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팅

디렉터가 원하는 것을 확실히 구현하기 위해 사전 개발 작업이 다양하게 이루어졌다. 일단 FX 팀은 라이팅 팀 및 컴포지팅 팀과 밀접하게 작업을 했으며, 라이팅 및 컴포지팅 팀들은 자신들의 Nuke 요소들을 추가해 FX 팀이 만든 3D 공간의 빈 곳과 배경을 아름답게 채워 넣었다. 이렇게 일을 분산시킴으로 렌더 팜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을 수 있었으며 라이팅 작업자들은 한꺼번에 어마어마한 양의 정보를 취하지 않아도 되었다.

라이팅 수퍼바이저인 하지 우에사토는 다음과 같이 자신이 겪었던 어려움을 회고했다. "FX 팀과 거의 한 팀처럼 작업했습니다. FX 팀에서 놀라운 볼류메트릭 안개 요소들을 만들어 구름을 형상화 하면, 저희 팀에서는 2D 노이즈를 기본으로 한 요소들로 그 구름을 꾸몄습니다. FX 팀에서는 미스트 몬스터의 효과를 만드는데 수개월을 투자했는데, 과연 이 미스트 몬스터는 정말 복잡하고 까다로운 작업물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라이팅 쪽에서 보자면, 이 작업물이 대부분 3D 요소들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전통적인 방법으로 라이팅 작업을 할 수 있었고 컴퓨터로 효과들을 증대시켜 진짜처럼 보이게 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부분에서의 라이팅은 무척이나 어려웠고, 뜻하지 않은 난관도 많았다고 한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저희가 다루어야 하는 세계가 지금의 세계와는 너무나 다른 곳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이전 아이스 에이지 시리즈의 캐릭터들은 얼음 위에서 사는 생명체들이라 진흙색, 고동색, 초록색, 주황색, 노란색을 흰색이나 파란색 위에 나타내야 했습니다. 그러나 배경이 땅속으로 바뀌어 세상이 온통 고동색이고 빨간색일 때, 어려운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죠. 더구나 주위 환경이 무척 울창했다는 사실도 이 작업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습니다.”

벅

벅이 등장하는 부분은 사실 예전 ‘지옥의 묵시록’이란 영화에서 마틴 쉰이 조용히 수면 위로 일어나는 장면에서 따 온 것이다. 물론 벅의 경우 털이 온통 물에 젖어 몸에 붙어 있는 상태였지만. “과거에는 털이 젖은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 불가능했습니다. 젖은 대걸레를 써보기도 했지만, 확실하게 ‘이거다’하는 방법은 없었습니다. 털 위로 생기는 광택을 없애거나 인위적으로 만들거나 할 방법이 전무했죠. 더구나 그 털 위로 물방울 등의 효과를 내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고요.” 블루 스카이에서는 그래서 아이스 에이지 3를 만들면서 기술력 개발에도 힘을 쏟았다. 그리고 수동으로 애니메이트한 FX와 과정적 혹은 시뮬레이션을 바탕으로 한 효과들의 장점만 결합하는데 성공했다.

블루 스카이는 그러나, 아주 자동적이고 시뮬레이션을 바탕으로한 방법이나 수동적인 방법이나 카를로스 살다나 감독의 마음에 완벽하게 드는 작품을 만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사실을 자각했다. 그렇다고 그들 구미에 맞는 조정력이나 연출력을 발휘하기가 쉬운 것도 아니었다. 특히 물이 똑똑 떨어지거나 흘러가는 장면들에서는 각각 다른 해상도와 노이즈를 가진 네 개의 물 관련 시스템을 사용했고 사용된 시스템들이 균일하게 결합하도록 했기 때문에 작업은 굉장히 복잡해질 수밖에 없었다.
“저희는 각종 테크닉을 다 동원했습니다. 몇 FX 애니메이터들은 리그를 사용해 수작업으로 애니메이트된 물방울들을 만들어 벅의 코나, 입술이나, 물고 있는 칼 위에 위치시켰습니다. 이 물방울 요소들에게는 벅에게서 떨어져 나와 물속으로 들어가는 애니메이션이 적용되었고요.”

“저희가 하는 일이란 결국 수작업으로 애니메이트한 입자들 중 몇 개를 선별하고 리얼플로우(Realflow)의 리얼웨이브(Realwave) 표면을 사용해 2D 액체 시뮬레이션에 적용하는 것입니다. 리얼웨이브 덕분에 물방울들이 떨어질 때 만들어지는 잔물결들을 효과적으로 조정할 수 있었습니다.” 더구나 이런 장면들은 모두 클로즈업된 장면이었기 때문에 해상도도 높아야 했고 모든 것이 정확하고 세밀해야 했다. 즉, 물이 연쇄적이거나 이차적으로 튀는 것까지 감안해야 했던 것이다. “수작업으로 만든 FX와 시뮬레이션 효과들을 조합했기 때문에 조정이 더 쉬웠습니다. 두세 번 반복하다보니 감독님이 흡족해 하시더군요. 결국 둘을 합하는 것은 괜찮은 방법이었던 것이죠.”

눈 발자국

가필드가 처음 블루 스카이에 FX 팀원으로 입사했을 때 그가 처음 맡았던 작업은 아이스 에이지 1편 작업의 일환으로 아주 많은 눈 위 자국들을 촬영하는 것이었다. 그 당시 블루 스카이에서 자체적으로 NURBS 행군이라고 불렀던 그 작업의 과정은 땅의 면과 지오메트리가 교차하는 부분을 캡처하면서 높은 대비의 그레이-화이트 텍스처맵을 만들고, 그 텍스처 맵들을 키 라이팅해서 Shake로 가져와 디테일을 더하고 엑스포트 한 후 표면을 바꾸는 작업의 연속이었다. 무척이나 일률적이고 고되었다. “그래서 수백 개의 눈 발자국이 등장하는 장면을 보고 ‘이 방법으론 부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블루 스카이의 Research and Technology 팀은 결국 자체 발자국 테크놀로지(bssFootprint)를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마야의 플러그인으로 자국을 남기는 객체들의 피드백을 지오메트리의 모양을 매 프레임마다 변경시킴으로써 아티스트들이 그 자리에서 화면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어플리케이션이다. 이제 장면 하나를 촬영하는 데에 들었던 수일은 수 시간으로 대체되었다. 감독이 일정 부분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을 때, 처음으로 돌아가 시뮬레이션을 다 다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야의 스컬프팅 툴과 R&D 팀이 만든 다른 플러그인을 같이 사용해 프레임별로 모양을 더 정교하게 다듬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저희 작업 과정이 얼마나 편해졌는지 몰라요. 이제 발자국 따위를 무서워하지 않아도 되었죠. 이제 오히려 반길 정도입니다.”

한편, 가필드는 이미 다음 스케줄을 정리 중이다. “이미 다음 영화에 대한 견적이 나온 상태입니다. 스토리 구성, 대본 작성 등의 초기 단계에서부터 빨리 빨리 움직이지 않으면 도저히 영화를 제 시간에 만들 수가 없으니까요.”

출처 : CGsocie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