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곤 엔터테인먼트는 2007년까지 ILM에서 CG 수퍼바이저로 근무했던 한스 울릭(Hans Uhlig)이 회사를 나오면서 창립한, 산 라페엘에 위치한 회사이다. 특이하게도 ILM은 자신이 썼던 건물을 떠났고 폴리곤 엔터테인먼트가 그 곳에 그대로 남았다. 한스 울릭은 영화 <투머로우>와 <월드 오브 투모로우>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한스 울릭은 예전 ILM에서 스태프로 8년간 근무했다. 처음에는 테크니컬 디렉터였다가 나중에 CG 수퍼바이저가 되는 등 여러 큰 프로젝트에 참여했기 때문에 그는 ILM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 그것이 그가 폴리곤 엔터테인먼트를 창립하게 된 힘이 되기도 했다고.

<해운대>의 제작사는 할리우드에 준하는 효과와 작품 퀄리티를 원했다. 그래서 영화제작자들과 주인공 배우들은 미국으로 건너갔고 폴리곤 엔터테인먼트는 이들과 4주 동안, 시각효과와 특수효과가 특히 많이 들어갈 액션 시퀀스들을 촬영했다. 울릭은 특수효과 수퍼바이저로서 영화가 제작되는 기간 동안 한국 촬영 현장에도 자주 모습을 드러냈다.

한스 울릭이 해야 할 일은 간단히 말하자면 '멋진 폭풍'을 그려내는 것이었다. 2001년 그가 작업한 <퍼펙트 스톰>에서 물 다이내믹스와 물 효과의 구성력으로 그의 실력은 검증된 바 있다. 그때의 경험 덕분에 그는 이 작업을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다.

“그 당시의 저는 스스로가 작업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렌더 기술력 때문에 제한을 많이 받았었죠. 이번에 <해운대>를 촬영하면서 그런 점까지 모두 고려해서 목표를 세웠습니다. 그때와 비슷한 팀원들을 모아 팀을 구성하고, 전부 모여 앉아 <퍼펙트 스톰> 당시에는 할 수 없었으나 지금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그 중 어떤 것을 해운대에 적용할 것인지를 논의했습니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바뀌지 않는 것들이 있는 법이지만, 저희는 ‘무한한 대양(infinite ocean)’이라는 새로운 유체 다이내믹 시뮬레이션을 개발하는데 성공해 보다 멋진 파도 패턴을 살리면서 쉽게 조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무한한 대양

<퍼펙트 스톰> 제작 당시만 해도 보통 NURBS 그리드를 만들고 해상도를 카메라까지 키운 다음 떨어트려 바다가 멀어 보이도록 했다. “<해운대> 제작 때는 같은 시뮬레이션을 그리드 상에서 한없이 반복하는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상도도 유지되면서 바다의 수평선도 아득해 보일 수 있었습니다. 즉, 본질적으로 ‘무한한 대양’이 아니라 다량의 해상도와 디테일의 집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수 울릭의 설명이다.

백로트에서의 푸티지 샷은 모두 디지털 작업물이며 Sony F23을 사용했다. “최신 기술을 총동원해서 라이브 액션 판들을 촬영했습니다. 예전 ILM이 썼던 빌딩에서 작업을 하다 보니 여러모로 편리한 점이 많은데, 저희가 필요한 것들이 빌딩 안에 전부 있다는 게 참 좋았어요. 특히 모델 샵이 훌륭한데, 저희가 마음대로 쓸 수 있었습니다.”

경제가 전 세계적으로 하락기를 맞이함에 따라 전체 프로덕션을 폴리곤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특징은 커다란 장점으로 다가왔다. “저희의 컨셉은 한 마디로 원스톱 쇼핑입니다. ‘자, 돈 입금 됐다, 너는 플레이트 촬영을 하고, 너는 프린시플을 찍어라, 제작자와 온라인 미팅을 하자. CG 처리 하고 그린스크린을 가져와라. 구성은 누가 할거냐, 작업 끝났다, 이제 가져다 주자.’인 셈이죠. 그것이 바로 저희의 ‘틈새 공략’인 것이기도 합니다.”라는 울릭의 설명.

해운대의 촬영은 8개월에 걸쳐 진행되었다. 그 중 4주는 미국에서 폴리곤의 주도하에 진행되었다. 제프 올슨(Jeff Olsen)은 ILM에서 <스타트렉>을 마친 후 폴리곤에 합류한 인물로 이 부분에서 특수효과 프로듀서의 역할을 맡았다. <해운대>의 초반부에 10분 동안 등장하는 사나운 폭풍 속에 휘말려드는 배 장면은 전부 산 라파엘의 백로트 60피트 탱크에서 촬영된 것이다.

폴리곤은 마야에서 배를 만들었고 오토캐드로 임포트했다. 그 후 구축팀이 이 파일을 참조해 배의 중앙부를 짐벌(gimbal) 시스템까지 도입하며 만들어 CG와 실제 모델이 완벽하게 어울리도록 했다. 폴리곤 팀은 탱크에서 이 폭풍우 장면을 수차례 반복 촬영했고, 그 횟수만큼 그린 스크린 촬영도 실행해 CG 물과 실제 배가 완벽히 합치될 수 있도록 했다.

CG물은 폭풍이 치는 바다에서 해안선을 덮치는 쓰나미까지 다양한 형태로 영화 전반부에 등장한다. 이 커스텀 워터 파이프라인은 CG 수퍼바이저인 제이 신(Jay Shin)과 수석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에릭 크룸레이(Eric Krumrey), 쉐이더 개발자이자 시퀀스 수퍼바이저인 켄 웨슬리(Ken Wesley)가 개발했다.

출처 : www.cgsociety.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