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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호(Kim, Minho)

http://artist.cgland.com/romare
romare@hanmail.net

cgLand는 김민호 작가와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김민호 작가는 최근에 개봉한 "마리 이야기" 제작에 3D 팀장으로 참가하였습니다. 현재 "Digital Lighting and Rendering"과 "Particle Motion Design and Particle Mapping"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며 Nthma팀원들과 함께 단편 애니메이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 인터뷰가 컴퓨터 그래픽에 관한 김민호 작가의 생각과 그의 작품에 대해 좀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작가 김민호

cgLand(오현택) - 먼저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romare(김민호) - 자기 소개라고 하니 신입생 기분이 나네요. ^^ 이름은 김민호구요. 애칭으로 romare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매일은 romare@hanmail.net 홈페이지는 http://artist.cgland.com/romare입니다.

cgLand - Romare가 무슨 뜻이죠?

Romare Bearden (1914-1988)
Jazz

romare - Romare Bearden이라는 현대 미술 아티스트의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서민적인 분위기에 재즈가 가미된 추상적이고 아름다운 작품을 전시회에서 접하고 강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약 6년전 이였는데, 당시 전시회장에서는 그림에 어울리는 음악이 흘러나와 정적인 그림에 동적인 느낌을 부여했습니다.

cgLand - 학창 시절은 어떠쎴습니까?
romare - 춘천에서 보낸 대학 시절이 저한테는 가장 소중한 시간입니다. 지친 마음을 달랠 때 가장 많이 찾는 장소가 춘천이기도 합니다. 전공은 수학이지만, 컴퓨터 동아리를 통해서 컴퓨터 그래픽을 처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제게 마음을 열어준 고향 같은 곳이죠.

cgLand - 회화나 조소 같은 기초 미술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으십니까?
romare - 분명 그 중요성과 필요성을 늘 마음에 두고 있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했습니다. 6개월 정도 데생을 한 것 외에는 특별히 없는 것 같네요. 앞으로도 시간을 내서 배워야 할 부분입니다.

cgLand - 필요성을 늘 염두 하신다고 말씀하셨는데, 데셍과 같은 기초 미술 교육이 왜 컴퓨터 그래픽을 하는데 중요할까요?
romare - 컴퓨터를 들고 못 다니까요. 저 같은 경우 발상과 작업이 분할되어 있어서 구상이 떠오를 때 스케치의 도움을 많이 받습니다. 작품 진행에 있어 그 상을 구체화하는 가장 초기 작업에 해당하며, 의사소통의 기본 틀이 되는 것이니까요. 이미지를 다루어야 할 사람이라면 스케치의 의미 그대로 가까이 할수록 좋다고 봅니다.

cgLand - 컴퓨터 그래픽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언제, 왜 C.G.를 하리라 생각하시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romare - 대학 컴퓨터 동아리를 통해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래픽 공부를 하는 모임이 있었죠. 어렸을 때 다루어 보았던 Dr. Halo와 간단한 애니메이션 툴에 대한 관심이 연장 되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취미 차원으로 재미있어서 했는데, 할수록 신기하고 상상한 것 이상의 매력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거의 매일 보는 View-port지만 가끔은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왠지 뒤에 가려져 보이는 면이 존재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할 때도 있습니다. 바보같이 말입니다. ^^

cgLand - 스튜디오에 올라온 이미지중에 Dejavu Studio라는 텍스트를 담고 있는 작품이 있는데, Dejavu Studio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romare - 이성강 감독님이 처음으로 만드신 애니메이션 제작 스튜디오입니다. 그 모임에 처음부터 참여를 했구요. 최근 개봉한 극장판 애니메이션인 "마리 이야기"의 모채가 되었던 모임입니다.

창으로 스미는 아침 햇살(2001)

cgLand - 김민호 작가님의 작품활동에 크게 영향을 준 인물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 범위를 굳이 그래픽 아티스트로 제약할 필요는 없습니다.
romare 처음에는 책을 통해서 많은 훌륭한 분들의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대인 관계가 전문분야 쪽으로 폭넓어 질수록 훌륭하신 분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cgLand - 평소 책을 많이 읽으십니까?
romare - 꼭 그래픽에 관한 책이 아니더라도 많이 읽으려고 노력합니다. 미술에 관한 책을 포함해서요. 즐기면서 읽으면 발상도 많이 나옵니다. (인터뷰 당시 김민호 작가의 가방속에서 나온건 한젬마의 “나는 그림에서 인생을 배웠다.”라는 책이었습니다.) 책에 일기를 쓰며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발상도 적습니다. 작품에 대한 구상이 부족할 때는 책을 다시 펴 적어놨던 메모를 보고 구상을 합니다. 직접적으로 창작을 하는 사람으로서 가장 큰 영향을 주신 분은 이성강 감독님이시고, 삶을 살아가는데 가장 큰 영향을 주신 분은 법정 스님이십니다.

cgLand - 어떠한 영향을 받았는지 설명해주실 수 있으십니까?
romare - 법정 스님은 책을 통해 필요한 만큼만 있으면 된다고 말씀 하고 있습니다. 불필요한 집착을 최대한 줄임으로써 경제적 문제에서 벗어나고 진정으로 하고 싶은걸 할 수 있게 되는 거죠.

cgLand - 주로 3DS MAX를 사용하시는 것 같은데, 다른 툴들과 비교했을 때 3DS MAX만의 특색에 대해 설명해주실 수 있으십니까?
romare - 맥스가 현재 까지는 가장 오래 많이 사용했고, 그래서 손에 잘 익은 툴입니다. Maya나 XSI, Lightwave는 사용해보지 않아서 뭐라 비교는 어렵겠지만, 늘 마음에 두고 있는 툴들입니다. 프로젝트를 잘 구현할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을 사용하든 무리가 없다고 봅니다. 앞으로 랜더링과 파티클 쪽으로 마야를 다루어 볼 생각은 있습니다.

작품 및 활동

cgLand -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을 든다면, 그 이유와 함께 듣고 싶습니다.
romare - Giuseppe Tornatore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영화 "시네마 천국"이 제게는 늘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입니다. 별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지금까지 본 영화중 가장 많은 눈물을 흘렸던 작품입니다.

cgLand - 자신의 작품 중 기억에도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을 것 같습니다.

내가 죽는 꿈(2000)

romare - “마리 이야기” 작업할 때 가장 힘들고 보람도 컸습니다. 3년동안 짜증나는일 힘든일, 슬럼프 등등... 20대의 3년을 “마리 이야기”에 투자했고 제 자신이 확고화 되는 과정에 끼어든 시간이였기 때문에 정신적인 토대가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마라톤 해본 사람이 5키로 10키로 뛰는게 겁나겠습니까? 뭔가 큰걸 해봤기 때문에 장기적이고 큰 스케일의 안목이 생긴 것 같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경험만큼 중요한 것이 없더군요.

cgLand - 어떻게 이성강 감독과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까?
romare - 대학교에서 동아리 전시회 할 때, 유심히 지켜보는 선배가 있었는데, 그 선배가 이성강 감독과님과 초기에 같이 작업을 하셨던 분입니다. (현재 최철영 선배님은 헐리우드에서 TD로 활동하시는 장권호님과 함께 Assistant director로 일하고 계십니다.) 그 선배님이 유학을 가셨을 때의 공백에 제가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감독님을 처음 뵙게 된 것은 작품으로서였습니다. 그래픽에 관심이 점점 커질 시기에 감독님께서 연출 하셨던, '전설'이라는 작품을 보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1995년 당시의 멀티미디어 환경이라는 것은 지금에 비해 너무 보잘 것 없는 것이었습니다. 작품이 틀의 한계를 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cgLand - 현재 ‘마리 이야기’ 이후 새로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계십니까?
romare - 아닙니다. 그리고 앞으로 당분간은 상업적인 프로젝트에는 참여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 동안 부족했던 부분과 하고 싶었던 것들을 할 예정입니다.

cgLand - 작업도중 기분전환이 필요할 때는 어떻게 하십니까?
romare - 시간이 많이 나지 않을 때는 주로 좋은 음악을 들으며 자전거를 타고 새벽도로를 달리다, 심야에 영화 한편 보고 집으로 들어와 잠을 자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면 기분이 많이 좋아 집니다. 술 한잔 했으면 해도 다음날 일에 지장이 있을 것 같아 주말에나 마시곤 했답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을 경우에는 별로 스트레스를 받는 편이 아닙니다. 하고 싶은 대로 하는 편이니까요.

cgLand - 다른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볼 때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물론 작품마다 다릅니다만… 최근의 일례를 설명해주셔도 됩니다.
romare - 워낙 훌륭한 작가들이 많아 작품을 볼 때면 부럽고 닮고 싶습니다. 특히 기술적인 부분보다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에 충실한 작품을 좋아합니다.

cgLand - “마리 이야기”에 대한 김민호 작가님의 느낌이 궁금합니다.
romare - 슬프지만 가슴 따스한 추억을 간직한 애니메이션입니다.

미래

사차기하곡면(1998)

cgLand -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romare - 앞으로 "Digital lighting and rendering"과 "Particle motion design and Particle mapping"에 대해서 연구할 예정입니다. 현재는 "Digital lighting and rendering" (by Jeremy birn)를 번역 중에 있으며, 이 주제로 특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강의와 관련된 내용은 제 홈페이지(http://artist.cgland.com/romare )를 통해서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올 중반 부터는 많은 도움을 주고 계시는 Nthma팀원과 3월부터 단편 애니메이션 제작을 할 예정입니다. 올 후반에 완성될것 같습니다.

cgLand - 어디에서 특강을 하실 계획입니까?
romare - 청C.G.(http://www.chungcg.com)에서 할 예정입니다.

cgLand - 전에도 서적번역을 하신 경험이 있으십니까?
romare - 네, 하지만 출판을 염두하고 번역하지는 않습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구요. "Digital lighting and rendering"은 디지털 라이팅에 관해 평생 소장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여 번역을 시작한 겁니다. 제 홈페이지에 목차에 따라 예제를 올리고 있으므로 어떠한 내용인지 직접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6개월 정도면 끝날 것 같습니다.

한국의 C.G.

cgLand - 현재 한국의 C.G. 산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문제점이나 개선점 같은 걸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romare - 전체적으로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큰 경험을 시작했고, 문제를 이해했으며, 대처하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적으로 한 역사가 발전하기 위해서 겪는 당연한 시행착오과정이라 생각합니다. 너무 분주하게 당황하지 말고, 차근 차근 잘 극복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앞으로 프로젝트에 있어 연구개발에 대한 인식과 실행, 프리프로덕션에 대한 명확한 준비, 프로덕션 관리, 작업의 전문성에 대한 부분이 골고루 잘 갖추어 지어야 하리라 봅니다. 전문인 개개인은 훌륭한 자질을 갖추는데 부족함이나 손색이 없어야 한다고 봅니다. 말 그대로 전문인이니까요.

cgLand - 시간이 흐르며 C.G. 산업도 변화해 왔는데 과거와 비교할 때 어떤 면에서 나아졌다고 생각하십니까?
romare - 모든 면이 대부분 다 나아졌습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급상승적 발전에 일반인 계층에서도 전문분야에 대한 폭넓은 접근이 가능해졌으며, 인터넷의 보급으로 원하는 정보에 대한 확보와 공유가 너무나 충분히 이루어져 무엇을 하는데 부족함이 없는 상태에 까지 와 있다고 봅니다.문제는 개인의 노력과 자질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봅니다. 이제 없어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몰라서 못하는 시대가 되었으니까요.

춘천-일곱(2002)

cgLand - 인터넷상에서 작품활동 및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었던 사이트가 있었다면 소개 바랍니다.
romare - 너무 많아서 뭐라 꼭 집어낼 수 가 없네요. 훌륭한 사이트를 하나만 잘 찾아도 관련된 보물 같은 링크들이 줄을 이으니까요. 최근에는 CG 언론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cgLand의 뉴스를 통해서 많은 자료들을 잘 접하고 있습니다. 일단 분석을 시작한 부분이 결정되면 인터넷을 통해서 최대한 관련자료를 확보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너무 많아 관리하기 힘들 정돕니다.

cgLand - 지금도 김민호 작가님처럼 컴퓨터 그래픽을 공부하며 실무에 참여할 기회를 꿈꾸는 후배들이 있습니다. 이들을 위해 한마디 해주시겠습니까?
romare - 가장 기본적으로, 해서 즐거운 길이라면, 그래서 가끔은 시간가는 것을 잊는다면 두려워하지 말고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취미의 단계에서 머물기 보다는 시간이 갈수록 잘 가꾸어서 훌륭한 부분으로 성장할 때까지 변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쉬운 일을 아니라고 봅니다. 즐겁고 의미를 찾을 수만 있다면 어렵지 않게 극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cgLand - 지금까지의 국산 C.G. 애니메이션중에서 개인적으로 호평하고 싶은 작품이 있었습니까? 제작에 참여하신 ‘마리 이야기’는 제외하구요.
romare - “런딤”을 통해 DDS (Digital Dream Studio)가 굉장히 큰 발전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관객의 입장에서는 잘 안된 작품이라고 볼 수 있지만, “런딤”은 발전을 보여줬습니다. 노력한 흔적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현재 기대되는 작품은 “리니지”입니다. 김성수 감독의 연출력과 보강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좋은 작품이 나오리라 생각 됩니다.

cgLand - 컴퓨터 그래픽에 뜻을 가지는 사람들 중 대부분은 컴퓨터 그래픽 처음 접하는 곳이 학원입니다. 그만큼 학원들이 교육에 있어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러한 학원들의 한계점 내지는 문제점에 대해 생각해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romare - 교육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여건이 안되어 있습니다. 교육 기간이 너무 짧습니다. 보통 1년 안에 다 다루는데, 어느 한 부분에 심도 있게 파고들 수 없습니다. 심도있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현재 학원에서 2~3년을 커버할 수 있는 커리큘럼이 없습니다. 하지만 일단 학원 과정을 거쳐서 내가 배우고자 하는 것이 뭔지 알고 그 다음 전문적으로 취직할 수 있는 분야가 어느 방향인지 안 다음에 자질을 갖춰야 할 방법을 스스로 찾아야 할 겁니다.

cgLand - 연구활동 및 강의준비로 바쁘실탠데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민호 작가의 남은 이야기들.

개인적으로 바라본 김민호 작가의 모습은 자기 철학이 확실하고, 신념이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전문인으로서 경력보다는 전문인에 걸맞는 실력을 갖추고 싶다는 김민호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김민호 작가의 홈페이지에는 그의 약력과 작품 그리고 연구 활동에 관한 자료가 담겨있습니다.
http://artist.cgland.com/rom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