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국 공통언어인 만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9개국의 시사 만화가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우리들에게 친숙하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만화를 통하여 아시아의 삶의 모습을 그린「제5회 아시아 만화전」을 오는 4월 17일(수)부터 28일(일)까지 개최한다.

언어의 장벽을 넘어 만인에게 공감을 주는 만화는 한 마디로 만국의 공통언어다. 한 컷의 그림과 대사에 담긴 유머와 익살은 힘든 상황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게 하고,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는 정곡을 찌르는 풍자와 재치로 막힌 곳을 시원하게 뚫어준다. 일상의 모습에서 사회적인 문제까지 모든 소재를 감칠맛 나게 요리하는 만화는 우리 생활에 활력을 주는 감초 같은 존재다.

이번에 선보일「제5회 아시아 만화전」의 테마는 ‘아시아의 인재 만들기’다. “국가의 백년 대계는 교육에 있다”는 말이 있듯이 교육은 예나 지금이나 국가의 중대 과제 중의 하나다. 아시아는 다양한 언어와 민족, 종교 등이 혼재하는 복잡한 지역이지만, 21세기를 맞이하여 미래를 위한 인재양성이라는 공통적 과제를 안고 있다. 이번 작품들에서는 아시아 각국에서 실시되고 있는 인재양성을 위한 정책과 그에 대한 사회적 뉴스나 평가, 교육을 둘러싼 제반 사정을 그리고 있다. 특히 몇 작품에서는 아시아의 여러 나라가 겪었던 경제적 불황이 교육에도 여실히 드러나 있어, IMF시기를 겪은 우리에게 공감을 준다.

아시아 9개국 작가의 작품 90여점 전시

이번 전시에는 코주부로 잘 알려져 있는 한국의 이원수(李元秀) 화백을 비롯하여 아시아 9개국(중국, 일본,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타이)의 최전선에서 활약하고 있는 대표적인 시사 만화가들의 작품 90여 점이 전시된다. 이 화백은 한국일보를 거쳐 1993년부터 영문일간지『The Korea Times』에 만화를 연재하고 있으며, 하와이대학(1997)과 뉴욕 맨하탄(1998)에서 개인전을 개최한 바 있다. 김용환 화백의 코주부를 계승하여 한국의 대표적 만화가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화백은 그의 작품 ‘자녀 대신 숙제 하는 부모’에서 자녀에 대한 간섭이 지나친 나머지 숙제까지 떠맡아 하는 우리나라 일부 학부모들의 과도한 교육열을 표현하고 있으며, ‘데이트보다 대학수험생이 먼저’와 ‘재산은 자녀의 교육밑천’ ‘공교육비를 추월한 사교육비’ 등 지금의 우리 교육이 안고 있는 문제들을 날카롭게 꼬집고 있다. 또, 벤카테슈(인도)의 ‘커뮤니케이션’과 아유자와 마코토(일본)의 ‘무제’는 기계화의 발달이 교육에 나타나는 모습을, 드위 쿤도로 브로트아트모죠(인도네시아)는 ‘용돈을 버는 아이들’에서 경제불황으로 인한 교육의 부재를, 니시다 토시코(일본)는 ‘조기교육의 성과’에서 유행처럼 번지는 조기교육이 초래한 정체성의 부재를 풍자와 해학으로 개성 있게 그리고 있다. 이 외에도 각국의 현실이 교육에 나타나는 모습을 작가의 익살스런 표현력과 더불어 보는 재미를 더한다.

매년 아시아의 공통적 사안을 테마로 하고 있는「아시아 만화전」은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다가갈 수 있는 만화를 통하여 아시아의 사회, 문화, 사람들의 삶을 소개함으로써 아시아에 대한 이해를 돕는데 그 취지를 두고 있다. 매회 지속적인 호평 속에 참여국가를 순회전시하고 있으며, 이번 한국 전시 이후에는 타이, 필리핀,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를 순회할 예정이다. 아시아 의 대표적인 시사 만화가들의 기발하면서 풍부한 표현력과 더불어 아시아 국가들의 현재 모습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기회가 될 것이다.

참여작가

Zuo Jili / 중국(China)
CH. Venkatesh / 인도(India)
Dwi Koendoro Brotoatmodjo / 인도네시아(Indonesia)
Wonsoo Yi / 한국(Korea)
Mohamad Hanafiah Ibrhim / 말레이시아(Malaysia)
Maung Maung Aung / 미얀마(Myanmar)
Washington “Tonton” Young / 필리핀(The Philippines)
Pijarn Tangkapaisal / 타이(Thailand)
Ayuzawa Makoto / 일본(Japan)
Nishida Toshiko / 일본(Jap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