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명의 재간둥이 만화가들이 두 팔 걷어붙이고 자신들의 숨은 끼를 마음껏 발산했다.

전 세계 유례가 없는 만화가들의 자선 콘서트 '2005 러브콘서툰'이 지난 26일 미아동 서울사이버대학교 대강당에서 펼쳐졌다. 매년 치러지는 이 콘서트는 럽툰(lovetoon.co.kr)이라는 동아리로 뭉쳐진 인기 인터넷 만화가들이 총 출동, 각종 춤과 노래, 개그, 만화 등 자신들의 장끼를 한껏 펼치는 장으로, 올해로 세 번째를 맞이했다.

러브콘서툰은『아색기가』의 양영순,『순정만화』의 강풀,『트라우마』의 곽백수,『멜랑꼴리』의 비타민,『하대리』의 최훈,『츄리닝』의 이상신,『애욕전선 이상없다』의 고리타, 『귀신』의 석정현 ,『폐인가족』의 김풍 등 현재 만화계를 풍미하는 신진 만화세력들이 적극 참여했다.

이번 콘서트는 그 인기를 입증하듯 콘서트 시작하기 훨씬 전에 그 표가 동이 났다. 500석 한정으로 예약을 받았던 올해 러브콘서툰의 수익은 입장료와 협찬을 포함해서 모두 550만 원. 수익금 전액은 한국복지재단으로 넘어가서 소년소녀 가장 등 불우이웃을 돕는 데 쓰인다.

만화가들은 이번 공연을 위해 한달간 준비를 했다고 한다. 서울 양재동 모 스튜디오에서 비정기적으로 모인 이들 만화가들은 각자 자신들의 코너를 위해 구슬땀을 흘려가며 연습에 임했다고 최훈 작가는 설명했다.

콘서트는 장비가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한 시간여 지연이 되었다. 하지만 길게 줄을 서며 기다리던 독자들은 불평보다는 곧 있으면 만나게 될 만화가들을 설레이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듯했다.

드디어 콘서트 입장이 시작되고, 사람들은 질서정연하게 4층 대강당으로 올라갔다.

『홍스구락부』 조문홍 작가의 성우 장정진의 목소리를 모방한 유머러스하고 느끼한 오프닝 멘트로 콘서트는 시작되었다.

콘서트의 첫 무대는 고리타 작가의 무대. 정리되지 않은 우렁찬 성량으로 윤도현이 리메이크한『담배가게 아가씨』를 불렀다.


환자복의 사람이 김풍 작가

이어진 『폐인가족』 김풍 작가의 코믹 댄스. 열정적인 댄스로 관객석을 흥분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남지은 작가와 홍유라 작가는 빨간 드레스를 입고 발랄하게 춤을 추며『낭만고양이』를 깜직하게 불렀다.


『힙합』의 김수용 작가

다음 코너는 하이파이브 올드 보이즈의 약자라는 H.O.B. 의 무대. 김수용, 송대영, 석정현, 김인호, 아리아빠 등 5인조로 뭉친 작가들은 노래에 맞춰 자신의 댄스 실력을 한껏 선보였다.


달려나오는 문제의 탈 속의 인물

『츄리닝』의 이상신 작가는 열정적으로 락을 불렀는데, 중간에 MBC 음악캠프 '성기노출사건'을 패러디한 해프닝을 조작해서 사람들을 웃겼다. 아랫도리를 벗고 춤을 추던 탈 속의 인물은 결국 주최측에 의해 끌려갔다.

'그들도 우리처럼'이라는 코너에서는 강풀, 양영순, 강도하 작가들의 아이러니 코믹 단편 영화가 상영되었다. 마감 전후로 인터넷 상에서 '악플러'로 돌변, 상대 작가들을 헐뜯는 작가의 이중생활을 코믹하게 표현했다.

중간에는 이번 콘서트를 축하해 주러 드러머 남궁연씨가 출연했으며, 놀라운 드럼 실력을 발휘했다.

석정현 작가는 박남정의 『널 그리며』에 맞춰 페인터를 사용, 실시간 뮤직 비디오로 만드는 놀라운 순발력을 보여줬다.

2시간여의 감동과 웃음의 무대는 2006 러브콘서툰을 기약하며 성대하게 마무리 되었다.

많은 독자들은 콘서트를 마친 작가들로부터 사인을 받거나, 작가들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아쉬움을 달랬다.

취재/ 송근우
사진/ 김양곤

 

 

 

cgLand 송근우 기자
egtree@cgland.com