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는 타고나는가 훈련으로 만들어지는가? 미카엘 쿠췌(Michael Kutsche)에 대해 단 몇 분만이라도 읽다 보면 ‘타고났다’에 한 표 던지게 될 것이다.

다재다능한 작가 미카엘 쿠췌는 “네 살때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그 때부터 항상 낙서를 하기 시작했는데 그게 하다가 말다가 했죠. 그러다 14살이 되어서야 제가 좀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라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심각하다는 의미는 다시 말해서 이미지 작업을 스스로 공부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는“저는 집에서 미술과 관련된 것이면 뭐든지 했어요.”라며 “학교에 가면 정규 미술수업을 들을 수 있었지만 저는 학교를 가지 않았죠.”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서른이 되었다. 독학했던 작가는 베를린에 있는 그의 작업실에서팀 버튼(Tim Burton)의 ‘이상한나라의 앨리스(Alice in Wonderland)’의 캐릭터를 디자인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유명한 회사와의 작업이 늘어나면서 점차 그의 개인 작업을 가능하게 했다. 그렇게 그는 곧 오픈할 그의 개인전을 파리 알류딕 갤러리(Arludik Gallerie)에서 열 준비에 한창이다.

“정말 멋지네요.”라고 입을 연 쿠췌는 “저는 독일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작가에게 이런 일이 갑자기 다가올 거라고는 전혀 생각해 본 적도 없어요. 제 생각엔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은 인터넷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CGSociety와 이런 종류의 커뮤니티들 말이지요. 인터넷이 아니었더라면 이런 것이 절대 가능할 리가 없죠. 요즘 페이스북(Facebook)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 서비스는 누구나 이용하고 있지요. 개인이 자신만의 온라인 광고를 광고비 없이 얼마든지 할 수 있잖아요. 파워블로거가 되서 책을 내는 일도 할 수 있고 말이지요. 어떤 툴을 가지고 시장에 스스로가 아티스트로 접근할 수 있다는 것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쿠췌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앨리스(Alice)’에서 3명의 캐릭터 디자이너 중 한 명이었다. 다른 두 디자이너는 케이 에이스데라(Kei Acedera)와 바비 치우(Bobby Chiu)였고 CG 포트폴리오 내의 그들이 작업한 갤러리를 통해 발굴됐다. 평범한 고등학생에서 일약 스타가 되며 할리우드 전설이 된 라나 터너(Lana Turner)는 할리우드에 있는 슈밥의 약국(Schwab's drugstore)에서 픽업됐는데, 컨셉 아티스트와 캐릭터 디자이너들에게 인터넷은 라나 터너가 있었던 슈밥의 약국과도 같은 곳이었다.

“케이 에이스데라와 바비 치우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테마의 영상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영화에서의 제 작업을 보고 수채화와 유화작업을 섞은 개인전을 열어보지 않겠느냐고 묻는 거에요. 그렇게 해서 이 작업을 하는 중에 개인전도 준비하게 됐죠.”

앨리스 작업 이후 쿠췌는 'John Carter of Mars'와 'Thor'의 캐릭터 디자인 작업을 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의 아직 알려지지 않은 프로젝트에 참여 중이다. 독학한 작가치고는 빠른 성장인 편이다.

1977년 베를린에서 태어난 쿠췌는 어린 시절을 마르부르크(Marburg)라는 프랑크푸르트의 북쪽에위치한 작은 마을에서 보냈다. 그는 아트스쿨에는 다니지는 않았지만 작고한 할아버지의 유화작품이 그의 집에 걸려 있었고, 그의 아버지는 종종 미술관에 데리고 갔다.

쿠췌는 “그런 것들이 제게 큰 영향을 주었죠.”라며 “특히 루치엔 프로이드(Lucien Freud)의 작품들을 보며 어떻게 그런 작업을 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곤 했어요. 그러다 보면 절망감이 들곤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그렇게는 못 해낼 것 같은 생각이 들었거든요.”

건축설계를 배웠지만 프로그래머로 일했던 그의 아버지는 쿠췌에게 크게 영향을 준 사람 중 하나다.

“아버지께서는 그 당시 ‘코모도어 64’ PC를 사주셨어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아버지께서는 간단한 프로그램들의 사용법을 손수 가르쳐주셨죠. 제 생각엔 일찍이 컴퓨터를 접했던 것이 제가 디지털 작업을 하는데 그렇게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을 위한 밑거름이 되었죠.”

사실, 그가 18살이 되던 해 그는 그의 첫 작업 ‘볼룬티어십(volunteership)’을 어느 작은 3D 스튜디오에서 마쳤다. “당시 저의 포트폴리오를 보고 저를 채용했었는데, 그 포트폴리오는 거의 소묘작업이었어요. 그렇지만 그 중 몇 개는 코렐드림(CorelDream)3D로 작업한 3D 렌더링 작업도 있었죠.”

그 스튜디오는 망했지만 회사 내에서 일했던 사람들이 나와 새로운 스튜디오를 차렸고, 거기서 쿠췌에게 정규직 자리를 제안해 왔다. 쿠췌는 “그 때 우리는 상업적인 것부터 뮤직비디오, 광고에 이르기까지 안 해본 것이 없어요.”라고 말했다.

스튜디오 규모가 작았기 때문에 작업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쿠췌는 사소한 모델링에서부터 리깅(rigging), 애니메이션, 라이팅까지 해냈다. 특히, 라이팅을 많이 했는데 “그림을 그렸던 경험때문에 라이팅을 많이 할 수 밖에 없었죠.”라며 “제가 색감이 좀 있는 편이라 어떤 것을 정말 사실적으로 보이게 하고 분위기를 만드는데 능숙했죠. 그래서 그 곳에서 작업할 때 저에게 항상 라이팅을 맡겼어요.”

비록 짧은 시간은 아니었지만, 5년 후 쿠췌는 그 스튜디오를 나와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했다. 그리고 그 계기로 그는 3D 프로세스 보다는 아이디어나 컨셉을 통한 작업을 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한 직장 동료의 친구가 프리랜서로 일하는 것을 권유했을 때, SEGA 잡지 커버 작업 을 의뢰하면서 프리랜서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보통 작업을 위해서 3D 회사와 일하는 것을 선호해요. 하지만 보통 3일 안에 마쳐야 하는데 대부분의 3D 회사는 그 기한을 못 맞춰요. 그래서 제가 3D처럼 보이게 작업을 했는데 사실 그것은 정말 3D는 아니었죠. 어쨌거나 운이 좋은 편이었어요.” 그 작업으로 그는 또 다른 작업을 할 기회를 얻게 됐다.

2006년 그는 결혼할 신부와 함께 프랑크푸르트를 떠나 함부르크(Hamburg)로, 그리고 베를린으로 옮겼다.
“저희는 큰 깃발을 가지고 있었고 집에는 제가 작업하는 스튜디오도 마련되어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좀 더 스케일이 큰 작업을 할 수 있었죠. 굉장히 저렴한 가격에 살고 있었는데 저는 베를린에서의 그런 생활이 좋았어요. 뭔가 항상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베를린에서 그는 SEGA 및 광고 회사들과 일을 했다. 그리고 그는 그의 회사동료가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것을 권유하지 않았다면 여전히 그 일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CGSociety에서 상을 받았고 제 포트폴리오를 온라인에 올릴 수 있었어요. 그리고 그 후에 많은 대중들에게 알려지게 되었죠.”

대중에게 노출되기 시작하면서 그것은 곧장 그에게 팀 버튼 감독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캐릭터 디자인 작업을 의뢰 받게 된 계기가 됐다. “소니 픽처스에서 메일을 받았죠. 캐릭터 디자이너를 찾고 있는데 CGSociety에서 제 포트폴리오를 보고 연락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애니메이션 영화 프로젝트라고만 하고 어느 감독의 어떤 작품인지는 알려주지 않았어요.”
그 후 그는 FMX에서 이미지웍스(Imageworks)의 부회장 데비 데니스(Debbie Denise), 팀 버튼과 이미지 효과 감독 켄 랄스톤(Ken Ralston)을 만나게 됐고 데비 데니스는 함께 일하자고 제안했다.

글 바바라 로벗슨(Barbara Robertson)  미카엘 쿠췌의 홈페이지 http://michaelkutsche.com

출처 CG 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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