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을 맞은 국산 애니메이션 업계가 ‘새로운 부흥기’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떠 있다. 마리이야기, 원더풀 데이즈, 아크, 엘리시움 등 국산 대작들이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는데다 정부에서도 적극적인 육성책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지난 12월 언론 및 문화예술인 특별 상영회를 가진 ‘마리이야기’는 발표회장을 가득 메운 관람객들로 인해 이런 기대가 헛된 꿈만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해 줬다.

지난 해에도 ‘별주부해로’ ‘런딤’ 등 극장 개봉작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으나 관람객들의 반응은 기대에 못 미쳤다. 하지만 올해 개봉하는 작품 중에는 제작비만 100만 달러를 넘어서는 블록버스터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고 작품성 또한 인정 받고 있다.

오는 11일 개봉하는 ‘마리이야기’는 올해 극장용 국산 애니메이션의 첫 테이프를 끊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씨즈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이 작품은 국내 최초로 안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본선에 초청돼 주목 받았던 이성강 감독의 첫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한국 애니메이션의 약점으로 지적돼 온 시나리오 부재를 극복하고 일반 성인관객까지 흡수할 수 있는 러브 판타지 장르를 채택했다.

독창적인 캐릭터와 환상적인 색과 이미지, 서정적인 스토리로 특별한 기대를 받았다. 클래식 기타리스트 이병우의 배경음악과 인기가수 성시경의 주제음악, 이병헌, 안성기, 배종옥, 나문희, 장항선 등의 목소리 캐스팅으로도 화제가 됐다.

지난 10월 오픈한 ‘마리이야기’ 홈페이지는 300만 페이지뷰와 방문자 40만을 기록하는 등 반응이 좋다.

올 여름께 극장 개봉할 원더플데이즈도 기대를 걸고 있는 작품이다. 양철집이 제작 중인 이 작품은 지난해 일본 앳마크(At Mark)사와 최소 개런티 250만 달러(약 32억원)에 판권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원더플데이즈’는 2D와 3D, 미니어처, 실사를 혼합한 독특한 제작 방식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제작비만 해도 100억원이 넘는 블록버스터. 환경오염이 극심해진 22세기 버려진 섬 미르에서 살아가는 한 청년을 주인공으로 사랑과 전쟁을 그렸다.

디지털드림스튜디오가 제작 중인 ‘아크’도 올 여름에 극장 개봉할 예정이다. 700만 달러(약 85억원) 이상의 제작비가 소요된 ‘아크’는 완전 3D 애니메이션의 가능성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는 작품이다. 또한 영화 제작에는 오우삼 감독, 레인보우스튜디오, 윌리엄모리스 등 에이전시들이 참여하고 배급도 디지털드림이 맡아 진행할 예정이어서 해외 진출도 예상되고 있다.

문화부는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과 국제방송교류재단을 통해 국산 애니메이션 업체의 해외 수출 및 투자를 적극 지원한다.

문화부가 최근 발표한 계획에 따르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NATPE2002를 비롯해 도쿄아니메페어, 프랑스 MIPTV, 중국 투자로드쇼, 미국 LIMA2002, 프랑스 MIPCOM2002, 런던 유럽투자로드쇼 등에 한국 업체들이 참가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서울애니메이션센터도 안시, 히로시마, 오타와 등 유수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 출품 지원할 계획이다.

센터는 우선 오는 6월 프랑스에서 열리는 안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 국내 애니메이션 작가의 중장단편 애니메이션 등의 출품과 동시에 열리는 견본시 MIFA에도 참가를 지원한다.

센터는 안시와 함께 세계 4대 애니메이션 행사로 꼽히는 캐나나 오타와와 일본 히로시마 국제 히로시마 국제 애니메이션페스티벌의 참가 지원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