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문화인이라면 매 여름 픽사의 애니메이션을 하나씩 봐주는 것이 통례가 되어가고 있다. 작년엔 <월E>가 나왔고 올해는 <업>이 바통을 받았다. 특히 SBA 서울애니메이션센터와 CGLAND가 공동으로 주관하여 학여울 SETEC 국제회의장에서 7월 '픽사'애니메이션 <업>을 중심으로 국내에서는 최초로 장편 애니메이션 스토리 개발 및 라이팅과 비쥬얼 스토리텔링을 위주로 한 세미나를 개최한다고 한다. 세미나의 초청강사를 만나 인터뷰를 나누었다.

 

Digital Brush _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Ronnie del Carmen _ 안녕하세요. 전 스토리 수퍼바이저인 라니입니다. 그 밖에 애니메이션 스토리보드 제작, 프로덕션 디자이너로도 활동 중입니다. 참여한 작품으로는 월E, 라따뚜이, 원맨밴드, 니모를 찾아서, 스피릿, 배트맨: 돌아온 조커, 배트맨 시리즈, 엘도라도, 이집트왕자 등이 있습니다.

조예원 _ 안녕하세요. 전 라이팅 디렉터인 조예원입니다. 참여한 작품으로는 월E, 라따뚜이, 카, 슈렉2 등이 있습니다.

 

Digital Brush _ <업>의 제작기간은 어느 정도였나요?

R&조 _ Pete Doctor의 처음 생각한 아이디어에서 개봉하기 되기까지는  약 5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실제 프로덕션 기간은 3년 정도 였습니다..

Digital Brush _ 참여인원 수는 대략 어떻게 되나요?

R&조: 대략 300명 정도 입니다.

 

Digital Brush _ 미국에서 <업>의 성적은 어떻습니까?

R&조 _ 개봉 당시 주말에 대략 $68.2백만 박스오피스를 기록했습니다.

 

Digital Brush _ <업>은 어떤 영화인가요?

조예원 _ 이번에 픽사에서 새로 나온 영화 <업>은 일흔 여덟 살의 할아버지와 여덟 살 소념이 함께 새로운 세상을 찾아 모험을 떠나는 영화 입니다. 정말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액션 모험 영화인 동시에 우리가 평소에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주는 영화입니다. 나이나 세대에 관계없이 아이들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들 모두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영화 <업>과 함께 이번 여름에 신나는 여행을 떠나시기 바랍니다.

 

Digital Brush _ <업>에서 정확히 맡으신 부분은 무엇입니까? 직무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Ronnie _ Joe Ranft라는 스토리 아티스트가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근무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 때 디턱터가 바쁜 스케줄 때문에 스토리 아티스트들과 커뮤니케이션 할 시간이 점점 줄어 갔습니다. 이때 Joe Ranft에게 스토리 수퍼바이저라는 타이틀을 부여했고, 그때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이 포지션은 디렉터와 스토리 아티스트들을 중간에서 연결시켜주는 커뮤니케이터의 역할이 되었습니다.

 

조예원 _ 제가 일하고 있는 분야는 조명 팀입니다. 픽사에서의 타이틀은 라이팅 디렉터이고, <업>에서의 타이틀은 마스터 라이터(Master lighter)였습니다. 조명 팀은 아트 팀과 함께 영화의 비주얼 룩을 담당 합니다. 즉 아트 팀에서 컨셉 스케치를, 조명 팀에서는 실제로 컴퓨터에서 작업하면서 시각적인 컨셉을 상호 의견을 교환해 가며 계발시킵니다.

 

Digital Brush _ 어떤 계기로 애니메이션에 매료되었나요?

조예원 _ 제가 오래 전에 한국에 있었을 때에 룩소 쥬니어를 본 적이 있었습니다. 작은 전등이 애니메이트 되면서 수많은 감정이 표현된다는 점이 정말 놀라왔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제가 애니메이션 쪽에서 일하게 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 후, 뉴욕에서 공부하게 되었을 때 첼시(Chelsea)에 있는 아트 갤러리에서 비디오를 이용한 설치 작업을 많이 접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시간'과 ‘움직임’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석사 과정 수업 중 Jan Švankmajer 작 품을 보고  어떤 사물이나 인물에 상상을 통한 감정을 부여하여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에 다시 매료되기 시작하였습니다. 또한 어렸을 때 부터 접해왔던 페인팅, 조각, 설치 작업 등을 무한히 적용할 수 있다는 점도 무척 매력적이었습니다. 아직 컴퓨터 애니메이션은 젊은 분야라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Digital Brush _ 많은 한국의 아티스트들이나 후배들이 조예원 씨의 입사 경로를 궁금해할 것 같습니다. 어떤 경력을 밟아 오셨는지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조예원 _  서울대학교에서 미술 대학을 졸업한 후, 뉴욕에 있는 스쿨 오브 비쥬얼 아트에서 컴퓨터 아트를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석사 과정을 하면서 일단 비디오 작업을 주로 하였지만 졸업 작품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 하였습니다. 저는 애니메이션 쪽 수업을 듣기 보다는 주로 설치, 비디오 분야의 수업을 들으면서 당시 뉴욕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던 작가들의 critic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운이 좋게도 당시 함께 공부하던 친구들이 굉장히 크리에이티브한 작업을 하고 있어 더욱 자극을 많이 받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졸업 작품, Trilemma 가 여러 film festival에서 상영되고, student academy 후보에 오르게 되면서 여러 영화 회사로 부터 인터뷰 요청을 받게 되었습니다. 졸업 후, MTV에서 잠시 프리 랜서로 일한 후, PDI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PDI에서 슈렉 2 작업에 참여한 후, 픽사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Digital Brush _ 픽사가 가진 장점은 무엇인가요?

조예원 _ 무엇보다 픽사는 재밌게 일할 수 있는 곳입니다. 경직되지 않고 크리에이티브한 환경이 크리에이티브한 작업을 만들어 내도록 하는 것이겠지요. 정말 재능있고 똑똑한 동료들과 함께 일한 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동료들로부터 배우는 점이 많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제가 그 만큼 일을 많이 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겠지요. 이곳에서 일하는 동료들을 보면 정말 완벽주의자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정말 좋은 의미의 완벽주의지요. 이러한 환경은 항상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Digital Brush _ 픽사에는 외국인이 무척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는 픽사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조예원 _ 때로는 저는 미국에서 자라지 않은 외국인이기에 미국 문화에 관해 이곳이서 자라고 교육받은 미국인들과는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 합니다. 픽사가 만드는 영화는 세계 곳곳에 있는 관중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임으로, 저와 같은 외국인의 의견은 픽사의 영화가 세계의 더 많은 관중에게 이해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Digital Brush _ 한국에서 세미나를 가지신다고요?

R&조 _ 네. 7월 3~4일, 양일 SETEC에서 열립니다. 국내 최초로 스토리를 주제로 한 컨퍼런스이니 흥미롭게 진행될 것입니다. 이번 세미나는 <업>의 이야기가 어떻게 시작되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로 개발되었는지와 화면에서 보여지는 색감의 변화가 어떻게 스토리의 흐름 표현하는지에 대한 비쥬얼 스토리 텔링을 공개하여, 세미나가 끝나고 돌아갈 때에는 ‘나도 나의 스토리를 개발할 수 있겠다’ 라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