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V 중간 중간을 장식하는 기괴하고 우스꽝스러운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제목만큼이나 이상한 "나는 이상한 사람과 결혼했다"로 명성을 얻은 엉뚱하고 삐딱한 애니메이션의 창시자, 2001년 앙시 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빌 플림튼의 장편애니메이션 "뮤턴트 에일리언(Mutant Aliens)"이 2월 22일 국내 개봉된다.

너무 야하고, 매우 창조적이며, 굉장히 웃기는 이 영화는 전작을 뛰어넘는 발칙함과 경계를 허무는 상상력에 대한 보답으로 2001년 베를린 영화제, 선댄스 영화제 초청되기도 했다.

시놉시스를 살펴보면 근 미래의 지구. 정체불명의 외계생명체가 출현해 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삼켜버린다. 비명과 선혈이 사방에 튀어 오르는 아수라장 속에 급기야 상황을 중계하던 리포터까지 괴 생명체의 뱃속으로 사라진다. 그런데 카메라에 잡힌 이 외계의 생명체들, 어딘가 낯익다. 거미처럼 긴 다리를 가진 개구리, 날개 달린 물고기, 악어 머리와 거대한 도마뱀 같은 몸을 지닌 기묘한 돌연변이 형상의 에일리언들. 이들 "뮤턴트 에일리언"의 공습 뒤에는, 우주탐사를 명목으로 방출된 실험용 동물과 권력층의 음모로 우주미아가 된 우주비행사 얼의 과거가 숨겨져 있다...

애니메이션이 가지는 상상력의 한계를 싹싹 지워버리는 그의 영화를 보고 있자면 세상에 불만이 많은 애니메이터의 파괴욕구와 기괴하고 우스꽝스러운 발상으로 전세계적인 주목받고 있다. 감독은 전작에서 보여준 엉뚱하고 삐딱한 발상을 "뮤턴트에일리언"에서 그대로 살리고, 폭력과 성적 농담, 조롱을 듬뿍 담아 정체를 알 수 없는 돌연변이 외계인들을 창조했다. 손가락, 발가락 부대가 떼지어 주인공을 공격하는가 하면, 눈, 코, 입이 각기 다른 왕국을 세워 통치한다. 그사이에 태어난 돌연변이들을 복수의 화신으로 키워진다. 감히 떠올릴 수 없는 이미지의 캐릭터들을 잠시도 쉴 틈없이 역동적으로 움직여 관객들을 충격 속으로 몰아넣는다. 무엇보다도 탐욕과 결탁한 관료주의를 조롱하고 그 오만한 권력에 복수한다는 스토리 전개는 뮤턴트 에일리언을 단지 괴상한 영화로 치부할 수 없게 만드는 힘이라고 할 수 있다.

"뮤턴트에일리언"의 포스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