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짐 헨슨은 누구?

아동 엔터테인먼트계의 전설이자 혁신가인 짐 헨슨(Jim Henson)은 사실 1990년에 이미 타계했다. 그러나 그의 작품과 비전은 아직 생생히 살아있다. 짐 헨슨 컴파니와 짐 헨슨 크리처 샵(Jim Henson Creature Shop)은 그의 아들인 브라이언 헨슨(Brian Henson)이 운영하고 있으며, 돌아가신 아버지의 꿈을 아주 훌륭하게 구현하고 있다.

그렇게 수많은 명작들 - The Muppets, Bear in the Big Blue House, Fraggle Rock 등 - 을 탄생시킨 짐 헨슨 컴파니가 미취학 아동들을 위해 만든 애니메이션인 '시드 더 사이언스 키드(이하 시드)'는 바나나가 왜 상하는지, 빨대로 빨면 왜 우유가 입으로 들어오는지 등 끊임없이 생기는 아이들의 귀여운 질문들을 아이들의 시점에서 재미있게 풀어주는 또 하나의 명작이다.

아이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고 과학적인 사고력을 길러주는 시드는 헨슨 디지털 퍼페트리 스튜디오(Henson Digital Puppetry Studio)를 온전히 사용해서 만든 첫 번째 작품이다. 크리처 샵은 헨슨이 독점권을 가지고 있는 이 시스템 - 마야 소프트웨어와 멘탈레이 렌더링 소프트웨어를 적극 활용하는 - 을 사용해 가상무대에서 움직이는 꼭두각시의 퍼포먼스를 실시간으로 40개 에피소드 분량만큼 캡처했다. 그렇게해서 '시드'는 2008년 9월 세상에 첫 선을 보이게 되었다.

2. 작업 과정 속 문제

하지만 바나나가 상하면 진짜로 벌어지는 일은 무엇인가? 잘 모르겠다면 여기 열정적이고 늘 호기심으로 가득한 남자아이가 있으니 물어보라. 바로 ‘시드’의 주인공인 ‘시드’다.

시드와 그의 친구들은 이런 중요한(?) 질문들에 대해 답할 준비가 모두 되어 있으며, 그러면서도 노래와 춤과 놀이를 끊임없이 계속한다. 하지만 우리 CG인들에게 가장 궁금한 것은, 물론 여러 과학적인 문제도 그렇겠지만, 이 애니메이션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룩앤필(look-and-feel)이 아닐까.

“사람들은 짐 헨슨을 그저 인형극이나 만들었던 사람으로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라고 짐 헨슨 컴퍼니의 홍보차장인 니콜 골드먼(Nicole Goldman)이 말한다. “물론 인형을 다루는데 천재였던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그는 놀라운 혁신가이기도 했죠. 90년에 돌아가실 때만 해도 지금 우리가 ‘디지털 퍼페트리’라고 부르는 기술을 연구하고 계셨을 정도니까요. 이 디지털 퍼페트리 기술이란 실시간 인형극과 컴퓨터로 만든 애니메이션을 통합하는 것입니다. 그 후로 그의 아들인 브라이언이 아버지의 뒤를 이어 그 기술을 개발해 나갔고, 이제는 그 놀라운 아버지조차 생각하지 못했을만한 방향으로 우리를 이끌고 있습니다.”

사실, 헨슨 디지털 퍼페트리 스튜디오(Henson Digital Puppetry Studio)가 설립된 지는 벌써 한참 되었다(2000년). 그리고 고인이 된 헨슨의 상상이 가장 완벽하게 구현된 것이 바로 이 ‘시드’ 시리즈인 것이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이 디지털 퍼페트리는 진보된 모션캡처 테크닉을 사용해 댄서들의 움직임을 캡처하고, 인형들의 얼굴 표정과 인형을 조정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을 싱크로나이즈 시키며 3D 가상환경 및 효과를 하나의 실시간 장면으로 조합해내는 기술이다.

“이것은 새롭고 흥미롭고 아주 어려운 작업 방식입니다. 실제적인 캐릭터와 과학적인 개념에 맞는 환경을 3D로 만들어 내는 것도 어렵지만, 모든 작업을 완전 실시간 환경에서 구현할 방법을 생각해 내는 것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11개의 주요 환경을 차지하고 있는 캐릭터가 적어도 9명이었고, 이 각각의 캐릭터들은 실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도구들 -로프나 도르래 같은- 과 실제적으로 인터랙션을 해야 했죠. 이 모든 작업은 모션캡처에서 애니메이션 작업, 최종 렌더링까지 다양한 단계별 작업을 포함하고 있었으니, 전체 작업량은 가히 살인적이었죠. 40명의 우리 스태프 아티스트들은 전부 마야를 사용했으며, 저희의 리소스와 시스템은 매일 한계까지 다다라서 종종 컴퓨터를 꺼야 했습니다.” 시각효과 수퍼바이저인 스테판 와일드(Steffen Wild)의 설명이다.

3. 해결책

헨슨 컴파니가 시드를 시작한 것은 이제 갓 일년이 되었지만 디지털 퍼페트리 스튜디오가 이런 류의 작업을 구상해온 지는 이미 9년이다. 그 기간 동안 그들은 과학의 발전이 자신들의 놀라운 아이디어에 부합할 수준으로 성장하기를 애타게 기다렸다고.

“마야가 아니었으면 이런 여러 작업이 병행되고 합쳐지는 애니메이션을 반복해서 작업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마야의 MEL과 파이선 스크립트 덕분에 많은 돈과 시간을 아낄 수 있었죠. 저희는 현재 컨트롤 시스템을 애니마트로닉스에서 실시간 CG 캐릭터 구현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시작단계부터 저희는 마야를 해결책으로 생각했죠. 가장 큰 이유는 사용자가 아주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제프 크리스티의 설명이다.

특히, 마야의 스크립팅 파워가 가장 유용했다고. “지난 몇 년간 우리는 마야를 사용해 표준 표정 애니메이션과 모션캡처 셋업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시드의 경우 저희는 먼저 2D 드로잉으로 컨셉을, 그리고 그것을 가지고 마스켓을 만들었습니다. 이 마스켓들을 스캔해 마야로 불러온 후 메시의 기준선으로 사용했죠. 그 후 메시 셋업을 릭(rig)해서 다른 캐릭터 디자인에 적용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같은 버텍스 카운트와 포지셔닝을 유지할 수 있었죠.”

그렇게 완성된 아홉 개의 캐릭터들에는 세 가지 릭(rig)이 있다. 스테이지 퍼포먼스를 위한 실시간 릭, 포스트 프로덕션의 편집 릭, 최종 애니메이션을 위한 렌더링 릭이 그것이다. “우리가 가진 데이터베이스와 마야의 기능 덕분에 40개의 에피소드를 비교적 빠르고 일관된 스타일로 완성할 수 있었답니다.”

4. 맺음말

브라이언 헨슨은 현재 공동 CEO(리사 헨슨Lisa Henson과 함께)로 아버지의 꿈과 자신의 꿈을 함께 실현시키고 있다. ‘시드’ 시리즈를 보고 있자니 그들이 개발한 혁신적인 방법은 앞으로도 널리 벤치마킹 될 듯하다. 또한 이들이 활용한 오토데스크 마야에 대한 새로운 시각도 생길 것 같다.

“저희는 마야를 완벽한 실시간 생산 구조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마치 라이브액션처럼 말이죠. 이는 어디에도 없었던 시도입니다. 캐릭터들을 릭(rig)하고, 모델링하고 애니메이팅하면서 시스템 퍼포먼스도 관찰합니다. 캐릭터 애니메이션 과정에서 디렉터는 라이브액션 시트콤을 찍을 때처럼 연기자, 플로어 매니저, 스크립트 슈퍼바이저 등과 진정한 의미에서의 상호작용을 할 수 있게 되죠. 큰 차이점이 있다면 모든 데이터가 마야에서 조합된다는 것인데요, 한 컷을 만드는데 약 4,000개의 프레임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실시간 카메라 4대가 작동 중이고요. 모든 프레임이 매일 렌더링 되고 편집자에게 보내집니다. 일간지 같은 시스템이죠. 그렇게 편집된 에피소드가 포스트 프로덕션 시스템까지 도달하면 아티스트들이 색을 보정하는 등 마무리 작업을 합니다. 최종 렌더링도 단계적으로 이루어 지는데요. 먼저 한 색을 셰도우 없이 렌더링 하고, 따로 모든 셰이딩을 내포한 폐색을 렌더링 합니다. 다음으로 배경색을 약간 흐리게 하고 동시에 캐릭터가 더 튀어 보이도록 하는 매트를 렌더링합니다.”

그래도 ‘시드’의 제작과정 중에서 더 궁금한 것이 있다면 웹사이트(www.creatureshop.com/sid.php)를 방문해 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