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14일 연세디지털헐리우드(대표이사 전동수, www.ydhw.co.kr)에서는 “韓日 세미나, 성공하는 캐릭터 영상의 숨은 전략”이 100 여 명의 관객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되었다.

한국과 일본에서 성공한 캐릭터 영상들에 대한 자세한 제작과정과 그리고 현재 캐릭터 영상산업이 안고 있는 문제점 및 그 해결방안 등에 대해 한국과 일본 각각의 대표 디렉터들이 강연자로 나와 약 5시간 가량 진행되었다.

먼저 한국측 강연자로는 ‘TTL 개구리 시리즈’, ‘017i’, ‘국민일보 오이시리즈’, ‘아하론패스 타조시리즈’ 등 이름만 들어도 기억나는 CF 500 여 편에 등장하는 캐릭터 영상 등 CG 부분을 제작하였고, 얼마 전에는 극작용 Full 3D 애니매이션 “Egg Cola”의 데모영상을 제작하여 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CG 영상전문 제작업체 ‘인디펜던스社’의 박 영민 대표가 나왔다. 박 대표는 최근의 캐릭터와 관련 산업에 대해 “이제 캐릭터는 Brand Identity의 확립은 물론, 부가적인 판권사업 등이 고려되어지는 고부가치 산업으로 자리 매김 되었습니다.”라며 본격적인 강연을 시작하였다.

‘017i’ CF에 등장한 캐릭터 영상의 제작과정을 자세히 소개하였는데, 클라이언트와 광고 에이전트와의 캐릭터 컨셉 도출과정에서부터 드로잉 과정, 2D 애니매이션, 현장 촬영, 3D 모델링 과정, 매핑과 라이팅, 3D 애니매이션 그리고 마지막 단계의 실사와 3D 영상의 합성에 이르는 전 제작과정을 상세히 소개하였다.

특히 3D로 제작된 캐릭터가 실사로 촬영된 인물 및 배경화면 등에 정확히 Matching 시키도록 하기 위한 세부작업에 대해 설명할 때는 대부분의 관객들이 강연자의 말 하나하나를 메모하며 듣기도 하였다. 이러한 자세한 설명이 있은 후, TV에서 자주 접했던 CF들을 직접 시사하며, 장면 하나하나에 사용되어진 CG 기법들이 또 한차례 소개되어 관객들로 하여금 보다 생생한 이해를 뒷받침하였다. 또한 자체 기획 애이매이션 작품인 “Egg Cola”의 데모영상도 시사되었는데,전 과정이 MAYA로 제작되었고, 독특한 렌더링 방식을 적용하여 작업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국내 CG 애니메이션 산업의 현주소에 대해 “현재는 아직 유아수준입니다. 선진국의 사례를 보면 제작단계에서 이미 마케터의 입장이 접목되어 상품개발을 염두해 둔 머천다이징 등이 고려되어지는 반면, 아직 국내의 수준은 제작 이후에 마케터들이 합류되어 제작자의 입장과 마케터의 입장에 상단한 차이가 발행하곤 합니다. ‘Egg Cola’ 역시 이 부분이 현재 가장 어려운 부분이기도 합니다.”라고 지적하였다.“애니매이션을 제작하고자 하는 근본적인 목적은 부가가치 창출입니다.”라고 한 박 대표는 관련 산업의 발전을 위한 제안으로 강연의 마무리를 지었다.

먼저 신선한 소재와 스토리 개발에 대한 연구를 지목하였다. “제작 기술은 나름대로 어느 정도는 축적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스토리 등에 대해서는 아직 그 낙후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라며, 이 부분에 대한 교육을 강조하였다.

두 번째 제안 역시 교육과 관련된 부분으로 단순히 기능 중심의 교육이 아닌 애니매이션의 감각을 키울 수 있는 실질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이를 위해 교육기관과 현업과의 유기적 관계가 중요하다고 하였다.

다음으로는 기술개발을 위한 투자다. 예술적인 기술과 수학적 원천기술에 대해 끊임없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하며, 국내 업계 대부분이 중소규모인 점을 감안할 때,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지적하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양한 컨텐츠의 개발을 들었다. 국제 공모전 출품을 위한 단편 애니매이션, TV 상영물, 머천다이징 상품 등 다양한 형태로 제작이 시도되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박 대표는 강연의 마지막에서 “이 산업의 경쟁력은 시간과 인건비입니다.”라며, “정말 재미있고 신명나게 일하면서 돈도 많이 벌 수 있는 그런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고 사명감을 피력하며 강단을 내려왔다.

한국측의 세미나 발표

일본측의 세미나발표

“Less Key Animate, Less Production Time”일본측 강연은 “Rockey & Hopper”, “Mr Digital Tokoro”를 제작하여 일본에서 많은 인기를 모았던 ‘폴리곤 픽쳐社’의 제작기획 국장 시오타 슈조(Shiota Shuzo)가 맡아 세세한 제작과정 보다는 마케팅 분야 등 관련 산업의 비즈니스에 초점을 맞추어 강의를 진행하였다.

일본사람들은 남녀노소를 통틀어 캐릭터 상품을 지니고 사람이 약 75%에 이른다는 조사 데이터를 예로 들며 “일본은 연간 캐릭터 시장규모가 약 40조엔에 이르는 캐릭터의 천국”임을 시사하였고, 그 주요한 원인으로 “일본 사람들은 작은 상징물에 많은 관심이 있다”라며 인문학적 배경에서 그 원인을 설명하였다.

이 회사는 여러 형태의 캐릭터를 기획, 제작한 후, 이들을 하나의 연예인처럼 활용하여 광고 에이전시나 각 기업, 그리고 TV 방송국 등의 영상물과 그림책 등에 출연시키는 형태의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하고 있으며, 현재는 무선컨텐츠 시장이 확대면서 이 분야로의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고 하였다.

아직 출연대기 중인 공룡 등 각종 동물들을 캐릭터화한 영상작품 10여 편이시사되었는데, 짧고 재미있는 스토리 기획과 아이디어로 가득찬 등장 캐릭터들,그리고 움직임의 자연스러움에 모든 관객들은 작품 하나 하나가 끝날 때마다 웃음과 박수를 보냈다.

특히 ’95년에 제작된 “Rockey & Hopper”라고 하는 펭귄을 이용한 캐릭터 는 일본 화장품 회사인 ‘시세이도社’의 CF에 등장하면서 굉장한 인기를 모아, 저금통, 시계 등의 완구류와 내의류 등 300 개의 상품에, 40개의 라이센스를 체결하는 등 이른바 머천다이징 상품화를 통해 지금까지도 매년 2,000만엔의 라이센스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는 “효자상품”이라고 하였다.

또한 인기 연예인을 캐릭터화한 “Mr Digital Tokoro”는 뉴욕 애니매이션 페스티발에서 ‘Finalist Award’를 수상하는 등 해외 여러 컨테스트에서 입선을 하였으며, 245편의 TV 시리물로 제작되어 방영되기도 하였다.

시오타 국장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특징을 "Limit Animation"으로 규정하면서 “애니매이션의 경쟁력은 역시 제작인건비와 시간을 얼마만큼 절약하느냐 입니다. 따라서 기술개발도 이 부분에 초첨을 맞추어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하나하나의 움직임에 Key 값을 주기 보다는 하나의 정지동작에서 다른 정지동작으로의 자연스러운 연결을 통해, 또는 라이브러리나 카메라 기법 등을 이용하여 움직임의 부자연스러움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방법 등이 연구되고 또한 시도되고 있습니다.”라며 작업효율과 경제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제작 과정과 기법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였고, 이를 위해 각 업체에서는 강력한 파이프 라인을 구축하는 것이 가장 앞선 과제라고 주장하였다.

그는 강연의 말미에서 “이제 한국이나 일본 업체 모두는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만 합니다. 이를 위해 뜻이 맞는 한국과 일본 업체가 각각이 지닌 경쟁력을 최대한 살려서 아시아는 물론 미국과 유럽시장을 겨냥한 공동의 작품을 제작하고 마케팅을 펼쳐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라며 인디펜던스와 공동 제작에 관련하여 보다 실무적인 협의를 펼쳐나갈 것임을 피력하였다.

이번 세미나는 하나의 캐릭터 영상물이 완성되기까지 일련의 제작과정을 알아봄으로써 그들만이 지닌 독특한 제작방식과 기술 등에 대해 서로 공유할 수 있는 행사였다. 또한 각 업체들이 안고 있는 나름의 고민을 통해 현 국내외 업계의 현실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 등에 대해 조심스럽게 진단해 볼 수 있는 시간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