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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비 데니스(Debbie Denise)가 제게 작품은 팀 버튼 감독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고 말해줘서 거의 기절할 뻔 했죠. 왜냐하면 팀 버튼 감독 팬이었거든요. 정말 이게 진짜인지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죠. 제게는 정말 큰 의미 있는 일이었어요. 정말 좋은 제안이었고 독일에서 돈을 줘서 진행할 것 같은 상황이 아니었거든요.”

영화는 프리프로덕션 단계였기 때문에, 프로덕션의 중심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었죠. 그래서 쿠췌는 작업에 시작하면서부터 6개월간은 베를린에 있는 그의 스튜디오에서 작업할 수 있었다. 그 후 랄스톤(Ralston)에게 혹시 런던에서 팀 버튼 감독을 만날 수 있는지를 물어봤다. 쿠췌는 “켄(Ken)은 정말 멋진 놈이에요.”라며 “켄이 없었다면 이 바닥에서 살아남지 못했을 거여요.”라고 말했다. “이 바닥에서는 사람들이 늘 압력을 주는 일이 다반사인데 그는 매번 “일 좀 하게 내버려 둬.”라고 말하면서 아티스트들을 지지해주거든요. 여러 가지 팁은 물론이고 제 일을 할 수 있게 방패막을 쳐 주어서 자유롭게 창작활동을 할 수 있었죠.”

쿠췌는 팀 버튼 감독의 런던에 있는 사무실에서 1주일간 일하고 다시 베를린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프로덕션이 시작되었을 때 플리머스(Plymouth)로 옮겼다. 또, 영화 촬영 후 로스앤젤레스에서 3달 동안 작업을 했다. 그 후 그는 캘리포니아에 머무르면서 작업했다.

“앨리스는 <아바타(Avatar)>랑 달랐어요. 프리프로덕션에 배정된 기간이 반년이었고, 영화 촬영과 효과에는 1년 반밖에 없었거든요. 팀 버튼이 원하는 각각의 캐릭터를 만들기 위한 디자인을 하기에 좀 곤란한 감이 없지 않았죠. 그래서 영화 촬영은 마쳤는데도 저는 계속 머무르면서 작업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거죠.”

랄스톤은 쿠췌와 치우(Chiu)에게 전형적으로 다른 캐릭터 작업을 각각 나눠줬다. 그리고 가끔 빨리 디자인 된 캐릭터가 있으면 다른 작가에게 보내줘서 보게 했다.

“작업을 마무리 할 때까지 바비(Bobby)가 작업한 것을 많이 보지는 못했어요. 반대로 말하면 조금 이상했는데요. 캐릭터들이 같은 세계에 있으니까 서로의 것을 많이 봤어야 하는데, 다른 각도에서 보면 작가들끼리는 서로 창조적이어야 했어요. 저는 새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마다 만약 그 프로젝트를 어떤 작가가 작업한 적이 있다면 항상 보지 않기를 바래요. 왜냐하면 그게 항상 마음에 걸리거든요. 항상 머리에 맴돌면서 그것을 떨쳐내지 못하는 거죠.”

‘앨리스’를 작업하면서 쿠췌는 잠꾸러기이자, 욕심 많은 레드 퀸(Red Queen), Knave of Hearts, Mad Hatter, 레드와 화이트 기사들, 사형 집행인, jabberwocky, 3월의 토끼(March Hare)의 디자인을 마쳤다.

“흰 토끼의 초기 버전을 만들기도 했죠. 최종 버전을 작업했지만 보비(Bobby)가 실제 토끼를 작업했어요. 왜냐하면 초창기에 제가 만든 토끼는 좀 어둡고 일그러져 있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토끼는 보비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죠.”

쿠췌가 앨리스와 한 배를 타면서, 랄스톤은 쿠췌를 위한 다른 기회를 만들었다. 그는 쿠췌를 디즈니와 픽사의 <월-E(Wall-E)>와 <니모를 찾아서>의 오스카 수상 감독 앤드류 스탠톤(Andrew Stanton )에게 소개하는 기회를 만들었다.

랄스톤은 주차장 한구석에 위치한 작은 쿠췌의 스튜디오에서 스탠톤을 초대해 그와 쿠췌가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다. 그 만남 이후 <화성의 존 카터(John Carter of Mars)>의 프로듀서이자 라이브 액션 필름 감독을 맡고 있는 스탠톤 감독이 함께 일하자고 제안했다. 쿠췌는 2008년 12월에 <앨리스> 작업을 마무리 했고, <화성의 존 카터>에 참여하기 위해 다음달인 1월에 버클리로 옮겼다.

“<화성의 존 카터>는 앨리스랑은 달랐어요. 디자인 안들을 받고 성격적인 것을 더 집어 넣었어요. 이렇게 찾곤 했는데 3D에서 창작활동은 굉장히 기술적인 것을 요하거든요. 캐릭터들을 기술적인 측면에서 보면 숨겨진 성격 보다 더 강제적이죠. 이런 작업은 조금씩 바꾸면서 만드는 캐리커처를 그리는 것과는 달라요. 쥐의 모양이나 어디에 넣느냐에 따라 약간의 비율만 바꿔도 달라지죠.”

쿠췌는 사용할 만한 캐릭터들을 찾기 위해 인물사진을 종종 들여다 본다. 눈가의 주름이라던가, 재미있는 얼굴을 분석한다든가 하는 일을 말이다.

“항상 방대한 양의 자료를 보는데 이런 것들이 그저 상상한 것보다 복잡한 캐릭터를 만드는데 도움을 주거든요. 물론 상상만으로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어요. 하지만 그런 것들은 이미 알고 있는 한정적인 것에서만 나오거든요.”

그가 말한 이런 것은 캐릭터를 디자인할 때랑 만화를 그릴 때가 한 끝 차이라는 것이다. “만화작가들은 자신의 개인적인 스타일로 작업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죠. 그러니까 자신들이 해왔던 스타일을 바꾸려고 하지 않아요.”

쿠췌가 존 카터를 마무리했을 때, 그는 그의 와이프와 함께 베니스로, 캘리포니아로 옮겼고 그는 Marvel Studio의 토르(Thor)의 캐릭터 디자이너가 되었다. 앨리스의 아트디렉터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그리고 그는 소니애니메이션의 작은 프로젝트를 하나 했다. 그리고 이제 그는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의 프리랜스로 활동하고 있다. 왜냐하면 스튜디오에서 프로덕션이나 매니지먼트를 쌓아가는 게 싫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프리랜스는 그에게 정말 적절한 선택이다.

“저는 다른 작가들에게 뭘 하라고 명령하는 게 싫었어요. 그래서 프로덕션 일은 제게 맞지 않았던 거죠. 프로덕션 디자이너로 일한다는 것은 정책적인 부분도 함께 맞닥뜨려야 하거든요. 저는 그냥 소수 몇 사람들과 작업하는 것이 더 좋아요. 융통성도 있고 자유스러운 부분도 있고요. 제 생각에는 그냥 크지 않은 평범한 작업을 계속한다면 작은 부분에서 만족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이상을 바라고 싶지도 않고요.

그리고 그런 것들이 그에게 시간도 여유 있게 주고, 그가 개인적으로 작업하고 있는 큰 유화 작업을 할 수 있게 해준다. “계속해서 순수 예술에 대한 생각을 고집하고 있어요. 제가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것으로 제 개인작업비를 버는 거죠.”

그의 개인적인 작업은 그가 디자이너로 일했을 때보다 좀 더 어둡고 초현실적이다. “영화에서는 일러스트에 가깝죠. 저는 특정한 크리처나 스크립트를 디자인 할 때 완벽하게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제가 그림을 그릴 때는 제한을 전혀 두지 않고 있어요.”

순수 예술에서만큼은 제한이 없다고 느낀다는 쿠췌. “제 생각에 제 스타일을 유지하는 것이 좀 더 쉽죠. 왜냐하면 정규교육을 받은 적이 없어서 그런가 봐요. “그거 너무 웃긴다”거나 하는 말을 하는 교수나 다른 학생들의 영향을 전혀 받은 적이 없잖아요. 가끔씩 보면 순수 예술 하는 학생들은 일러스트레이터를 깔보기도 하거든요. 또 일러스트레이터들은 순수 예술 하는 학생들은 그림을 정말 못 그린다고 생각하고요. 제 생각엔 전 그 중간에 있는 것 같아요.”

사실 그랬다. 최근 그는 그의 큰 유화 작품 한 점을 팔았고 갤러리에서 또 보여줄 예정이다. 결국그가 원하던 하루 종일 순수 예술 작업만 하고 있기는 하지만 캐릭터 디자인도 여전히 고려하고 있다. 그래서 쿠췌는 “만약 제가 생각하던 영화를 할 수 있는 때가 온다면 기꺼이 참여하고 싶어요.”라고 전했다.

아마도 언젠가는, 쿠췌가 캐릭터 디자인과 순수 예술 전시를 하고 있다는 기사를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캐릭터 디자인 프로젝트와 개인적인 작업만 하기 보다는 말이다. 아마도 그것이 어린 시절 맨날 낙서하듯 그림을 그렸던 재능 많던 어린 쿠췌로 돌아가 그의 미래의 삶도 같아지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