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력-

 1987년 PIX-LAB CG 연구원
 1990년 (주) 비손텍 애니메이터 
 1990년 홍익대학교 미술 대학 목공예과 졸업
 1991년 프랑스 EX-MACHINA 기술 연수
 1993년 (주) 디지털 임팩트 실장
 1995년 (주) Vision in Space C.G. 사업부 실장
 1995년 제3회 한국 컴퓨터 그래픽스 창작대전 대상 수상.
 1995년 월간 "디자인" 선정 올해의 디자인상 수상.
 1996년 홍익대학교 산업미술 대학원 가구디자인과 졸업
 1996년 INDEPENDENCE 설립 박영민, 홍성호 공동 대표

조직은 개인에게 다양한 의미를 가집니다. 바람직한 조직을 통해 개인은 성장의 기회를 가지며, 다른 이들과 조화를 이루어 하나의 색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얼마 전 방문한 INDEPENDENCE는 이러한 모습에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는 조직으로 느껴졌습니다. 신사동 도산공원 옆에 위치한 INDEPENDENCE는 건물 3개 층을 사용하고 있었으며, 인원규모도 적지 않았습니다. 아직 찬바람이 차갑게 느껴지는 시기였지만, 진행중인 프로젝트로 바쁜 사람들의 모습에서 오히려 뜨거운 열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조직의 성장은 많은 변수에 의해 영향을 받습니다. 그리고, 그 많은 변수들 중 리더의 경영철학은 조직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입니다. INDEPENDENCE는 박영민, 홍성호 공동 대표가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 cgLand는 박영민 대표와 인터뷰를 통해 CG Production 경영자로써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INDEPENDENCE를 이끌어 나가는 박영민 대표의 비결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퀄리티의 차별화를 통한 안정된 현금 흐름의 확보.
2. 이를 기반으로 하는 지속적인 R&D.
3. 지식 경영을 통한 학습의 조직화.
4. 투명경영과 우리사주제도 등을 통한 수익의 재분배.

대내외적 활동으로 바쁘면서도, 국내 Production의 문제와 한계점을 인식하고 C.G. 산업의 발전을 위해 고민하는 박영민 대표와의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합니다.

cgLand(오현택) - 지난 주, 미국에 다녀 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박영민 - NAPTE 2002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갔었습니다. NAPTE는 미국에서 매년 1월에 열리는 세계적인 영상 컨텐츠 행사로, 세계 각국의 영상 컨텐츠에 관한 정보를 교환하고 거래하는 자리입니다. 그곳에서 세계 시장을 노리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요소들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cgLand - 정부측에서 C.G.산업이 처한 어려움을 인식하고 문제점 해결을 위한 노력을 한다고 보십니까?
박영민 - 우선 과거에 비해 많이 달라졌다고 봅니다. 사실 전에도 CG 산업에 대해 정부측의 부분적인 지원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너무 소극적이었고 전시행정 차원에서 진행되었던 것으로 보여졌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최근 정부의 지원정책은 이전과는 달리, 상당히 적극적입니다. 장기적인 차원의 지원책도 마련되고 CG기술부분에 대해 해외 기술자문단 구축 등 국내의 현실에 절실히 필요한 사업을 추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우선 “국내”에 관한 성찰입니다. 그리고 나서 해외에서 기술 자문을 받는 등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해외 전문가들을 국내로 끌어들이고, 그들의 기술을 접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도, 받아들이는 쪽에서 준비가 아직 안되어 있다면, 그런 자리는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고 맙니다. 해외에서 자문을 받을 수 있는 채널을 구성한다고 하더라도, 현재 국내의 체계가 변하지 않는 한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알고리즘 등, 기술적인 부분에 관해서는 우리나라도 이미 각 개인 및 학계와 연구단체 등  에서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를 활용하려는 노력이 부족합니다. 이러한 기술력을 끌어내고 활용해야 하는 것이 우리 업계의 일입니다. 애니메이션하는 사람들의 “감각”과 연구하는 사람들의 “기술”을 모아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과 단계를 체계적으로 쌓아가며 공유해야 합니다.

cgLand - 해외 프로덕션과 국내 프로덕션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박영민 - 전문화입니다. 외국은 모든 제작 과정과 각 단계가 전문화되어 있습니다. 심지어는 대규모의 작업과정에서 중복되는 텍스춰만 지워주는 역할, 모든 작업자의 모니터 컬러를 통일(Calibration)해주는 역할 등 모든 업무가 극도로 전문화 되어있습니다.

한 편의 시나리오를 쓸 경우도 시나리오 각각의 요소에 따라서 캐릭터설정, 코메디 연출, 로맨틱적 연출 등 요소마다 필요한 전문 시나리오 작가가 따로 붙습니다.

cgLand -국내의 제작 현실과 시장 규모 등의 문제점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박영민 - 국내 컴퓨터 그래픽 애니메이션은 성공 사례가 전무합니다 따라서 투자 유치도 힘들고, 그만큼 제작 여건도 어렵습니다. 영화 같은 경우 이미 여러 차례 성공 사례가 있기 때문에 투자유치가 쉽지만, 애니메이션은 성공사례가 없어서 투자유치가 어렵습니다. 수익성 확보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투자를 꺼립니다.

영화는 이미 체계가 잡혔습니다. 체계가 잡힌 영화계에서도, 그 많은 작품 중 일부만 성공하는데 아직 이러한 체계가 안 잡힌 애니메이션은 어떻겠습니까?

제작 사전에 외국 문화와 정서에 맞도록 조율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초기 설정 비용 문제를 현재 제작사들의 상황에서 해결하기에는 어렵습니다.

프로젝트에 인원을 모을 수 있는 시간과 자금이 안 주어진다면 결과적으로 적은 인원이 그 많은 일을 모두 해결해야만 합니다. 그럼 결과는 뻔합니다.

그리고 현재 툴 중심의 오퍼레이터 중심 교육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이러한 교육은 한계가 있습니다. 좀 더 세분화된 교육이 계속 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합니다.

애니메이션에서 “이야기”는 “그림”만큼 중요합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그림”에 관한 역량은 충분합니다. 그러나 이야기 결합에 관한 투자는 미비한 상태입니다. 세계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우리가 만든 이야기를 세계적인 정서에 맞추어 나가야 합니다. 꾸준하고 계속적인 접근이 필요한데, 이러한 과정에는 굉장한 비용이 소요됩니다. 시장에 선보이고 버티고 나아갈 수 있는 힘이 필요한데, 작품을 끝까지 만들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재정적인 검증이 안되면 국내와 해외의 투자자들은 투자를 안 합니다.

cgLand - 현재 Egg Cola 프로젝트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간단하게 어떤 내용인지 소개해 주실 수 있습니까?
박영민 - Egg Cola는 INDEPENDENCE 최초의 자체 프로젝트 입니다. Full 3D Animation으로 현재 2003년 여름 개봉을 목표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작업 파이프라인은 마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기호식품 Egg Cola로 인해 해적단이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입니다.

cgLand - 자체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많은 자본이 소요될 것 같은데 어떤 식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합니까?
박영민 - 그래서 CF 제작 등을 통한 수익기반을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자체 프로젝트에 관한 필요성은 오래 전부터 염두하고 있었습니다.

cgLand - 모든 벤쳐기업들의 사업계획서에 해외 진출은 일반화 되어 있습니다. 국내 산업에서도 제작에 투여되는 자본을 회수하고 자본 이득을 취하기 위해서는 “One Source Multi Use”를 당연히 생각하고, 해외 마케팅에도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우리의 애니메이션이 해외 시장에서 자리 매김 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들이 필요하겠습니까?
박영민 - 해외 시장에서 우리의 능력과 가능성을 검증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합니다. 세계시장에 대해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말이죠. 애니메이션에 백인만 등장하라는 법이 있습니까? 오른손잡이만 등장하라는 법이 있습니까? 흑인도 등장하고, 왼손잡이도 등장하고, 목표하는 시장의 문화와 정서에 맞는 작품을 제작해야 합니다.

우리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은 목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 예로 10세 이전 시장에서는 디즈니가 너무나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진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약간 더 높은 연령을 목표로 삼아 컨텐츠를 제작하면 훨씬 더 가능성이 많아질 수 있습니다.

제작사들이 본격적인 제작에 착수하기 전에, 외국의 문화적 차이를 인지하고 시작해야 하는데, 그러한 과정을 전혀 거치지 않고 그림에만 매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실수가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업체와 정부가 노력해야 합니다. 경험을 통해 기본적인 고려 사항들을 축적하여 같은 실수를 방지하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시행착오로 겪게 되는 시간적인 손실은 제작사에게 바로 경제적 압박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cgLand - INDEPENDENCE는  상시채용을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면접 과정도 까다롭다고 알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어떤 채용 기준을 가지고 계십니까?.
박영민 - INDEPENDENCE는 언제나 열려있습니다. 한, 두 명이 아쉬운 상황입니다. 때문에 언제든 프로젝트가 계획되면, 프로젝트 시작 전에 보관했던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다시 연락을 시도합니다.

국내 작업자의 수준은 두 가지 관점에서 판단하고 있습니다. 절대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부족한 면이 많습니다. 하지만 시간이라는 요소를 감안하여 상대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문제는 교육 시스템입니다. 얼마 전에도 포트폴리오를 봤습니다. 데모 릴에는 캐릭터 애니메이션에 관한 요소가 전혀 없었는데, 정작 포트폴리오 제출자가 하고 싶다는 건 캐릭터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이제는 변해야 합니다. 자기 자신이 애니메이터로 인정을 받고 싶은 경우 막대만으로 그 움직임을 구현해도 됩니다. 정교한 모델링까지 시도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전문인을 키울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단 하나만 잘 하면 되는데, 모든 것을 다 잘 하려고 하는 점이 문제입니다.

cgLand - 경영자의 입장에서 Production 설립을 꿈꾸는 사람들이나, 조직의 성장을 바라는 경영자들을 위한 조언 바랍니다. 그리고, 끝으로 cgLand 회원들을 위한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박영민 - 모두들 자기 자신의 꿈은 소박하다고 말합니다. 조용한 호수 옆에서 가끔 낚시나 하며 조용하게 작업하고 싶다고. 하지만. 거기까지 이르는 과정은 정말 험난하고 깁니다. 그 과정이 비즈니스입니다.

제 자신도 작업에 참여하고 싶은 생각은 항상 가집니다. 하지만, 경영자가 경영에 나서지 않으면 조직의 비전은 누가 보여줍니까? 시장에서 요구하는 걸 누가 듣겠습니까? 누군가가 뛰어줘야만 합니다. 여러 작품을 계속 이어 나아갈 수 있도록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경영자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영자의 위치에서 잊어서는 안될 사항은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투명경영을 통해 조직에 비전을 제시하고 비전을 가시화 시키는 것이며, 둘째는 지식경영을 통해 조직원이 회사를 통해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는 겁니다.

아직 INDEPENDENCE도 지식경영 측면에서는 부족한 면이 많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미흡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요즘 새삼스럽게 Intranet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습니다. 축적된 "Know-How"가 공유되고 새로운 인적 자원이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컴퓨터 그래픽 디자이너" 말은 무척 멋있어 보이는 직업입니다. 하지만 CG작업을 한다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작업을 하다 보면 밤샘작업은 물론이고, 일주일에 집에 간 적이 몇 번 이였는지 계산이 안되고, 길거리에 사람들이 드문 걸로 봐서 일요일이나 공휴일일 가능성이 크다고 짐작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지금 이순간에도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우리는 적어도 이 일이 너무 좋아서, 또 재미가 있어서 힘든지도 모르게 하루가 갑니다.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로 멋진 그림을 만들어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울고, 웃게 만들 그런 일이기 때문입니다.

The Shrek의 성공으로 DreamWorks는 제작진들에게 160억 원에 이르는 보너스를 지급했다고 합니다. 정말로 부러운 일 입니다. 재미있게 일하면서 돈도 많이 버는 것, 제 꿈이기도 하고 모든 사람의 꿈일 겁니다. 전 아직 돈은 많이 벌지 못했어도 재미있는 일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C.F.에서 쌓은 탄탄한 실력을 바탕으로 3D Animation 세계로의 진출을 준비하는 INDEPENDENCE는 어떤 조직인지 곧, 자세하게 보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