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media.cgland.com]

2002년에는 다양한 C.G. 애니메이션들이 극장에서 관객을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지난 11일 이성강 감독의 "마리 이야기"가 첫 테입을 끊었다. 제작 과정부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아온 "마리 이야기". 관객들은 "마리 이야기"를 보고 어떤 느낌을 받으며, 어떤 평가를 내릴지 할지 사뭇 기대가 된다. cgLand는 지난 10일 "마리 이야기"를 제작한 Siz Entertainment를 방문 했다. 이미 "마리 이야기"를 제작에 참여했던 팀은 해산한 상태였기 때문에 작업 과정에 직접 참여한 CG 애니메이터들을 만날 수는 없었다. 하지만 Siz Entertainment의 Line PD 이동은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마리 이야기"제작과 관련된 전반적인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오현택 (cgLand) - Siz Entertainment에 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동은(Siz Entertainment) - Siz는 영화사입니다. 애니메이션 제작사라는 관점에서 출발한 회사는 아닙니다. 영화사인데, 첫번째 프로젝트로 마리 이야기라는 애니메이션을 시작했습니다.

오현택 - 왜, 애니메이션을 선택했습니까?

이동은 - 굳이 애니메이션을 해야 되겠다고 해서 애니메이션을 선택한 건 아닙니다. 어떤 작품을 할까 하다가 생각하는 와중에 "마리 이야기"가 다가왔습니다. 전부터 이성강 감독하고 Siz Entertainment의 조성원 대표하고, 이성강 감독의 단편들을 가지고 작업을 하기 위해 만났었습니다. 이성강 감독이 "마리 이야기"라는 장편 아이템이 있다면서 "소리의 방"과 같이 건내며 제의를 해왔는데 조성원 대표가 "마리 이야기"가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에 제작에 시작했습니다. 이성강 감독이 전에 만들었던 단편들의 색깔이나 느낌하고 "마리 이야기"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스토리와 결합이 되면 뭔가 다른 작품이 나오겠다는 생각이 들어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굳이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에 시작한 건 아닙니다. 철저하게 아이템이 "마리 이야기"였기 때문에 시작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오현택 - Siz Entertainment에 관한 자료를 인터넷에서 찾다보니 신인가수 모집에 관한 글도 있었고, "짱구는 못말려"와 같은 게임을 유통하는 업체라는 정보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이런 사업도 합니까?

이동은 - (웃음)아 전혀 아닙니다. CIZ라고 케릭터 회사도 있는데 전혀 관계없습니다. 저희는 영화사입니다. "명 필름 "이나 다른 영화사처럼 영화사인데 다른 곳들은 실사 영화를 먼저 시작하였고, 요즘에 애니메이션을 하는 곳이 보이는데, 저희는 "마리 이야기"를 먼저 만나 애니메이션을 먼저 시작한 경우 입니다. Siz의 전 직원은 6명입니다. 6명 모두 영화에 관련된, 실사 영화에 관련된 일을 하시던 분들이 모인 집단입니다.

오현택 - 그럼 다들 애니메이션을 처음 시작하는 분들 입니까?

[조성원 대표(좌)와 이성강 감독(우)]

이동은 - 네. 단지, 이성강 감독과 애니메이터들만 애니메이션에 관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일반 실사 영화를 하던 사람들과 애니메이션을 하던 사람들이 만나게 된 계기는 조성원 대표 때문인 것 같습니다. 조성원 대표는 지금까지 한국 애니메이션은 영화적인 접근이 없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애니메이션은 영화 장르 안에서의 애니메이션이라기 보다는, 애니메이션으로서 독자적으로 존재해왔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스템 적으로도 영화적인 접근이 없었습니다. 이렇다보니, 관객들하고 만나는 것도 폭도 좁았었습니다. 영화하는 사람들은 애니메이션을 너무 모르고, 애니메이션 하는 사람들은 영화를 너무 모르는 것 같다는 판단을 하여,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결합을 한 지점을 찾으면, 관객들에게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고,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잘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위에 "마리 이야기"가 탄생한 겁니다. 사실 그림을 그리는 애니메이션 이외의 모든 과정은 영화적인 요소들이 적용되었습니다. 홍보, 마케팅, 후반작업, 음향작업, 그리고 기획을 하는 단계는 물론 배급라인까지 실사영화 제작 과정과 동일합니다.

오현택 - 마리이야기 제작하는 과정중에 어려웠던 점은 없었습니까? 인력관리라든가, 원하는 중간 결과가 안 나왔을 때 의 어려움. 이러한 경우들 말입니다.

이동은 - 제작과정 중 초기 시나리오 작업시기에만 많이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물론 모든 과정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시나리오 작업이 굉장히 오래 진행되어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이성강 감독이 가지고 있던 원안을 가지고 그대로 관객들에게 다가가기에는 어려워서 1년 반이라는 시간동안 시나리오 작가 세명이 작업을 하다가 마지막으로 강수정 작가가 시나리오를 썼는데, 거기까지 걸린 시간이 1년반 입니다. 이성강 감독도, 처음 생각했을 때는 작게 생각하고, 이렇게 까지 커질 줄은 예상을 못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시나리오 내용을 포함한 모든 부분들이 처음에 원래 생각했던 부분에서 점점 커지니까 많이 당황하셨던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환상이라는 개념에 대해 좀더 구체적인 무엇인가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 하지만 감독이 생각하는 건 그게 아닐 수 있지 않습니까? 이런 조율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오래 걸렸던 것 같습니다. 시나리오 작업 이후에는, 그렇게 문제가 있었던 부분은 없었습니다. 시나리오 작업 과정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오현택 - 현재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때 투자를 받기가 쉬운 상황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어려운 상황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동은 - 그건 어떤 영화냐에 따라 틀린 것 같습니다.

오현택 - 어떤 아이템을 가지고 있느냐 그거에 따라서 달라진다는 뜻입니까?

이동은 - 어떤 아이템이냐,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하는 사람들이냐에 따라, 쉽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고 어렵다고 이야기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현택 - 애니메이터들은 어떻게 모집했습니까? 인터넷을 통한 공고가 있었습니까?

이동은 - 애니메이터들은 3차례에 걸쳐 모집을 했습니다. 감독님이 워낙 애니메이터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는 분이라서 감독님과 같이 작업을 하셨던 분들이 처음 모이고 주변에서 아름아름 아시는 분들이 이차적으로 모였습니다. 그리고 공고를 통해서 3차 모집을 했습니다. 핵심멤버들은 1차 때 모였습니다.

오현택 - 그럼 이 PD님은 마리이야기 제작하시면서 애니메이션을 처음 접하셨군요?

이동은 - 그렇죠? 만화로 보는거 말고는 만든 건 처음이죠.

오현택 - 제작하는 입장에서,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에 대한 아쉬움이나 문제점 생각해보신 적 있으십니까? 아니면 제작 시스템의 문제점이라든가. “이건 아닌 것 같은데”, “이렇게 했으면 좋겠는데.. ” 이러한 생각들 말입니다.

이동은 - “이건 아닌 것 같은데...”는 정말 아닌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다들 나름대로 굉장히 노력을 하고 계십니다. 지금은 어느 정도 가라앉았는데, 작년만해도 거품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여기저기서 모두 애니메이션 하겠다 하고, 너무 거품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된 것 같습니다. 주변이야기를 듣고, 사람들을 만나보면 다들 굉장히 열심히 하시는 분들입니다. 그리고 뜻이 있고 의지도 있고, 그에 따른 재능도 있으신 분들이 대부분인 것 같고, 그리고 예전에 저희가 시작할 때만 해도 애니메이션적인 시스템, 기획력의 부재 이런 소리를 굉장히 많이 들었는데, "마리 이야기"는 기획력의 부재 같은 문 제를 극복하기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Siz뿐만 아니라 지금 만들어 지고 있는 다른 제작사의 작품들도 사실 굉장한 기획인력들이 투입되어 작업이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크게 문제가 될 것 같진 않은데, 단 하나는 그 수준, 지금 수준을 뛰어넘어서, 지금의 시점에서는 어찌됐든, 처음부터 끝까지 완성할 때까지 책임을 지고 작업을 해본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인력들이, 실질적인 업무에 있어서 정말 필요한 인력들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TV 애니메이션에 관한 인력은 많았는데, 극장용은 인력이 별로 없어서 애니메이터들도 그렇지만 프로덕션 자체를 진행하는 인력들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그런 작품들이 없었으니까, 어떻게 보면 당연합니다. 마찬가지로 후반작업을 하는 업체에서도 애니메이션이라는 작업을 안 해봤기 때문에, 저희 들도 작품을 하면서 혼돈도 있었고 커뮤니케이션이 안되 고생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이 하나하나 완성해 나가는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오현택 - "마리 이야기"가 영화와 애니메이션 접목한 시스템의 초석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군요?

이동은 - 네.

오현택 - Siz Entertainment 다음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이동은 - 이성강 감독님이 다음 애니메이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현택 - 벌써 착수하신겁니까?

이동은 - 그럼요?

[시사로 모여드는 사람들]

오현택 - 또 애니메이션이군요?

Siz - 일단, Siz에서는 애니메이션 쪽으로 이성강 감독님 작품을 계속 할 예정입니다. 애니메이션은 실사 영화처럼 1년, 2년 단기간에 끝낼 수 있는 작업이 아니고, 오랜 기간을 가지고 작업을 합니다. 이번에 준비하는 작품은 코믹 무협 액션이구요. "마리 이야기"는 잔잔하고 동화 같은 이야기인 반면, 이번 작품은 정말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이죠.

오현택 - 이번 프로젝트도 이성강 감독님 작품입니까?

이동은 - 네. 지금 시나리오 작업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건 비밀이지만, 이성강 감독의 짧은 실사영화를 하나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회사에서 이성강 감독의 작업외에 다른 실사영화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오현택 - 현재 미국에서는 "슈렉", "몬스터 주식회사", 그리고 아직 국내에서는 개봉 안 했지만 "천재 소년- 지미 뉴트론"등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영화들이 계속해서 흥행에 성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투자도 몰리고 시장도 활성화되고 있는데, 국내에서도 지금까지의 한국영화 흥행붐과 맞물려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한 애니메이션의 붐이 일어날까요?

이동은 - 이미 투자는 많이 몰린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아이템과 그걸 진행할 수 있는 능력만 가지고 있으면 자금이 부족해 제작을 못하는 시대는 지나간 것 같습니다. 애니메이션 투자 조합도 많이 생겨나고, 영화투자 조합에서도 애니메이션 투자를 위해 일부 자금을 지정해 놓기도 하고, 이제 문제는 실력입니다.

오현택 - 얼마나 관객들이 원하는 걸 보여줄 수 있는가 그런 능력 말씀하시는거죠?

이동은 - 네. 관객들은 이미 눈이 높아져 있기 때문에, 한국사정 다 봐줘가면서 영화를 볼 것 같진 않고, 그렇다고 우리가 당장 첫 걸음으로 "몬스터 주식회사"같은 영화를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진 않습니다. 우리만의 독특한 뭔가를 개발하면서 그거보다 나은 지점을 찾아가는 것이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현택 - 영화 제작하면서 국내 다른 CG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의 작품들을 보셨습니까?

이동은 - 네.

오현택 - 어떤 생각 드시드셨습니까? Siz Entertainment가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는 아니지만 같은 애니메이션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봤을 때 어떠셨습니까?

이동은 - 장하다고 생각했습니다(웃음). 저는 정말로 굉장히 신기하게 느껴지기도 했구요. 계속 이렇게 끈질기게... 사실 특별한 어떤 성과... 라고 하긴 뭐하지만, 결과물이 국내에서 환영 받는 경우가 많지 않았잖아요?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끈질기게 하는 것 보면 정말 존경스럽기 까지 합니다. 영화도 마찬가지 입니다. 실사영화의 경우도 자기 전세금 빼서 스탭들에게 주고, 물론 나쁜 사람들도 많지만, 계속 하시는 분들 보면, 그러면서 까지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싶어서 참 존경스럽기 까지 합니다. 잘될 거라고 믿습니다.

오현택 - 3D팀장 김민호씨는 어떤 사람이였습니까?

[극장 안에서 시사회를 기다리는 사람들]

이동은 - 음~ 감독님을 되게 닮아가고 싶어 하는 분인 것 같았습니다. 제가 옆에서 봤을 때는, 굉장한 실력도 있고, 성실하고 늘 공부하는 자세로 임하시는 분 이었습니다. 저희는 됐는데 자기 욕심에 안 맞으면 더 하시는 분이셨습니다. 거의 작업할 동안은 여기서(숙직실) 지내셨습니다. 낮에 일하고 밤에 공부하고, “이런 건 어때요? ”하며 제안도 하고.

오현택 - 컴퓨터 그래픽에 뜻이 있는 사람들이 이러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어떤 자격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이동은 - 글쎄요?(웃음) 그 일을 정말 좋아하면 되리라 생각합니다.

오현택 - 열정이요?

이동은 - 네. 그러니까... 정말 내가 그 일을 좋아하는지, 안 좋아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하다가 보면 분명히 지루하거든요. 저는 애니메이터가 아니라서 활동범위가 넓고, 때문에 관여하고, 참견하고, 간섭할 수 있는 여지들이 충분히 많습니다. 돌아다녀야 할 때도 많고, 이곳 저곳… 그런데 에니메이터들은 사실상 컴퓨터 앞에 매달려서 계속 일을 해야 되잖아요.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 까지. 그게 정말 참 좋아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인 것 같습니다. 저 같은 사람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답답하고 지루해질 수 있는 작업인 것 같고, 사실 많이들 힘들어 하고 ... 3D 팀장(김민호)은 정말 이걸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다른 사람들도 그랬지만... 다행이 저희와 일을 같이 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그런 생각을 가지고 계셨었습니다...

오현택 - 다른 프로젝트에도 "마리 이야기" 제작에 참가했던 인원들이 다시 모이겠군요?

이동은 - 그렇죠? 그 사람들과 Siz와 시간대가 맞고, 때가 맞으면 저희는 그러고 싶습니다.

오현택 - 개봉일이 임박해서 바쁘실탠데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리 이야기"와 같은 도전이 우리나라 애니메이션계에서 계속 이어지길 바라면서 인터뷰 마치겠습니다.

위 인터뷰는 전체 내용중 일부만 발췌한 겁니다.
인터뷰 내용중 소개 안된 부분이 궁금이 하십니까?

(주) 씨즈 엔터테인먼트
서울시 성동구 옥수동 296-23 신송빌딩 2F
Tel:02-2291-6835~6
Fax:02-2281-5398
E-Mail:ehchoi@siz.co.kr

관련기사

"마리이야기" 홍보 나선 컴팩코리아 [2001-12-27 00:11:44]
디지털로 재현하는 추억 - 마리 이야기 [2001-12-16 14:31:04]
국산애니 [마리이야기] [2001-09-03 09: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