. 포즈 자체도 보여주고 싶었지만, 그 기능까지 보여주는 장면이다. 보통 나이 드신 분들은 이런 캐릭터가 움직이는지 관심이 많기 때문에, 기획상 거의 모든 움직임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주려는 의도도 있다. Bess는 페이셜과 헤어, 모든 포즈, 눈의 동공, 거의 모든 인체 시뮬레이션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Bess'는 모든 움직임이 가능하다. 앞으로 3D로는 불가능해 보이는 자세도 만들어 볼 것이다.


cgLand : 이제 'Bess'는 스폰서하고 목소리 가수만 구하면 되겠다.
kjun : 하하하..
작업을 할 때, 지금 PC 컴퓨터 성능보다 2배 정도 빠른 컴퓨터 성능에 맞춘다. 이제 '마이클' 정도는 PC에서 움직여 볼 수 있다. '하이퍼리얼리즘'만 하더라도 아직은 움직여 볼 수가 없다. 아직은 버겁다. 'Bess'만 해도 렌더링 시간이 40분 정도니, 애니메이션을 하기엔 아직 멀었다.


cgLand : 걱정할 필요 없다. 루카스가 쓴 스타워즈 에피소드도 구상 당시 기술로 못 하니, 한참 후에나 만들지 않았나. 또 뤽 베송이 어릴 때 쓴 '제5원소'도 이제야 영화화 되지 않았는가!
kjun : 맞다. 예술이 앞서 나가는 이유가 미래를 향해 던지는 것이기 때문이 아닌가. 앞으로는 이렇게 될 것이다. 이런거다. 거기에 노력을 하는 거다.


cgLand : 어서 움직이는 날이 왔으면 한다.
kjun : 지금도 움직일 수 있지만 작업량이 많다. 'Bess'는 계속 업그레이드가 될 것이다.


cgLand : 'Bess'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kjun : 혁대 하나 정하는 데도 오랬동안 골랐다. 허리끈 이었다가, 멜끈이었다가, 나중에는 10개 중에서 골랐다. 사진이나 특히 여성잡지도 많이 보았다. 화장하는 방법, 옷이라던지. 이런 연구를 많이 했다. 'Bess'는 옷도 몇 벌이고, 헤어스타일도 몇 번이나 바뀌었고 눈화장 색도 많이 바꾸었다.


cgLand : 이상형은 아닌가?
kjun : 글쎄. 모르겠다. 하하하


cgLand : 여성 캐릭터를 보면 특히 남자 작업자들의 캐릭터를 보면 항상 그 작업자의 이상형을 옅볼 수 있다.
kjun : 그 이상형에 가깝게 만들려고 노력을 하다보면 반드시 이상형은 아니더라도 이상형 비슷한 것 아니겠나. 만드는 동안 이상형이 아니면 그 작업을 하고 싶겠는가. 그 기준에 드니, 열정을 가지고 작업을 한다.


cgLand : 'Bess'의 매력 포인트는 뭔가?
kjun : 입술이다. 입술을 잘 만들었다는 것이 아니라, 마지막까지 수정을 가장 많이 한 부분이 입술과 턱이다. 그래서 작업한 다음 입부분의 나머지가 가장 많이 나왔다. 입을 약간 벌리고 있는 것이나, 미소를 띄거나, 표정이 없는 표정 때문에 입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


cgLand : 'Bess'는 web3D 패션쇼를 했으면 한다. 예전에 미국 모 포털 사이트에서 패션쇼를 했는데, 얼른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옷도 갈아 입히고, 포즈도 자유롭게 하고, 조명도 바꿀 수 있는 그런 패션쇼다.
kjun : 앞으로 기술이 발전을 계속하면 'Bess'는 전부 움직일 수 있을 거라고 '소아'씨와 나는 꿈꾼다.


cgLand : 만들면서 생긴 에피소드나,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kjun : 'Bess' 머리카락은 '스플라인'이 엄청나게 많이 들어갔다. 이 머리는 일일이 밤새 땋아 놓은 것이다. 처음에 내키는 대로 땋아 놓았더니, 여성분들이 (여성분들한테 많이 물어 본다. 여자가 제일 잘 아니까 말이다.) '이게 아니다' 하면서, 땋은 머리 모양을 휴지로 만들어 주었고, 그것을 보고 머리를 밤새 땋을 수 있었다. 머리 땋은 것은 여기저기서 항상 볼 수 있지만, 그냥 보는 것과 실제로 땋아 본 것은 차이가 많다.

이것을 스플라인으로 진짜 머리처럼 보이도록 만들 수 있다. 굉장한 거다. 여기 보이는 머리가 생머리였으면 몇가지만 만들어도 되지만, 염색한 머리라 여럿 만들었다. 머리카락 한올한올 각각 만들어서 그림자도 따로따로 있고 깊이감까지 느껴진다. 눈썹도 '쉐그헤어'로 했고 바탕은 맵핑을 했다.


cgLand : 캐릭터가 전부 서양사람인 것 같다. 이유는?
kjun : 맞다. 기획할 때 촛점을 그렇게 정했다. '소아'씨는 서양에서는 인기가 높지 않지만, 중국에서 엄청나게 인기가 많다. '소아'씨는 처음부터 동양에 초점을 맞춰 제작을 했고 나는 서양에 맞춰 제작을 했다. 내 생각에는 그렇게 차별화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씨지랜드에서 봐도 그렇지만 작가들 대부분이 동양여자를 많이 만드는 것같다. 그런데 아무 생각 없이 만들었다면, 문제가 있다고 본다.

전략을 모든 부분에 적용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전에 철저한 조사와 기획이 필요한 거다. 사실 그렇게 해야 실패할 확률이 적어진다. '소아'씨 작품은 raph.com에서는 40위 정도다. 이것은 ‘소아’씨 작품이 뛰어나지 못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소아’씨는 동양에 초점을 맞춰서 순위가 낮은 것이다. 내 작품들은 서양 사람 눈에 맞춰서 만들었으니 서양 사람들이 좋아 할 것같다.

그런 부분을 생각하는 것과 안하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다. 작품 수준이 문제가 아니라 'Bess'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을 것인가 아닌가 하는 그런 차이다. 물론 뚜껑은 열어 봐야 한다.


cgLand : 보통 작업할 때 기획을 어느 정도 하는가?
kjun : 기획하는 시간이 실제 작업하는 시간보다 훨씬 오래 걸린다. 그러니까 만약에 제작을 1달 했다고 하면 기획은 20일 정도고 실제 작업 시간은 10일 안팍이다. 그러니 기획 기간이 실제 작업 시간의 약 3배 정도까지 걸린다고 봐야한다. 기획을 빨리 하면 다행이지만, 기획이 안되면 그냥 나두는 거다. 생각이 나서 다 될 때 까지 그냥 놓아둔다. 왜냐하면 마음에 들어야지 손을 움직이는 것아닌가. 내 마음이 가야 손도 가는 거니.


cgLand : 'Bess'를 작업한 기간은 얼마인가?
kjun : 작년 10월 정도부터 기획을 시작했다. 되게 오래되었다. 결과가 나오기는 한 3~4월부터 나오기 시작했는데 장면을 구성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보통 작가분들이 만들고 그냥 렌더링 하고 올리는데 나로서는 정말 이해되지 않는다.

'Bess'경우 5장면을 확정하는데만 2개월이 걸렸다. 물론 회사 일로 작업했다면 좀 더 빠르게 작업이 되었을 수도 있지만, 회사를 다니면서 취미로 하다 보니 좀 늦어졌다. 'Bess'경우, 장면 하나에 자세를 잡고 표정을 잡아 놓고 보면 마음에 안들어, 렌더링 된 것을 다 버리기도 하면서, 겨우 5장 레이아웃을 2달 내내 작업을 했다. 이런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면 좀 더 좋은 작품이 나온다. 작가들이 별 생각없이 작업을 마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습관을 바꾸면 좋은 작품을 많이 만들 수 있을 것이다.


cgLand : 'Bess' 전신 장면과 얼굴 장면을 비교해 보면, 얼굴이 달라 보이는데, 왜 그런가?
kjun : 같은 모델링에 화장을 다르게 한 것밖에 없다. 서양여자들이 금발에 부드러운 인상을 마스카라로 강하게 만들듯이, 나도 그렇게 한다. 그래서 두 이미지가 다르게 보인다. 나는 화장한 'Bess'가 개성이 강해서 더 마음에 든다. 그래서 앞으로 나올 'Bess' 스타일은 계속해서 강하고 개성있는 스타일이 될 것이다.


cgLand : 작품을 처음 보고, 'Bess'가 미국 대중가수 '크리스티나 아귈레라'를 닮았다고 생각했다.
kjun : 그렇다. 처음 스타일을 구상할 때, '소아'씨가 '아귈레라'를 추천했다. '아귈레라'의 의상과 스타일을 많이 참고했고 연구했다. 인터넷 여기저기서 내려받은 '아귈레라' 그림만 CD 1장이 넘을 것이다.
아귈레라는 동양인이 좋아할 스타일은 아니지만, 서양 사람들은 참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왜냐하면 건강해 보이고, 아름답고, 힘도 있어 보이고, 섹시하고, 어떤 때는 무서워 보일 때도 있다. 나는 서양여자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잘 모르고 있었는데, 계속해서 자주 보니 서양 사람 눈을 조금씩 알게 되었다. 'Bess'를 서양사람들이 보면 어떨지 참 궁금하다. 'Bess'의 운명이 어떻게 바뀔지가 서양사람 반응에 달려 있으니 거의 모험이다.

여담인데, 남자들이 여자 몸을 잘 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은 여자가 여자 몸을 제대로 알고 있다. 예전부터 데생도 하고 인체 공부를 많이 하고 연구도 많이 했는데, 여성만이 여성의 신체구조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거다. 남자들은 사실 잘 모른다. 실제로 예전에 내가 만든 여자 캐릭터 중에 두 다리가 딱 붙어 있는 것이 있었다. 그런데 그걸 보고 여성분들이 막 화를 내었다. 골반구조 때문에 여자 다리가 절대 붙을 수 없다고 했다.

그냥 알고 있는 것과 작업할 때 실수를 안하는 것은 차이가 크다. 즉 완전히 알 때에만 실수가 없다는 말이다. 그것도 자세하게 완전하게 알때 그렇게 된다.


cgLand(백지원) : 'Bess'가 앞으로 나아 갈 방향은 무엇인가.
kjun(김형준) : 여러가지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사이버 캐릭터가 되는 것이 주된 방향이다. 사이버 가수가 되었으면 좋겠고, 앞으로 언젠가 web3D기술이 더 발전하면, soanala.com에서 일기예보를 'Bess'가 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 이것이 나로서는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가진 목표다. '소아나라'에서 '나라'가 의미하는 것이 이것이다.


cgLand : Tech TV에 나오는 캐릭터 처럼 'Bess'가 실제로 일기예보를 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오랜 시간 인터뷰에 응해 주어 대단히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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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준 작가인터뷰 가기(6월1일 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